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분단 한계선 인근 마을인 한국 파주시 임진각에서 지난 2월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남북 분단 한계선 인근 마을인 한국 파주시 임진각에서 지난 2월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 국민들은 연령대가 낮고 학력과 소득이 높을수록 북한과의 통일보다는 현재의 분단체제 유지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통일 문제를 민족이나 이념보다는 실용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박주화 박사는 한국 국민들이 연령대가 낮을수록 남북한이 통일되는 것보다 분단체제로 남기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박 박사는 지난 6월 한국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통일 관련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16일 발표했습니다.

응답자 가운데선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고 보고, 남북한이 평화적으로 공존할 수 있다면 분단 고착에도 반대하지 않는 이른바 ‘분단체제 선호 집단’이 34%로 가장 많았습니다.

반면 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분단 고착에 반대하는 ‘통일 선호 집단’은 33%로 근소한 차이지만 낮게 나왔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분단체제를 선호하는 연령층은 20대가 55%로 가장 높았고 30대는 42%, 40대는 31%, 50대는 25%, 그리고 60대는 19%로 연령이 낮을수록 현재의 분단체제 유지를 더 원했습니다.

반대로 통일 선호 집단은 40대에서 33%, 50대는 38%, 그리고 60대가 43%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많아지는 경향을 나타냈습니다.

현상유지를 선호하는 젊은층의 심리는 통일을 민족이나 이념보다는 실용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통일연구원 박주화 박사입니다.

[녹취: 박주화 박사 / 한국 통일연구원] “20대 같은 경우 분단 상황에서 태어나 이 상황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사람들이죠. 또 지금 상황도 취업이나 이런 문제에서 굉장히 불확실한데 불확실한 요소가 또 끼어드는 게 싫을 수도 있는 거고요.”

이번 조사에서는 또 학력과 소득이 높고 정치적으로 중도층일수록 분단체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 박사는 이 또한 학력과 소득이 높을수록 통일을 지금의 삶의 기반을 위협하는 요소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박 박사는 현재 한국 정부가 주창하고 있는 ‘통일대박론’에 대해 통일에 따르는 불안요인들에 대한 대비책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국민들에게 설득력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주화 박사 / 한국 통일연구원] “통일이 경제적 가치가 얼마다 라는 식의 편익 위주의 접근 뿐만 아니라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고 준비도 같이 해야 한다, 그랬을 때 국민들이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통일연구원 이상신 박사도 지난 6월 한국 국민 1천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별도의 설문조사 결과 북한을 협력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그렇다고 대결의 대상으로도 생각하지 않는 이른바 ‘고립주의’ 성향의 응답 비율이 31%에 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박사는 고립주의 비율이 2014년엔 19%, 2015년 20%에 이어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북한의 변화 가능성을 부정하고 통일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태도가 늘어난 때문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이상신 박사 / 한국 통일연구원] “최근에 북한의 핵무기 실험과 같은 도발 뿐만 아니라 이것을 어떻게 좀 해결할 수 있는 비전을 정치권에서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것이 고립주의의 확산이라는 결과를 낳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과 필요에 따라 협력도, 대결도 할 수 있다는 ‘실용주의’를 표방한 응답 비율도 30%였습니다.

북한과의 협력을 반대하고 대결을 선호하는 보수적인 응답자는 21%, 그리고 대결 대신 협력을 해야 한다는 진보적 응답자는 18%에 그쳤습니다.

이 박사는 한국 정치권이 대북정책을 보수와 진보로 양분해 대변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실제로는 이념보다는 실용적이고 중도적인 목소리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의 목소리가 보다 적극적으로 정책에 담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