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문제를 다뤘던 미국의 전직 관리들은 연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언했던 ‘새로운 전략무기’가 조만간 출현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 대선 전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두 정상이라면 어떤 일이든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 6월까지 미국 정부에서 북한 문제를 다뤘던 마커스 갈로스카스 전 국가정보국(DNI) 북한담당관은 북한이 조만간 ‘새로운 전략무기’를 공개할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녹취: 갈로스카스 전 담당관] “We have to remember that at the beginning of this year, the North Korean party newspaper said that Kim announced…”
갈로스카스 전 담당관은 27일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온라인 토론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중으로 새로운 전략무기를 공개할 것이라는 연초 노동신문의 보도를 상기시켰습니다.
그러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핵 실험, 혹은 신형 전략무기 공개가 없었지만 이런 사실이 김정은이 자신의 계획에 진지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리병철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으로 오른 점을 새로운 전략무기 공개 가능성의 주요 근거로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녹취: 갈로스카스 전 담당관] “If you're elevating an individual to a key position, it means that there's a reason behind…”
특정 인물을 중요한 위치에 올릴 땐 그에 맞는 이유가 있으며, 리병철 부위원장은 분명 김정은이 원하는 구체적인 전문성과 경험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리 부위원장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전략무기 개발 주역으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갈로스카스 전 담당관은 리 부위원장이 2016년까지 김 위원장이 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할 때와 미사일 시험발사를 할 때 매번 함께 하고, 2017년엔 미사일 시험 후 김 위원장과 끌어안거나 함께 담배를 피는 등 매우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오는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전략무기가 공개될 수 있으며, 미 대선 이후에는 실제 실험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갈로스카스 전 담당관은 북한이 새로운 전략무기를 언급을 한 직후 ‘다탄두 역량’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면서, 이것이 초래할 영향은 매우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미 중앙정보국(CIA)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한반도 문제를 담당했던 수미 테리 CSIS 선임연구원도 오는 10월 북한의 새로운 전략무기 공개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녹취: 테리 연구원] “I still think ICBM or nuclear test is unlikely before the election because they probably still want Trump to get reelected…"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라고 있기 때문에 ICBM이나 핵 실험은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겁니다.
또 북한은 ‘레드라인’을 넘길 원치 않는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전략무기 공개는 북한에겐 최선일 수 있다고, 테리 연구원은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전직 당국자들은 북한이 미 대선 이후엔 ICBM 시험발사와 핵 실험과 같은 본격적인 도발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백악관 NSC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북한이 미국의 새 행정부가 들어서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발에 나섰던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차 석좌] “North Korea cannot help themselves, they did it after Obama, they did it about 36 days after Trump they did something…”
차 석좌는 통상 미국의 새 행정부는 취임 후 대북정책에 대한 검토를 발표하고 이 때 북한은 무언가를 터뜨린다며, 이후
대북정책은 북한의 행동에 맞게 강경한 방향으로 형성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테리 연구원도 대선 이후 북한의 도발을 예상하면서, 북한이 과거 오바마 행정부 초기 시절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당시 북한은 북한과 관여를 하고자 했던 오바마 행정부를 자극하면서, 결과적으로 ‘전략적 인내’와 미국의 대북 정책을 재검토하는 계기를 불러왔다는 겁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직 당국자들은 ‘10월 서프라이즈’로 불리는 미 대선 전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선 가능성을 낮게 봤습니다.
갈로스카스 전 담당관은 의미 있는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선 미국이나 북한 어느 쪽에서든 많은 변화가 있어야 하지만, 이는 지난 몇 개월 동안 봐 온 행동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갈로스카스 전 담당관] “I think there would have to be too much of a shift by one side or the other…”
테리 연구원도 이미 9월에 접어들어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을 들어 정상회담 가능성은 배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차 석좌는 어떤 일이든 가능하다면서, “솔직히 이 일에 관여하고 있는 두 정상이라는 측면에선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