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의 재무부 건물.
미국 워싱턴의 재무부 건물.

미 재무부가 해외 노동자 파견에 관여한 북한과 러시아 기업 2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재무부는 이번 조치가 유엔 안보리 결의와 미국 독자 제재 이행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재무부가 19일 불법 해외 노동자 파견에 연루된 기업 2곳에 제재를 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북한 국적 기관으로 러시아에서 운영 중인 ‘조선철산종합무역’과 러시아 건설회사인 ‘목란LLC’를 ‘특별지정 제재 대상 명단(SDN List)’에 추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 기관들이 북한 정부 혹은 노동당을 위한 자금 창출 등을 위해 “강제 노동 수출에 관여하고, 이를 촉진하거나 책임져왔다”며, 이번 제재 단행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재무부는 조선철산종합무역이 러시아에서 북한 노동자를 관리해 왔으며, 러시아 기업이 이 기관 명의로 북한 노동자들의 노동 허가를 취득해왔다고 전했습니다.

또 러시아 건설사 목란 LLC는 북한 노동자들의 러시아 진출과 취업을 위한 노동 허가를 받아왔다고 덧붙였습니다.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은 보도자료에서 “북한은 평양(북한 정권)과 핵무기 프로그램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자국민을 가혹한 환경에서 일하도록 먼 나라에 파견하며 착취해 온 오랜 역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직도 북한 노동자들을 수용하고 있는 국가들은 이 노동자들을 본국으로 보내야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재무부는 이번 제재 부과가 “미국과 유엔 제재의 이행과 집행에 대한 재무부의 지속적인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2017년 12월에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 8항은 북한 노동자를 작년 12월 22일까지 본국으로 송환할 의무를 명시했고, 같은 해 9월에 통과된 결의 2375호는 신규 노동 허가 발급을 금지했습니다.

재무부는 두 기관을 제재 대상 목록에 추가한 국내법적 근거로 북한의 해외 노동자 파견과 관련한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 처음 포함된 미국 대통령 행정명령 13722호를 제시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조치가 ‘오토 웜비어 대북 은행업무 제한법(브링크 액트∙BRINK Act)’이 포함된 2020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이 최종 승인됨에 따라 강화∙개정된 ‘대북제재 및 정책강화법(NKSPEA)’에 의거했다고 밝혔습니다.

재무부는 국방수권법이 “북한 정권에 상당한 수입을 창출하는 측면에서 북한 노동력 수출에 고의로 관여하고, 이를 촉진하거나 이에 책임이 있는 개인과 기관에 대한 제재 부과를 요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방수권법은 북한 노동자 해외송출에 관여한 모든 이들을 의무 제재 대상에 포함시킨 바 있습니다.

제이슨 바틀렛 신미국안보센터(CNAS) 연구원은 19일 VOA와의 통화에서, 재무부가 북한뿐 아니라 제3국인 러시아 기관 제재의 근거로 브링크 액트를 처음 명시한 점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바틀렛 연구원] “The main implications that I would see from this is that the U.S. is continuing to expand its efforts to address North Korean sanctions evasion and non-compliant countries including China and Russia, but also trying to really target the high level of illicit trade of trafficking a person for work…”

미 행정부가 노동자 송출 등 고도의 불법 거래를 겨냥하고 있을 뿐 아니라 러시아, 중국 등 제재 미이행 국가들의 행위를 다루는 노력을 지속해서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 이번 제재의 주요 시사점이라는 평가입니다.

바틀렛 연구원은 또 미국의 이번 제재 부과가 노동자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보강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올바른 조치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바틀렛 연구원] “The U.S. has a much stronger and comprehensive North Korean sanction program, but I think this is another way that the U.S. can add on to the current [UN] sanction regimes against North Korea. So, I think it's a definitely a step in the right direction in terms of reinforcing sanctions that already exists.”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8월 연례 중간보고서에서 지적했듯이 러시아, 중국 등 일부 국가가 여전히 노동자 송환 조항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이번 조치가 노동자 송환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재무부는 미국 관할권 내 있거나 미국 국적 개인과 단체의 소유 또는 통제에 있는 제재 대상 기업의 자산이 동결되며 보고돼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제재 기업과 특정 거래에 관여한 개인과 단체는 제재 대상에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제재 대상자를 위해 “고의로 유의미한 금융 거래를 촉진하거나 유의미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 금융기관”은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즉 제 3자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재무부는 지난 3월 이후 약 8개월 만에 처음으로 대북 제재를 부과했으며, 이는 올해 3번째로 발표된 대북 제재입니다.

재무부는 3월 북한 라자루스 그룹이 절취한 암호화폐의 돈세탁에 연루된 2명의 중국 국적자를 제재했고, 앞서 1월에는 북한의 해외 파견 노동자와 관련한 북한 기관 2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한편 해외자산통제실은 이날 북한 노동자 수출에 관여해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기관 3곳에 관한 정보를 갱신했다고 밝혔습니다.

관련 대상은 ‘조선릉라도무역총회사,’ 북한 대외건설지도국 산하 건설회사인 ‘젠코’ (GENCO: Korea General Corporation for External Construction), 옌벤실버스라고도 불리는 ‘은성인터네트기술회사’ 입니다.

재무부는 “이들 기업이 그동안 다양한 가명 아래 북한 노동자를 러시아와 중국에 파견하는데 관여해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VOA뉴스 지다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