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리우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
테드 리우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

미국 민주당의 테드 리우 하원의원은 미국의 대북 외교 추진 시점과 관련해, 차기 한국 정부 때까지 기다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내년 중순 출범하는 다음 한국 정부의 정책에 따라 향후 대북 조치에 대한 미국의 적극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겁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민주당의 테드 리우 하원의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의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북한에 대한 외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리우 의원] “I honestly think the US might just wait to see what the next administration is going to be like in South Korea…”

리우 의원은 22일 워싱턴의 민간단체 퀸시연구소가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외교 추진 시점과 관련해 “미국은 한국에서 차기 행정부가 어떤 모습일지 일단 기다려볼  수도 있다”며 “미국은 한국과의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내년 중순 출범하는 차기 한국 정부의 생각에 따라 미국이 북한과 관련해 낮은 수준의 조치를 취하는 데 얼마나 적극적일지 향후 미국의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미 공군 출신으로 하원 외교위 아태 소위 소속인 리우 의원은 핵 무기를 가진 북한과의 전쟁은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는 한반도 평화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 적절한 외교적 채널을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핵을 보유한 중국과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미국의 강력한 억지력 때문이라며, 북한에도 강력한 핵 억지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리우 의원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비핵화 사례를 거론하며, 미국은 북한의 안전을 보장할 방안들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녹취:리우 의원] “If that’s not something that’s achievable really in the near or medium term…”

리우 의원은 “중단기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할 수 없다면 북한 지도자가 핵무기 사용 등 나쁜 행동을 할 필요성을 덜 느끼도록 상황을 안정화시킬 방안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남아공은 핵무기가 필요없을 정도로 안전하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에 핵무기를 포기했다며, 장기적으로 북한을 비핵화 시키려면 북한이 적어도 다량의 핵무기 없이도 안전하다고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은 결국 비핵화라는 장기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에 다양한 안전보장 제공 방안을 살펴봐야 한다는 겁니다.

리우 의원은 또 북한과의 ‘군축 협상’은 신뢰가 아닌 검증에 기초해야 한다며, 북한의 행동을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리우 의원] “Nothing we do should be based on trust with North Korea…”

리우 의원은 군축 협상을 통해서도 “여전히 합의를 할 수 있다”며 “행동의 검증을 기반으로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한국과 협력하며 (미-북) 양측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조치들을 취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맥락에서 북한과의 상호 신뢰를 높일 수 있는 낮은 수준의 조치들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를 지낸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북한과의 군축 협상이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문 전 특보] “That means halting North Korean activities…”

문 전 특보는 “군축 협상은 북한의 (핵, 미사일) 활동을 중단시키는 것을 의미한다”며 영변 핵 시설 우라늄 농축 활동을 멈추게 하는 등 동결을 대가로 북한에 보상을 제공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의 (핵, 미사일 프로그램을) 원상복구(roll back)한 뒤 이를 대한 보상을 북한에 제공하고, 그 다음 세 번째 단계가 (북 핵, 미사일 프로그램의) 폐기라고 말했습니다.

문 전 특보는 바이든 행정부가 2018년 싱가포르 1차 미-북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좋은 시작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또 바이든 행정부는 하노이 2차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거절했던 북한 측 제안의 세부 내용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문 전 특보는 북 핵 프로그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자적 접근을 강조하며, 과거의 6자회담을 차관보급이 아닌 정상급 회담으로 복원하거나 ‘동북아 안보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방안은 한-일은 물론 미-중 간 이견을 해소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며, 북한도 이런 정상급 회담을 반대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 퀸시연구소의 제시카 리 선임연구원과 마이클 스웨인 동아시아 프로그램 국장은 지난달 이 단체가 발간한 동아시아 정책 제언 보고서에 담긴 “평화와 비핵화에 뿌리를 둔 보다 현실적이고 중단기적 목표에 기반한 대북 전략”을 바이든 행정부에 거듭 촉구했습니다.

리 선임연구원은 특히 미국이 한국과 같은 동맹국들이 결국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동아시아 정책을 생각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리 선임연구원] “We recommend that the United States begin..”

스웨인 국장은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은 방어적인 군사적 균형을 채택하고 다방면에서 역내 관여를 증대하며, 인권 문제와 관련해 보다 실현 가능하고 초점을 맞춘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