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미한연합군사훈련에 참가한 장병들이 오산공군기지 내 지휘통제소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2015년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미한연합군사훈련에 참가한 장병들이 오산공군기지 내 지휘통제소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 군 당국이 올해 상반기 연합훈련을 다음달 둘째주에 시작하는 방안을 놓고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지휘소훈련으로만 진행되지만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향후 한반도 정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15일 미-한 군 당국이 3월 둘째주에 올해 전반기 연합훈련을 실시하는 방안을 놓고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다음달 둘째주 즈음해서 훈련을 시작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황과 한반도 정세 등 여러 변수들 때문에 미-한 간 최종 합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훈련 방식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연합지휘소훈련(CPX)으로만 진행하고 야외실기동훈련(FTX)은 제외할 방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로써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독수리훈련(FE) 등 대규모 미-한 연합 야외실기동훈련은 2년 10개월째 중단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술의 발달로 전술적 차원에서 큰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전투력 약화는 불가피하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주한미군이 한국에 배치돼서 주둔하는 기간이 사실은 순환배치로 인해서 상대적으로 짧고 이 과정에서 훈련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경우, 그러니까 야외기동훈련에 참가하지 못할 경우 실질적인 전투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있다고 봅니다.”

한국 군 당국자는 또 예년처럼 1부 방어, 2부 반격으로 나눠 훈련이 진행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훈련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을 행사할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 FOC 검증을 함께 진행할지에 대해선 협의 중이라고 답했습니다.

미국 측은 신종 코로나 상황 등으로 규모가 축소된 지휘소훈련으론 충분한 검증이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한국측은 FOC 검증을 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한 양국은 한국군의 연합작전능력, 초기 북 핵·미사일 위협대응능력, 한반도 주변정세 등 3대 조건이 충족되면 전작권을 한국 측에 넘기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전작권을 전환하려면 한국 군 장성이 지휘할 미래연합사령부에 대한 기초운용능력 IOC와 FOC, 그리고 완전임무수행능력 FMC 등 3단계 검증 평가가 마무리돼야 하는데 미-한 군 당국은 신종 코로나 사태로 지난해 실시하려던 2단계 FOC 검증을 올해로 미뤘습니다.

이번 훈련에서 FOC 검증이 이뤄지지 않으면 문재인 한국 정부로선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이 사실상 불가능해집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노동당 8차 대회에서 직접 미-한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한 가운데 이처럼 훈련 일정이 가닥을 잡으면서 향후 북한의 반응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신범철 센터장입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지휘소 훈련으로 훈련 규모를 축소해서 하는 것을 가지고 북한이 문제를 삼는 것은 결국 궁극적 목표는 한-미 동맹을 와해시키려고 하는 거죠. 그 정도 훈련에도 도발을 한다면. 그렇기 때문에 야외기동훈련 대대적으로 하고 전략자산 전개해서 북한을 자극하는 훈련이 아닌 것임이 분명한 이상 북한 도발에 연연하거나 끌려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언급한 사안인 만큼 규모와는 상관없이 연합훈련 실시 자체로 북한의 대남 비난과 모종의 도발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조 박사는 당 대회 한달만에 전원회의를 또 열 정도로 북한의 경제 사정이 나쁘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진행 중인 점 등을 감안하면 미국을 겨냥한 전략도발 보다는 단거리 미사일 발사 같은 수위를 조절한 대남 도발이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김정은 위원장이 이미 1월 달에 노동당 8차 대회에서 한-미 군사연습을 명시적으로 중단할 것을 요구했거든요. 그리고 이것을 남북관계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아무리 축소된 형태로 한-미가 군사연습을 한다고 해도 이것은 북한 최고 존엄의 언급에 대한 한-미의 반응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단순히 김여정 담화 정도로 끝나긴 어려울 거에요.”

앞서 김 위원장은 8차 당 대회에서 미-한 훈련 중단 등을 조건으로 내세우면서 “남측 태도에 따라 3년 전 즉 남북, 미-북 정상회담이 이어진 2018년의 봄날로 돌아갈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