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영변 핵 시설을 촬영한 위성사진. 강변에서의 굴착작업과 일부 차량들의 움직임이 확인된다.
2019년 10월 영변 핵시설 위성사진. 사진제공: CNES / Airbus (Google Earth).

북한 영변 핵시설에 인접한 구룡강이 최근 폭우로 범람하면서 시설 기능 일부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영변의 원자로들이 가동되지 않았던 만큼 안전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12일, 북한 영변 핵시설 바로 옆으로 흐르는 구룡강이 범람하면서 핵시설 내 원자로로 연결된 냉각수용 펌프 등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38노스는 7월 22일과 8월 6일에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 5장을 비교 분석한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최근 이어진 폭우로 구룡강 수위가 급격하게 높아진 점을 지적했습니다.

실제 38노스가 분석한 위성사진들에 따르면, 7월 22일 구룡강변의 펌프 건물들보다 아래에 있었던 수면이 8월 6일에는 펌프 건물 지면 수준까지 차 올라 있습니다.

이 펌프 시설 두 곳은 영변 핵시설 내 5메가와트(MW) 원자로와 실험용 경수로(ELWR, Experimental Light Water Reactor)에 냉각수를 공급하기 위한 시설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이들 원자로의 정상적 가동에는 꾸준한 물 공급이 필요한데, 이 펌프 시설들이 이번 침수로 손상됐거나 송수관이 막혔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제니 타운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13일 VOA에, 현재 이번 범람으로 인한 영향은 비교적 적은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타운 연구원] “The impact of the flooding right now is relatively minor. Because there's no indication that the reactors are running anyway, so the 5 MW reactor there's been no indication of it running for the past several months or maybe even over a year. And with the experimental light water reactor is not online yet. There's no real safety impacts.”

5 MW 원자로는 지난 몇 달간 혹은 수년 간 가동된 흔적이 없고, 실험용 경수로는 아직 가동 가능한 상태가 아니라는 겁니다. 

지난 2008년 6월 냉각탑(오른쪽) 폭파를 앞두고 촬영한 북한 영변 핵 시설의 모습. (자료사진)

타운 연구원은 구룡강 수위가 이례적으로 높아지면서 펌프 시설에까지 닿을 정도가 됐지만, 원자로가 가동 중이 아니기 때문에 냉각수 부족으로 인한 원자로 용융 등 실제 안전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만일 이들 원자로들이 한때 가동된 적이 있었다 하더라도  펌프 시설과 송수관 등에 있었을지 모를 손상으로 인해 필수적으로 가동 중지 조치를 내려야만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밖에 가까운 미래에 실험용 경수로를 가동하려는 계획 등이 있었다면 이에 대한 연기도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스탠포드대 핵물리학자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도 이번 범람으로 인한 시설 내 안전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서면답변:헤커 박사] “The second pump house shown is built for the new Experimental Light Water Reactor. This is the reactor I saw under construction during my last visit to Yongbyon in November 2010, and it is still not operational. So, there is also no safety issue.”

두 펌프 시설 중 하나는 자신이 영변을 방문했던 2010년 11월에 건설 중이었던 새 실험용 경수로를 위한 것이지만, 해당 경수로가 여전히 가동 가능 상태가 아닌 만큼, 펌프 이상으로 인한 안전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보고서는 8일에서 11일 사이 불어났던 구룡강 수위가 다시 내려간 것으로 관측 결과 나타나, 영변의 핵연료 재처리 시설과 우라늄 농축 공장은 피해를 입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북한의 영변 핵단지에는 400여 개 핵 관련 기관과 시설이 밀집해 있으며,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5메가와트(MW) 원자로와 재처리 시설, 고농축우라늄(HEU) 생산 공장 등이 있습니다.

VOA뉴스 김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