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지난 2016년 7월 미국 클리블랜드에서 공화당 전국 전당대회가 열렸다.
지난 2016년 7월 미국 클리블랜드에서 공화당 전국 전당대회가 열렸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백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화당과 민주당의 정강정책도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두 정당의 정강에 담긴 대북정책을 살펴보고, 각 정당의 정강이 실제 정책에는 어떻게, 얼마나 구현됐는지 박형주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진행자)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정강정책을 발표한 건가요?

기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발표되는 각 당의 정강정책은 전당대회에서 공식 확정됩니다. 공화당은 다음달 24일부터, 민주당은 이보다 한 주 앞서 17일부터 전당대회를 치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노리는 공화당의 전국위원회 지도부는 지난 2016년 대선 당시의 정강을 다시 채택하기로 지난달 결정했습니다. 민주당은 정강정책 초안을 당원들에게 최근 공개했고요, VOA는 이 초안을 입수해 22일 대북정책과 관련된 주요 내용을 전해 드렸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의 정강 초안에 나타난 대북정책의 주요 내용은 어떤 겁니까?

기자) 핵심은 비핵화 관련 내용입니다. 민주당은 “동맹들과 함께”그리고 “북한과의 외교”를 통해 북 핵 프로그램과 그들의 역내 호전성이 가하는 위협을 “제한하고 억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 비핵화를 “장기적 목표”로 언급하면서, 이것을 진전시키기 위해 “지속적이고 공조된 외교적 캠페인”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동맹, 외교, 장기적 목표, 공조’ 등이 핵심 키워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지난 2016년 민주당은 정강에서 북한을 ‘지구상에서 가장 억압적인 나라’로 규정했습니다. 

진행자) 비핵화는 초당적 목표인데, 민주당의 대북정책은 트럼프 행정부와 어떻게 다른 건가요?

기자)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에서 가장 큰 특징은 ‘톱 다운 방식의 정상외교’입니다. 또 정상 간 ‘친분’을 꼽을 수 있습니다. 지난 연말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판문점 만남을 ‘2019년 주요 외교 성과’로 소개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민주당, 특히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북한 지도자와의 정상외교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가?’ 이렇게 접근하면 차이점이 좀 더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지난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미-북 정상외교를 비판하며 “북한이 일정한 조건을 충족할 경우” 김 위원장과 만날 것이라고 밝혀왔습니다. 또 선거캠프 공식 웹사이트에는 이와 관련해 “협상가들에게 힘을 실어줄 것”, “동맹국, 중국 등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한 조율된 대북 캠페인에 시동을 걸겠다”는 설명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 집권해도 대북 관여 기조는 유지되겠지만 정상 간 담판과 같은 접근법에는 거리를 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로 이행한 대북정책은 2016년 공화당의 정강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나요?

기자) 2016년 공화당 정강에는 상당히 강경한 대북정책이 담겼었습니다. 먼저 북한의 핵 확산 활동에 대한 완전한 책임 촉구와 함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의 핵무기 프로그램 해체’ 즉, CVID를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라고 명시했고요. “북한의 어떤 위협에도 맞설 것을 다짐한다”는 표현도 있습니다. 아울러 북한을 김 씨 일가가 통치하는 노예국가로 지칭하면서, 공화당은“(북한의) 변화가 불가피함을 인정하고, 핵 재앙에 맞서 모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한반도의 긍정적 변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점을 중국 정부에 촉구한다”는 문구도 담겼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김정은과 햄버거를 먹으면서 협상할 수 있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공화당 정강에 이 대목이 반영되진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혔고 실제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기조는 2017년 4월 확정된 ‘최대 압박과 관여’정책에서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핵심 내용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경제적, 외교적 압박을 극대화하면서, 동시에 북한과의 대화의 문도 열어 놓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진행자) ‘최대 압박과 관여’ 정책은 한반도 정세에 따라 초점이 조금씩 달라지기도 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수전 손튼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비핵화 결정과 같은 북한의 중대한 태도 변화 없이는 대북 협상 등 적극적인 관여는 없을 것이다.” 2017년 한 해, 북한은 무려 20여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특히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과 6차 핵실험도 강행했고요, 이에 유엔 안보리에서는 고강도 대북 제재 결의안이 연이어 채택됐습니다. 이 때 트럼프 행정부의 초점은 ‘최대 압박’에 있었습니다. 그러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한이 ‘대화 기조’로 전환하면서 트럼프 행정부 역시 북한과의 정상외교를 추진하며 ‘관여’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물론 이 때도 트럼프 행정부는 제재를 통한 ‘압박’을 유지한다는 전제를 깔았습니다. 미-북 정상외교 이후 ‘최대 압박’이 무너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까지 이 기조를 공식적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바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로 출마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진행자) 과거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전략적 인내’였는데요, 오바마 행정부가 처음부터 북한과 대화 의지가 없었던 것은 아니죠?

기자) 오히려 그 반대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08년 미 대선을 앞두고 나온 민주당의 정강정책에도 비핵화와 관련해 북한과의 ‘직접외교’를 강조했습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 역시 후보 시절 ‘부시 행정부가 북한, 이란 등과 대화를 거부하며 불량국가를 징벌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며 직접외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실제로 미-북은 고위급 회담을 통해 2012년 2월 북한의 핵 활동 중단과 미국의 대북 식량 지원을 맞바꾸는 이른바 ‘2.29 합의’를 이루기도 했죠. 이 합의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로 두 달이 채 안 돼 파기됐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초반 의지와 달리 ‘전략적 인내’를 고수한 배경에는 이처럼 북한의 거듭된 도발 외에, 당시 북한과의 관여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한국 정부와의 공조도 작용했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결국, 선거 기간 정강이나 기조가 정부 출범 이후 정책에 그대로 나타난다고 하기는 어렵겠군요?

기자) 각 정당과 진영이 지향하는 철학이나 구상이 집권 이후 정책을 통해 녹여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정책은 선거 이후 정권인수위원회에 참여하는 인사, 정부 핵심 인선의 면면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또 북한 문제에서도 나타나듯이 정책을 실제로 이행하는 시기의 정세도 주요 변수입니다. 특히 어느 정부를 막론하고 미국의 한반도 정책은 행정부의 포괄적인 대외 구상과 역내 전략의 일환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진행자) 박형주 기자와 함께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정강정책에 대해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