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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 스티븐스·힐 전 주한대사] "미한일 공조, 비핵화 노력에 도움…시간 필요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미국의 외교정책에 관해 연설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배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미국의 외교정책에 관해 연설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배석했다.

이번에는 캐슬린 스티븐스와 크리스토퍼 힐 두 전직 주한 미국대사의 대담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 시대의 미-한 동맹, 그리고 미-한-일 세 나라의 대북 공조에 대해 들어보겠습니다. 두 전직 대사가 지난 12일 진행된 `워싱턴 톡’ 텔레비전 대담프로에 출연해 밝힌 내용입니다.

[워싱턴 톡] 새 행정부 ‘미한일 긴밀 협력’ 거듭 강조…한일 갈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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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의 대북 전략과 관련해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의 조율을 계속 강조하고 있습니다. 먼저 스티븐스 대사님, 미-한-일 3각 협력이 필요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스티븐슨 전 대사) “미국은 동북아에서 두 핵심 동맹이 있죠. 하나는 한국이고 다른 하나는 일본입니다. 따라서 전략 개발에서 이런 것은 매우 예상되고 또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위협이 어떻게 변했고 현재 어디에 있는지, 또 위협 억지와 감소, 더불어 미국이 하는 일에 대해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도 긴밀하게 살펴보는 거죠. 따라서 긴밀한 협력은 이뤄질 겁니다. 양자 협력만이 아니라 삼자 협력인 것이죠. 더 넓은 지역적 협력을 기대합니다.”

기자) 힐 대사님, 북한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미-한-일 삼각 협조가 중요한 이유가 뭘까요?

힐 전 대사) “스티븐스 대사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이는 역내 문제입니다. 미국이 북한에 얘기한 뒤 이를 다시 동맹에 알려주는 방식으로 다뤄져서는 안 됩니다. 정책은 반드시 동맹 안에서 나와야 합니다. 다른 상대와도 이야기할 필요는 있지만 한반도 문제의 당사국인 한국과 이야기하는 것보다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분명히 북한 문제에 매우 집중했습니다.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노력과 외교정책 중 하나였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이를 이어갈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기자) 힐 대사님, 바이든 행정부가 미-한-일 삼각 공조 하에 한국이 대북 접근법을 바꾸길 원한다는 건가요?

힐 전 대사) “미국의 정책입안자들은 한국이 이 문제에 특정한 시각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 근본적으로 이해를 하고 있습니다. 말씀드렸듯이 한국은 한반도 문제의 당사국이죠. 한국과 북한의 많은 이산가족을 포함해서 말입니다. 따라서 북한 문제는 다른 나라들보다 한국에 더 많은 의미가 있는 겁니다. 다른 나라들의 접근법이 어떻게 될지 이해하면서 긴밀하게 논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은 생일파티에서는 좋은 것이겠지만 동맹 외교에서는 좋은 게 아닙니다. 따라서 긴밀한 조율은 매우 좋은 일입니다. 조기 협력이 이미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죠.”

기자) 스티븐스 대사님.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이 지난 몇 년 동안 해 온 것과 다른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보시나요?

스티븐슨 전 대사) “이 질문에 대해서는 대북정책보다 그 이상에 대해서 말해보겠습니다. 물론 북한은 중요한 부분이긴 하지만요. 제 대답은 ‘그렇다’입니다. 그런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매우 분명하게 밝히고 있는데서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대통령 자신을 포함해 미국이 다른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거죠. 우리가 바로 직전 미국 행정부에서 봤던 것은 과거 미 국방부와 국무부 일부 부처에서 안보동맹을 다루는 데 있어서 이어왔던 제도적 접근과는 다른, 트럼프 대통령의 매우 개인적인 접근방식이었죠. 저는 바이든 대통령이 좀 다른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합훈련 중단을 한국이나 미국 국방부와 상의 없이 발표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봅니다. 가장 중요한 한국뿐 아니라 다른 동맹국들과 논의 없이 주한미군 철수안을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거죠. 이런 맥락에서 한국은 더 큰 역할, 더 큰 파트너십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봅니다.”

