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4월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존 볼튼 국가안보보좌관.
지난 2018년 4월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존 볼튼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이 한반도와 워싱턴 외교가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전문가들은 놀랄 내용이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심증을 가지고 있었던 부분을 확인하는데 불과하다며, 향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존 볼튼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에 대해 미국 전문가들은 “놀랄 것이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볼튼 전 보좌관의 회고록이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짐작하고 있었던 바를 확인하고 있을 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 “Not very surprising. We were all very aware of the general approach that President Trump took and the flaws in that approach. So I don’t think there’s really much here that’s no more than just confirming what we already thought to be the case”

이미 다수가 트럼프 대통령의 전반적인 대북 정책과 그 약점을 잘 알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도 “놀랄 것이 없다”며 “비밀을 공개한 것도 아니고 볼튼 스스로가 바라본 관점, 스스로의 평가만 드러났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The confirmatory of things that many of us have been saying public for the last two or three years and it’s good to have Ambassador Bolton on our team confirming them.”

그리고 볼튼 전 보좌관의 평가는 자신을 비롯한 여러 북한 전문가들이 2~3년 전 대북 외교가 시작된 이래 내렸던 평가와 일치한다고,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도 볼튼 전 보좌관의 결론에 동의한다며 “최소한 가까운 시일 내에 북한이 핵무기나 탄도미사일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차 정상회담에 미국 측에서는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과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배석했다.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볼튼 전 보좌관은 회고록에서 한국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지나치게 낙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다음 날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김 위원장이 풍계리 핵 실험장 폐쇄를 포함해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다”며, “김 위원장에게 1년 안에 비핵화를 하도록 요청했고 김정은이 동의했다”고 전했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도 “한국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과장했다”고 동의했지만, 한국의 ‘과장’이 현재 북 핵 외교 교착상태의 원인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South Korea’s exaggeration of North Korean statements is not solely to blame for the impasse in the negotiations. Trump shouldn’t have believed it, his intelligence analysts told him not to believe it and he seemed to believe it otherwise, so I really think President Trump is at fault here”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북한의 발언에 대한 한국의 과장만 비핵화 교착상태의 원인으로 몰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보 분석가들이 (한국의 말을) 믿지 말라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 반대로 믿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따라서 잘못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도 현재의 비핵화 협상 교착상태의 원인은 미국과 북한 간 목표의 간극에 있다며,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려 하고 미국은 포기하라고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북한에 대한 모든 외교적 노력이 한국의 창조물로, 김 위원장이나 미국의 전략보다는 한국의 ‘통일 아젠다’와 관련이

있다는 볼튼 전 보좌관의 평가에 대해서는, 미국과 한국이 서로 의제의 우선 순위가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공통 분모를 토대로 협력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South Korea’s priorities at the top of the list, you will find this desire for engagement, reengagement with the North. Denuclearization has often been a secondary and tertiary factor. That’s just a fact of life, it’s not a new thing. But there’s overlap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ROK on our shared interest in the goal of denuclearization.”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한국의 최우선 순위는 북한과의 관여에 대한 갈망이며 비핵화는 2순위, 3순위 의제”라며 “새로울 것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미국과 한국 간에는 비핵화라는 공통의 목표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도 한국의 평화 의제와 미국의 비핵화 의제를 ‘병렬적’으로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18일 백악관에서 케일리 매커내니 대변인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가운데, CBS 방송 폴라 리드 기자가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을 들고 있다.

한국이 이미 볼튼 회고록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이 책이 향후 비핵화 협상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힐 전 차관보] “I don’t think the book would have much implications for future negotiations. The main problem is the North Korea were not serious in Singapore, they were not serious in Hanoi, they should have done a much better job of introducing what they’re going to do”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문제는 북한이 싱가포르 정상회담과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진지하게 나오지 않았으며, 앞으로 할 조치들을 더 잘 소개했어야

했다”고 지적하며 회고록이 협상에 줄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했습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북한은 이 책을 읽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볼튼이 북한을 얼마나 싫어했는지 확신을 가질 것”이라며 “볼튼이 떠나고 트럼프가 남아있다는 점에 행복해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