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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베라 하원 아태 소위원장] "대북특별대표 임명, 중대한 조치…미국은 한국에 '파트너' 역할 원해"


아미 베라 미국 연방하원 아태소위원장.
아미 베라 미국 연방하원 아태소위원장.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의 아미 베라 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북특별대표를 임명한 것은 북한 문제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중대한 조치라고 평가했습니다. 베라 위원장은 24일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번 미한 정상회담은 북한에 대한 양국의 후속 조치가 무엇일지 명확하지 않았던 회담이라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베라 위원장은 대북 협상에서 미국이 원하는 한국의 역할은 ‘파트너’이며, 종전선언은 북한의 구체적 비핵화 조치와 연계돼야 한다는 것이 의회 내 전반적인 인식이라고 밝혔습니다. 베라 위원장을 이조은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 문제에 대한 미-한 협력과 관련해, 이번 정상회담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베라 위원장) 다음 단계가 무엇이 될 것인지가 완전히 명확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앞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미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있지만 이것이 점진적 과정일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고, 바이든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한 말과 비슷한 발언을 한 적이 있는데요, 비핵화가 출발점이 아니라 최종 목표라는 점에서 중요한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바로 다음 단계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는 없었지만, 이후 블링컨 국무장관은 ‘공은 북한 쪽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북한과의 대화에 어떻게 관여할지 다음 단계는 북한에 달렸다고 봅니다.

기자) 구체적 조치가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두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한에 어떤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십니까?

베라 위원장) ‘우리는 대화를 지속하는 데 열려있다’는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북한이 이런 대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도발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만약 북한이 추가 미사일 실험을 한다면 대화 가능성은 낮아질 겁니다.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있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발언도 중요했지만, 대북특별대표를 임명한 것은 옳은 방향으로 가는 좋은 조치였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문제의 중요성과 이 문제의 복잡성을 바이든 행정부가 이해하고 있음을 알리는 중대한 조치라고 봅니다.

기자) 두 정상은 이번 회담 이후 북한 문제와 관련해 어떤 후속 조치를 취할 것으로 기대하십니까?

베라 위원장) 앞서 말했듯이 대북특별대표를 발표한 것은 큰 조치였습니다. 이제 대북특별대표는 북한과 보다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한국 측 상대와도 대화하며 다음 초기 조치들이 무엇일지 생각해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봅니다.

기자) 이번 정상회담은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관여 정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을까요? 한국은 바이든 행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북 관여를 원해왔는데요.

베라 위원장) 맞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일부 행동을 보면, 북한과 보다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대화하며 향후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자 하는 분명한 바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에 대북특별대표를 임명한 것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북한과의 정상회담이나 대화가 있게 될 경우, 대북특별대표는 대화의 맥락과 매개 변수, 그리고 이런 대화에서 나올 구체적인 것들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국은 이 문제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북특별대표 임명을 진정한 긍정적인 조치로 여겨야 합니다.

기자) 이번 회담을 계기로 한국 정부가 미-북 협상 재개를 위한 ‘촉진자’ 역할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데요. 바이든 행정부가 원하는 한국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베라 위원장) 미국은 한국을 파트너로 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국은 북한과의 대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한-일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고자 하는 것도 미-한-일 3국이 북한에 대해 강력한 접근 방식을 가질 때 북한에 대한 협상력이 강화되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가 됐든 직접적인 대북 투자가 됐든 미국의 대북 협상에서 큰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기자) 한국 정부는 한국전쟁 종전선언을 미-북 간 신뢰 구축 조치로서 촉구해왔는데요. 미-한 정상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이 사안과 관련해 어떻게 협력해 나갈까요?

베라 위원장) 때로는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보다 더 빨리 움직이려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종전선언도 바로 여기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하고 싶은데요, 저는 지금까지 북한이 진정으로 보인 선의가 무엇이냐고 묻고 싶습니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 시절 우리는 한국과의 연합군사훈련을 유예하는 등 북한에 무언가를 줬는데, 북한은 어떤 구체적 조치를 취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한국전쟁을 끝내는 선언은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합의를 하기 위해 북한이 어떤 것을 할 의사가 있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기자) 이번 정상회담에 앞서 하원에서는 종전선언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하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는데요. 종전선언에 대한 의회 내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베라 위원장) 우리는 종전선언이나 제재 완화 같은 문제들을 북한과의 보다 광범위한 협상의 맥락에서 생각합니다.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초기 조치로서 어떤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것인지 등 보다 광범위한 대화의 일부에 종전선언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현재로선 한국전쟁 종식을 일방적으로 선언하자는 광범위한 움직임이 의회 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종전선언과 같은 것이 대북특별대표와의 대화나 바이든 행정부와 북한 사이 대화에서 나올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중국 문제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미국과 한국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쿼드 등 중국 문제와 관련해 어떻게 협력해 나갈 것으로 보십니까?

베라 위원장) 미국과 한국 두 나라는 세계 경제 강국입니다. 역내 해상 안보와 항행의 자유, 그리고 규칙에 기반한 질서와 관련한 공통된 문제에서 ‘쿼드 플러스 원’을 통해 (한국이) 협력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봅니다. 그중 일부는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에 대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일부는 향후 벌어질 일을 예측하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역내 중요한 이런 문제들과 관련해 한국이 보다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아미 베라 하원 외교위 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으로부터 미-한 정상회담에 대한 평가와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이조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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