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새로운 친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새로운 친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고받은 친서 내용을 자세히 공개한 유명 언론인의 책이 곧 출간될 예정입니다. 미 언론들은 친서가 두 정상 간 관계를 잘 보여준다고 전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우리의 깊고 특별한 우정이 마법의 힘처럼 작용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게서 받은 친서의 한 대목이라며, 9일 미 `CNN’ 방송이 보도한 내용입니다. 

이 방송은 오는 15일 출간을 앞두고 있는 `워싱턴 포스트’ 신문 밥 우드워드 부편집장의 신간 ‘격노(Rage)’의 주요 내용을 미리 입수해 보도했습니다. 

우드워드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주고받은 친서 27통을 입수했으며, 관련 내용을 곧 출간될 책에 담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CNN’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각하(Your Excellency)’로 계속 부르며 비위를 맞추는가 하면 “우리가 다시 만난다면 판타지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할 것”이라고 썼습니다. 

방송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은 ‘미사여구’로 가득 찼으며 두 정상의 관계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창’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의 친서를 ‘연애편지’라고 부른 것은 “풍자적인 것일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 김 위원장의 친서를 ‘아름다운 편지’라고 표현하는 등 북한 지도자와의 ‘좋은 관계’를 강조해왔습니다. 

[녹취:트럼프 대통령/ 2019년 6월] “I just received a beautiful letter from him and I think the relationship is very well but I appreciate the letter.”

닉슨 대통령의 사임을 불러온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보도로 유명한 우드워드 기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18차례에 걸쳐 트럼프 대통령과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책을 집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CNN’ 보도에 따르면 이 책에는 북한의 거듭된 도발로 긴장이 고조된 2017년, 트럼프 행정부 안보팀에서 ‘미국이 북한과 거의 핵전쟁을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표출됐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또  당시 짐 매티스 국방장관은 북한의 공격에 대비해 옷을 입은 채 잠을 잤고, 기도하기 위해 워싱턴 대성당을 자주 찾았다는 이야기도 소개됐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의 9일 보도에 따르면 ‘격노’에는 대북 접근법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과 김 위원장에 대한 평가도 상세히 소개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법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미 정보기관 수장들의 평가와 관련해, 중앙정보국(CIA)은 북한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며 자신의 접근법을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보도했습니다. 

또 김 위원장과 북한 핵무기를 ‘부동산’에 비유하며 “누군가 집을 정말 사랑한다면 그것을 그냥 팔 수 없는 것과 같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김 위원장을 처음 만난 뒤 그의 ‘명석함(far beyond smart)’에 놀랐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소개했습니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이 고모부인 장성택 처형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등 “모든 것을 말했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각하처럼 강력하고 뛰어난 정치인과 좋은 인연을 맺은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선 “전 세계가 큰 관심과 희망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아름답고 성스러운 장소에서 각하의 손을 굳게 맞잡은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묘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우드워드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의 이런 아첨에 넘어갔다”고 기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보낸 자신의 친서는 ‘극비’라며 보여주지 않았지만 `뉴욕타임스’ 신문 1면에 실린 두 정상의 사진을 김 위원장에게 보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미 언론을 통해 우드워드 기자의 신간 내용이 처음 알려졌을 당시 “모두가 트럼프와 공화당에 대해 가짜 책을 낸다”며 우드워드 기자의 책도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가짜일 것”이라며 부정적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