기자) 힐 대사님. 미국은 한국이 대북 억제 이상의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는 의견에 동의하시나요?

힐 전 대사) “북한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많은 좋은 방안들은 한국과의 논의를 통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그 이상을 보길 기대하는 거죠. 이것이 단지 미국만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 문제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정례적인 논의는 중요합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만약 한국과 일본이 해결할 수 있다면 도움이 될 겁니다. 북한은 떠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죠. 북한은 이 쪽에 갔다가 또 저 쪽에 가고, 그러면서 제일 좋은 거래를 얻어내려고 합니다. 북한은 각 나라를 상대로 장난질을 합니다. 동맹국들이 같은 악보에서 강약을 조절해 노래를 부른다면 도움이 될 겁니다.”

기자) 미국에서는 한국과 미국이 북한 문제에 대해 의견을 같이 하지 않고 있다는 일부 우려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한국 정부가 비핵화 진전보다 남북관계 개선을 더 우선순위에 두려한다고 우려하는데요. 타당하다고 보시나요?

힐 전 대사) “동맹들이 가끔은 북한을 보는 시각이 다르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북한 문제에 4년 동안 일한 경험으로 혼란이나 문제를 야기할만한 매우 심각한 상황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분명히 한국은 다른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이를 해결해왔습니다. 긴밀한 논의를 하고 돌발 상황을 피하면서 말이죠.”

기자) 스티븐스 대사님.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이 최대한 빨리 진전을 이뤄내기 위해 시도할 것이라고 보시나요?

스티븐슨 전 대사) “분명히 정치적 일정이 중요하긴 합니다. 바이든 행정부 사람들은 문 대통령 임기의 마지막 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봅니다. 또 한국에 새 외교장관이 임명됐는데 그가 공식적으로 언급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꽤 분명하게 바이든 행정부가 어떤 정책을 펼 수 있을지 보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처럼 보입니다. 일종의 긴박함을 가지고 말이죠.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정책 검토를 6개월 또는 그 이상 꾸물거릴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을 겁니다. 바이든 행정부에는 경험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양측 모두 주도권을 잡으려고 어떤 초기 원칙들을 두어야 하는지 살펴보려는 열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북한 문제가 1년 안에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4년 안에도 마찬가지죠.”

기자) 북한 사안에서 미국이 한국과 조율해야 한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되는데요. 그런데 일본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힐 전 대사) “일본은 이 사안에서 언제나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 왔습니다. 먼저 미-한 동맹에는 북한을 억제하는 역량과 북한의 어떠한 군사적 노력도 동맹에 의해 신속히 성공적으로 저지 당한다는 걸 이해시키는 것도 포함돼 있습니다. 동맹의 모든 군사적 노력은 주일미군을 포함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단계의 억제에서 많은 조율을 필요로 합니다. 덧붙여 우리가 북한에 대해 해결책을 얻고자 하고 결국 북한을 비핵화시키고자 한다면 이는 역내 사안으로 봐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도를 보면 일본은 매우 가까이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이 이 해결책의 일부가 되도록 확실히 해야 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것은 언제나 쉽지 않습니다. 궁극적인 목표에 다가가는 데 많은 반복적인 일들이 일어나게 됩니다.”

기자) 스티븐스 대사님, 한국과 일본의 지속되는 갈등으로 볼 때 이런 노력이 얼마나 성공적일 수 있을까요?

스티븐슨 전 대사) “쉬울 걸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알기로 바이든 대통령은 스가 총리, 그리고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현재 한국과 일본 상황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언론 보도를 보면 한국은 도쿄올림픽을 일종의 도약, 또는 노력과 관여가 가능한 장소로 큰 관심을 두는 것 같습니다. 일본에 대해 또 북한에 대해서도 말이죠. 그런 것은 협력을 해서 양측을 도울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생각한다는 환영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매우 어려울 겁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재 역할을 시도해 보겠지만 쉽지 않을 겁니다. 아주 조용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과 일본에는 매우 어렵고 다른 역사를 지닌 두 개의 민주주의가 있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현재 위치에서 좀 더 건설적인 곳으로 옮기는 것이 양국 모두에 이익이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기자) 힐 대사님, 미국이 역내 동맹인 한국과 일본과 함께 가는 걸 모색하기 위해 어떤 방안을 쓸까요?

