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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북한, 핵 활동 지속…FFVD가 목표”


지난해 10월 영변 핵 시설을 촬영한 위성사진. 강변에서의 굴착작업과 일부 차량들의 움직임이 확인된다. 사진제공: CNES / Airbus (Google Earth).
지난해 10월 영변 핵 시설을 촬영한 위성사진. 강변에서의 굴착작업과 일부 차량들의 움직임이 확인된다. 사진제공: CNES / Airbus (Google Earth).

미국 국무부는 북한이 지속적으로 핵 관련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북한 내 알려지지 않은 핵 관련 시설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미국의 목표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임을 강조하면서, 이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뜻도 거듭 확인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무부는 23일 공개한 ‘2020 군비통제·비확산·군축 이행보고서’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 영변 핵 시설의 가동 징후를 포착했다는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IAEA는 지난해 8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2018년 8월 중순까지 영변 핵 연구시설 내 5MW(메가와트) 플루토늄 생산 원자로 가동으로 보이는 징후를 관찰했으며, 2018년 8월 중순부터 같은 해 11월까지, 또 12월 초 이후 원자로가 계속 가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밝힌 바 있습니다.

IAEA는 원자로 가동 중단이 이뤄진 시점에 대해, 사용후 연료를 제거하고 새로운 연료를 주입할 만큼의 충분한 시간이라고 밝혔었습니다.

국무부는 이런 내용을 자체 보고서에서 다시 언급하며 북한의 핵 활동이 여전하다는 점을 강조한 겁니다.

국무부는 매년 북한과 이란, 시리아 등의 핵과 탄도미사일, 생화학무기 현황 등을 담은 군비통제·비확산·군축 이행 보고서를 미 의회에 제출하고 있습니다.

앞서 국무부는 지난 4월15일 이번 보고서의 요약본을 의회에 전달한 바 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당시 요약본이 공개된 직후 VOA에, 미-북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비핵화에 진전이 없다는 사실이 거듭 확인됐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There has been no progress on the core issue of denuclearization…”

북한의 영변 핵 단지 근처에서 미공개 우라늄 농축시설로 의심되는 장소가 발견됐다고 미국의 정책연구기관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2016년 밝혔다. 오른쪽 노란 화살표가 가리키는 부분이 지하에 미공개 시설이 자리 잡은 곳으로 추정되는 장군대산이다.
북한의 영변 핵 단지 근처에서 미공개 우라늄 농축시설로 의심되는 장소가 발견됐다고 미국의 정책연구기관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2016년 밝혔다. 오른쪽 노란 화살표가 가리키는 부분이 지하에 미공개 시설이 자리 잡은 곳으로 추정되는 장군대산이다.

오히려 북한은 더 많은 핵 물질을 생산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그 핵 물질을 무기화하려 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보고서는 영변 핵 연료봉 제조공장에서 원심분리 농축시설이 사용된 징후가 있었다는 사실과, 남동부 지대의 건물들에서 화학 처리가 이뤄질 가능성을 제기한 IAEA 보고서 내용도 소개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건설 중인 경수로에 대해서도 “성공적으로 완공되고 가동될 경우 북한에 매우 적은 전력을 제공할 것”이라며, 북한 주민들에게 우라늄 농축 기술을 보유해야 한다는 타당성을 부여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우라늄 농축 기술이 핵무기를 위한 핵 물질 생산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2018년 폐기한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해선 “거의 확실히 되돌릴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고, 북한이 선택한다면 또 다른 핵실험 장소를 개발할 수 있다”는 지난해 보고서와 동일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북한은 2018년 5월 외국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했다.
북한은 2018년 5월 외국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했다.

또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북한 내 미확인된 핵 시설이 추가로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유지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핵 관련 조약을 위반하고 있다는 사실도 비중 있게 다뤘습니다.

북한이 2003년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했을 때 이미 조약 2항과 3항, 그리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약속한 안전협정(CSA)을 위반했고, 현재도 위반 상태로 남아있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미국과 북한이 정상회담을 여는 등 핵 문제 해결에 전념하고 있다면서도, “북한의 핵 활동을 계속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는 여전히 미국의 최우선 목표이며, 미국은 그 목표를 향해 북한과의 지속적인 외교적 협상에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북한의 생물학무기 프로그램 운영에 대해서도 지적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생물학무기 역량 개발을 위한 국가적 노력을 하고 있고, 생물학 물질을 개발, 생산한 것은 물론 이를 ‘무기화’ 했을 수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군사적 목적을 위한 충분한 양의 생물학 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도 갖추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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