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한국 포항에서 미한 연례 합동군사훈련인 독수리 훈련의 일환으로 두 나라 해병대가 합동 상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5년 한국 포항에서 미한 연례 합동군사훈련인 독수리 훈련의 일환으로 두 나라 해병대가 합동 상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군과 한국군의 정례 연합군사훈련이 다음달 실시될 예정인 가운데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됩니다. 미-북 비핵화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이번 연합훈련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9일 일본이 미국과 함께 도발적인 군사훈련을 빈번히 감행하고 있으며 이는 지역정세를 위협하는 호전적 망동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대규모 미-일 연합공중훈련을 언급하며 미국의 패권주의 정책에 편승해 재침 준비를 완성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일본의 목적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앞서 미 해병대와 일본 육상자위대는 지난달 21일부터 훗카이도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했으며, 훈련에는 오키나와 주일미군 해병 2천300여 명과 일본 자위대 1천100여 명이 각각 참가했습니다. 

또 지난 3일에는 일본 북부 아오모리 현에서 대규모 미-일 연합공중훈련이 실시됐습니다. 

이 훈련에는 괌 앤더슨 기지에 있는 미군의 전략폭격기 B-52와 F-16 전투기 등 50 여대의 항공기가 참가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와 함께 "미국과 일본, 남조선이 합동군사연습을 전례 없는 규모에서 발광적으로 감행하고 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이는 지난달 20일부터 31일까지 괌 인근에서 미 해군 주도로 한-일 해군 등이 참가한 대잠수함 연합훈련 ‘시 드래곤 2020’을 지칭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미국과 한국, 일본 군은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태국에서 열리는 다국적 ‘코브라 골드’ 훈련에도 함께 참가할 예정입니다. 

앞서 북한은 최근 한국 군 당국이 ‘2020년 업무보고’에서 공개한 미-한 연합훈련 계획에 대해 남북 군사분야 합의에 대한 ‘파기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응 차원에서 비난 또는 저강도 도발을 할 수는 있겠지만 미-북 핵 협상 국면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한 연합훈련 실시 여부가 북한의 비핵화 대화 복귀 혹은 고강도 도발 가능성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평가입니다. 

서강대 국제대학원 김재천 교수입니다. 

[녹취: 김재천 교수] “북한도 체면이 있으니까 어느 정도의 저강도 도발, 강력한 레토릭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레드라인을 뛰어넘는 정도의 도발은 아닐 것 같고요. 그러지 못하는 데에는 중국과 러시아 요인도 많이 작용을 하는 것 같고 지금 ‘데드락’ 좌초돼 있는 국면을 반전시킬 수 있는 그런 변수로서 작용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김 교수는 북한이 미국의 대선 국면을 관망하는 분위기이고 대선 이후에 미 행정부가 좀 다른 결로 대북정책에 접근할 수 있는 만큼 북한이 이런 차원에서 저강도 도발을 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세종연구소 우정엽 미국연구센터장도 20일 VOA에, 다음달 실시가 예상되는 미-한 연합훈련은 지휘소연습으로 대대적인 병력이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며, 연합훈련을 안 한다고 해서 북한이 대화에 나올 분위기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대남 비난은 지속하겠지만 특별한 변수로 보이진 않는다는 겁니다. 

[녹취: 우정엽 센터장] “실제로 물밑에서 뭐가 있다고 한다면 북한이 연합훈련을 안 하면 그것을 명분 삼아서 대화를 할 수 있다, 라고 이야기 하지 않는 이상, 지금 정도의 한-미 훈련이 북한에게 도발의 명분을 준다거나 작년 가을처럼 훈련을 하면서 단거리 미사일 같은 것을 쏠 수는 있겠지만, 그게 북-미 간의 대화를 하게 한다거나 그 요인은 아닐 것 같은데요. 이것 때문에 대화를 더 안 한다, 이런 개념은 성립하기 어려운 거죠.”

북한이 다시 대화에 나오기 위해서는 비핵화 협상이 북측에 유리하게 흘러가는 상황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즉, 큰 구조적인 이점이 생겨야 북한이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한국 통일연구원 박형중 선임연구위원은 2017년 북한이 수 차례 고강도 도발을 하는 등 한반도에 위기가 왔기 때문에 2018년 미-북 협상이 시작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형중 선임연구위원] “북한의 입장에서 미-북 협상을 해야겠다고 한다면 먼저 큰 도발, 위기를 만들 거라고 보거든요. ‘주위끌기’죠. 북한을 지금 당장 다뤄야 될 문제라고 생각해야 협상에 나오는데 지금 미국으로서는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될 큰 이유도 없는 것 같고 북한 입장에서는 지금처럼 그냥 교착 상태이고 협상을 시작해도 양쪽 다 서로 비난하고 옥신각신할 테고, 진지하게 될 일이 별로 없을 것 같거든요. 그럼 북한도 지금 굳이 나와야 될 이유도 없는 것 같고.”

박 선임연구위원은 이런 상황에서 미-한 양국이 만약 연합훈련을 중단할 경우 북한이 좋아는 하겠지만 이를 명분으로 협상 테이블에 나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고유환 교수는 20일 VOA에, 미-한 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때문에라도 연합훈련은 필요하다며 다만 ‘로우 키’로 갈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문제와 한국 총선, 미국 대선 등 여러 변수가 있는 만큼 북한이 무작정 도발을 하기 보다는 상황을 먼저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유환 교수] “지금 정면돌파전을 선언한 가운데 코로나바이러스로 국경이 봉쇄됐고 그래서 경제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그런 상황에서 도발했을 때 견뎌낼 수 있겠느냐, 하는 문제가 있고 또 미국도 지금 대선 앞두고 북한 변수가 나쁘게 작용하는 것은 바라지 않을 테고 그럴 때 강하게 대응할 가능성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좀 지켜봐야 됩니다. 그리고 한국도 도쿄올림픽 앞두고 올림픽 휴전, 동아시아 평화 이런 이야기 하면서 군사연습 자체를 ‘톤 다운’ 할 가능성도 있고 그런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에 그것과 연계해서 봐야지 딱 한 가지로만 볼 수 없을 거예요.”

고 교수는 다만, 북한이 새로운 무기를 개발할 경우 당장 시험발사 할 수 있다며 그 부분이 돌발 변수가 되기는 하겠지만, 현 정세를 볼 때 함부로 도발하기는 어려운 시기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