힐 전 대사) “스티븐슨 대사님 말씀처럼 그것은 하루 아침에 이뤄질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시간이 좀 걸릴 겁니다. 즉각적인 충족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북한 문제는 피난처가 될 수 없습니다. 매우 힘든 일이 될 것이고 시간이 걸릴 겁니다. 이 문제에서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 것이냐에 대한 합의가 있을 때, 그리고 이런 문제에 대한 다른 시각을 이해한다면 이는 북한에게 핵무기를 갖고 있을 때보다 포기할 때 더 나은 미래를 가질 수 있다고 이해시키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북한을 확신시키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함께 하고 있고 북한이 여러 상대와 거래하며 우리를 갈라서게 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합니다. 함께 협력함으로써 우리는 북한이 아닌 다른 사안들을 개선시킬 뿐 아니라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2시간 통화를 했습니다. 중국이 경제력을 이용해 미-한 동맹을 점차 약화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워싱턴에서 커지고 있습니다. 힐 대사님. 미국 정부는 이 사안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요?

힐 전 대사) “그런 우려가 있는 것을 알지만 미-한동맹은 꽤 성숙한 관계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다른 이들이 우리 동맹을 약화시키려는 노력에 대항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우리 모두에게 큰 도전을 주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많을 것을 하려는 욕구가 아주 큰 나라입니다.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대해 명확하고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중요합니다. 중국과 실질적인 대화를 할 의지가 있어야 하는 것이죠. 트럼프 행정부의 문제 중 하나는 2년 넘게 중국에 가기를 거부하는 국무장관이 있었습니다. 앉아서 대화를 나눌 의지가 없는 이런 방식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새 행정부에는 관계 개선을 위해 대화를 나누고, 현안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무엇이 이뤄질 수 있는지 보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스티븐스 대사님. 중국이 미-한 동맹을 약화시키려 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이 상황을 개선시킬 방법이 있을까요?

스티븐스 전 대사) “새 대통령이 취임했다고 해서 미-중 관계가 곧바로 좋아지지는 않을 겁니다. 물론 바이든 행정부가 미-중 관계에 가져오려는 새로운 분위기에 대해서는 환영합니다. 하지만 이 관계가 너무 경쟁적으로 돼 버렸고 긴장 구도에 있습니다. 한국이 조정해 나아갈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줄었고 상황을 어렵게 만들었죠. 하지 않아도 될 선택을 한국이 억지로 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는 생각에 한국 친구들이 느끼는 불안감에 대해 많이 듣게 됩니다. 한국의 상당한 강점을 과소평가하는 것이죠. 한국은 더 이상 고래 사이에 새우가 아닙니다. 많은 자주권이 있고 많은 역량이 있습니다. 한국은 앞으로 10년 후 또는 15년 후 이익이 무엇인지, 또 역내 미국의 역할을 생각했을 때 건설적이고 현실적인, 실용적이면서도 공통된 가치에 기반을 두는 정책을 펼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힐 대사님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미-한 동맹,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힐 전 대사) “트럼프 행정부가 분담금 협상을 다룬 방식은 가장 나쁜 방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동맹의 질을 약화시키고 동맹을 발전시키고자 일하는 우리 모두의 기반을 약화시켰습니다. 따라서 분명히 나아질 겁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동맹을 믿고 동맹의 개념을 믿는 대통령이 있기 때문입니다. 동맹을 약화시키는 일은 다시는 보지 않기를 바랍니다. 한국 정부는 교착 상태인 미-북 대화를 되살리기 위해 계속 압박하고 있고 미국 정부는 북한 문제에 대해 서둘러 움직이는 것은 위험이 따를 수 있다는 견해를 분명히 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이 이런 견해차를 어떻게 좁혀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캐슬린 스티븐스, 크리스토퍼 힐, 두 전직 주한대사로부터 미-한 동맹과 북한 문제에 대한 미-한-일 공조 전망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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