지난달 10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 뉴스 화면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진이 나란히 나오고 있다.
지난달 10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 뉴스 화면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진이 나란히 나오고 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는 인권 문제와 관련해 북한 정권을 계속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밝혔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대북 압박과 동시에 북한과 인권 문제에 대한 대화도 제안했습니다. 매주 수요일 깊이 있는 보도로 한반도 관련 현안들을 살펴보는 ‘심층취재,’ 이연철 기자가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국제 인권단체와 북한인권 전문가들은 내년 1월에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인권 압박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휴먼 라이츠 워치의 필 로버트슨 동아시아 부국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인권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버트슨 부국장] "The US government should be investigating and should be designating additional senior officials..."

미국 정부가 추가 조사를 통해 북한 정부의 고위 관리들을 추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겁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북한 정부가 국가정책의 일환으로 인권 범죄를 자행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인권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미국 정부가 북한의 반인도 범죄에 책임이 있는 개인들을 처벌할 보다 효과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국무부와 재무부의 적극적인 공조를 촉구했습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비정부기구인 유엔 워치의 레온 셀리엘 부국장은 미국 정부가 관할 지역 내 모든 북한 자산을 동결하고, 세계 모든 나라들이 이 같은 조치를 따르도록 선도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북한인권 유린 책임자들에 대한 처벌 문제도 트럼프 행정부의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녹취: 쿠마 국장] Amnesty International would urge President-elect Trump to ensure the crime against humanity…….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미국지부의 T. 쿠마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반인도 범죄에 대한 책임 규명과 처벌 문제를 주요 외교정책 현안의 하나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의 로버트슨 부국장도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북한의 인권 유린 책임자들에 대한 처벌을 요구해야 한다며, 이는 이미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와 다수의 유엔 인권이사회 결의와 유엔총회 결의로 확립된 국제 정책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인권위원회의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인권 유린의 책임자 처벌과 관련해 유엔의 행동을 촉구해야 한다며, 특히 북한 정권을 국제형사재판소 ICC에 회부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영국의 대북 인권단체인 유럽북한인권협회의 마이클 글렌디닝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누구를 어떤 이유로 ICC에 회부할 것인지 보다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가 ICC 회부 이외에 다른 방법으로 북한 정권에 인권 유린의 책임을 묻는 방안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정보를 들여보내기 위한 노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숄티 대표] "It is so important because you are communicating you are spreading words and news…"

워싱턴의 대북 인권단체인 북한자유연합의 수전 숄티 대표는 북한에 정보를 들여보내 북한 주민들과 소통하고 그들에게 뉴스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뉴욕의 국제 인권단체인 인권재단의 알렉스 글래드스타인 전략기획실장은 외부세계 정보가 북한 주민들의 의식을 깨어나게 하는 데 매우 강력한 힘이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영화와 도서, 교육자료 등을 들여보내는 탈북자 단체들에 대한 지원을 늘려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세계기독교연대의 벤 로저스 동아시아팀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정권의 정보 봉쇄를 깨뜨리기 위해 북한에 정보를 유입하는 라디오 방송과 다른 수단들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벨기에의 인권단체인 국경없는 인권회의 빌리 포트레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정보 유입을 지원하고 촉진함으로써 북한 주민들에게 강요된 오랜 고립체제가 붕괴되는 것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대북 인권정책 제안 가운데는 동맹 강화도 포함됐습니다.

[녹취: 코헨 전 부차관보] "I would recommend to the Trump administration they maintain strength of United States..."

로베트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인권 문제와 관련해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 등과의 강력한 동맹관계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북한이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적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도 미국과 동맹국들의 다각적인 공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인권 문제에 대한 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세계기독교연대의 벤 로저스 동아시아팀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동시에 북한과의 비판적 직접 교류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로저스 팀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과 대화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친 점을 지적하면서, 강력한 압박과 병행되는 북한과의 대화는 올바른 시기에 올바른 방법으로 진행된다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로베르타 코헨 전 국무부 부차관보도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인권 문제 협상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여기에는 조건이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헨 전 부차관보] "The US has to make clear to North Korea any steps toward …"

북한과의 협상에서 평화협정이나 미-북 관계 정상화, 대북 경제원조 확대 등이 북한 내 인권 개선 움직임과 연계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겁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차기 행정부가 이런 상황에 대비해 북한과의 인권 협상에서 어떤 점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과 억류 사태 재발 방지, 이산가족 상봉,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접근, 인도적 기구의 취약계층 접근 등을 예로 들었습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미국지부의 T. 쿠마 국장도 인권 문제와 관련한 북한과의 대화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휴먼 라이츠 워치의 로버트슨 부국장은 북한과의 인권 대화는 일부 전문가들의 희망사항에 불과하다고 일축했습니다.

[녹취: 로버트슨 부국장] I don’t think North Korean government is interest in engagement on human rights issues……

북한 정부는 인권 관련 교류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겁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미 국무부나 의회 인사들 가운데 누구라도 협상을 통해 북한인권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고 본다면 매우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권 문제를 양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면서, 만일 미국 정부가 그렇게 할 것이라는 징후가 보이면 국내외적으로 강력한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북한의 위협은 핵무기 뿐아니라 북한 정권 자체의 성격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북한자유연합의 숄티 대표와 유엔 워치의 셀티엘 부국장, 세계기독교연대의 로저스 팀장과 국경없는 인권회의 포트레 회장도 북한의 핵과 인권 문제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며, 안보가 인권 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