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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각서 주한미군 감축, 철수론 꾸준히 나와


지난해 6월 한국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 기지에서 미8군 창설 75주년을 맞아 주한미군의 훈련 시범이 열렸다.
지난해 6월 한국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 기지에서 미8군 창설 75주년을 맞아 주한미군의 훈련 시범이 열렸다.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과는 관계 없이 일각에서는 주한미군 감축론이나 철수론이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이같은 미국 내 기류와 전문가들의 견해를 김시영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차드 그리넬 전 독일 주재 미국 대사는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일본 등지에서 미군을 본토로 데려오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넬 전 대사는 이날 독일 일간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독일 주둔 미군을 2만 5천 명만 남기고 철수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다른 나라의 안보를 위해 너무 많은 돈을 지출하는 데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주한미군 감축을 시사하는 그리넬 대사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과는 다른 것입니다. 미국 정부는 그 동안 공식적으로 주한미군 감축 혹은 철수설을 일축해 왔습니다.

존 루드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이 의회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 US Department of Defense.
존 루드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이 의회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 US Department of Defense.

지난해 12월 존 루드 국방부 정책 담당 차관의 상원 군사위 청문회 발언입니다.

[녹취:루드 차관] “Senator, on the point you made about potentially withdrawing the troops, Secretary Esper addressed that in public remarks within the last few days, stating that is not accurate, and that is not something that we are planning to do.”

에스퍼 국장방관이 주한미군 철수설은 정확한 것이 아니며, 그럴 계획도 없음을 공개적으로 밝혔다는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올해 초 주한미군 숫자를 2만 8천 500명 이하로 줄이는 것을 제한하는 미 국방수권법(NDAA)에 서명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 공식 입장과 별개로 미국 일각에서는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론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2017년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중국이 북한의 핵 개발 동결에 협력한다면 중국이 원하는 주한미군 철수를 외교적 거래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2018년 5월에는 맥 손베리 하원 군사위원장이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발적이고 영구적이며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북한이 모든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면 주한미군 축소를 이야기해볼 수 있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6월 미-북 정상회담 직후, 주한미군 철수는 당시 논의 대상은 아니라면서도 언젠가 그렇게 되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2019년 12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는 한국이 방위비를 더 공정하게 분담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군 철수 쪽으로도 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 케이토 연구소의 더그 밴도우 선임연구원은 최근 VOA에, 한국은 병력·장비를 스스로 충당하고 미국은 한국에 억지력을 제공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는 동맹국들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을 지키는데 너무 많은 돈을 쓰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을 주한미군 철수론이 계속 불거지는 중요한 이유로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그리넬 전 대사의 이번 발언은 해외 주둔 미군 감축을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잘 알려진 기존 입장을 다시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해외에 많은 수의 미군이 주둔하는 것을 원치 않아 온 트럼프 대통령에게 결정권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녹취:클링너 선임연구원] “President Trump certainly is the decider and, you know, has made clear for years that he doesn't want to have troops or as many troops stationed overseas. Trump will argue, in essence against his own administration strategies by focusing on the money aspect of alliances and seeking to make more of a profit.”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일부 자유주의자들은 예전부터 미국이 한반도 사안에 개입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베넷 선임연구원] “The libertarians don't get a large percentage of the votes in elections, but they run candidates for many of the positions. The libertarians believe that us too shouldn't get involved in Korean issues, and that's a matter for the Koreans, and they should just handle it on their own at their own costs.”

자유주의자들은 한국의 문제는 한국의 문제일 뿐이며, 한국이 스스로 비용을 통해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는 겁니다.

한편 미 국방부는 이번 주한미군 감축설에 대한 사실 여부를 묻는 VOA의 질문에 별도의 논평을 내지 않았습니다.

VOA뉴스 김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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