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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미국 차기 행정부와 한반도] 3. "상원 공화당, 유연한 대북 접근 어렵게 할 것…대북정책 근본 방향은 같아"


지난 2017년 1월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과 미치 맥코넬 연방 상원의장이 선거인단 투표 개표를 위해 연방의사당으로 입장하고 있다.
지난 2017년 1월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과 미치 맥코넬 연방 상원의장이 선거인단 투표 개표를 위해 연방의사당으로 입장하고 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내년에 민주당 정부가 들어설 경우 공화당의 견제로 유연한 대북 접근법을 취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러나 민주당과 공화당은 대체로 북한 문제에서 초당적 공감대가 있기 때문에 정책 방향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가 다섯 차례에 걸쳐 바이든 전 부통령 집권 시 북 핵 등 한반도 현안들의 전망을 살펴보는 기획보도, 오늘은 세 번째 순서로 미 의회의 구성 변화와 대북정책에 대해 살펴봅니다. 이조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내년에 민주당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고 공화당이 상원 주도권을 유지할 경우, 미국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유연한 접근법을 취하기 다소 어려운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행정부는 북한과의 외교에서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상당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정치적 손실을 막기 위해 공화당 측 비판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바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를 지낸 로버트 킹 전 하원 외교위 국장은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북한과 ‘톱 다운’ 방식의 정상외교 등 트럼프 대통령이 했던 것과 같은 접근법을 시도할 경우 공화당 의원들의 거센 반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I think they would oppose the kind of things that Donald Trump did…”

공화당 의원들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을 공개적으로 비판할 수 없는 입장이었지만 대체로 불만을 품고 있었다는 겁니다.

반면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트럼프 대통령도 했던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단순히 바이든 전 부통령이 시도한다는 이유로 공화당 의원들이 비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거절했던 북한의 제안 이상의 합의를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화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화하고 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think if Biden were to accept that proposal…”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절했던 것과 같은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상원 공화당의 비판이 따를 것이기 때문에 적어도 ‘영변 플러스 알파’의 합의를 추구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경우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과 입법 계획을 지연시키거나 억제할 수 있는 수단은 다양합니다.

행정 각부 주요 지명자에 대한 인준을 거부하거나, 행정부의 외교정책과 국가안보 우선순위를 지원하는 하원 예산안과 연간 계획을 반대하는 데 상원 주도권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차관보는 “실제로 과거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제네바 합의가 체결됐을 때 공화당 의원들은 이 합의에 대한 예산을 차단하고 합의 이행을 저해하면서, 행정부가 동맹국과 파트너들로부터 재정 지원을 구하도록 요구했다”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As we witnessed during the Clinton administration…”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움직임을 강력하게 지지해 온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노력에 반대하는 것이 그들의 정치적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데니스 핼핀 전 하원 외교위 아시아 전문위원은 2024년 대선을 노리는 마르코 루비오, 테드 크루즈, 톰 코튼 등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넓은 지지층을 감안해 바이든 전 부통령의 행보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 사이에서 전통적 공화당과는 다른 ‘미국 우선’ ‘전 세계 미국의 역할 최소화’ 등 대외 인식이 얼마나 영향력이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핼핀 전 전문위원] “The big questions is, will the Republicans…”

공화당이 소위 ‘트럼프식’ 대외정책을 고수할 것인지, 아니면 과거 로널드 레이건 시대의 ‘힘을 통한 평화’ ‘인권 중시’의 전통적 공화당 대외정책으로 돌아갈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는 겁니다.

민주당도 공화당 만큼 북한에 꽤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문제에 대한 의회 내 당파적 이견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입니다.

따라서 공화당의 견제가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북 접근방식에 다소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북 핵과 미사일 개발 우려를 핵심으로 하는 큰 틀에서 정책은 바꾸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는 공화당의 비판이 분명히 있겠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북정책 자체를 막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처드슨 전 주지사] “I think there will not be any effort…”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2013년 12월 판문점 비무장지대를 방문했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2013년 12월 판문점 비무장지대를 방문했댜.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북정책은 외교와 사전 준비, 인도적 문제에 무게를 두지만 공화당 의원들도 공감할 “강한 정책일 것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킹 전 특사는 의회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꽤 폭 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민주당과 공화당의 이견이 문제가 될 만큼 크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I think generally there is a fairly broad agreement on North Korea…”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 한국담당 국장은 현재 의회는 북한 등 대외정책에 강경한 중도 민주당과 전통적 공화당, 그리고 전쟁을 반대하며 전 세계 미국 역할 축소를 주장하는 민주당 진보세력과 ‘트럼프식’ 공화당으로 나눠진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카지아니스 국장] “There is a divide but I’d say the majority viewpoint…”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과의 평화협정이나 종선 선언 등 보다 유화적인 정책을 요구하는 민주당 내 진보세력의 영향력은 아직 대외정책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헬핀 전 전문위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 “트럼프식 관여를 중단하고 새 접근법을 마련할 때까지 임기 초 6개월 정도는 제재를 유지하며 북한에 강한 태도를 취하고 북한인권특사도 임명할 것”이라며, 공화당 의원들이 이에 반대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북한의 제한적 핵 보유 주장 등 주류 의견과 다른 입장을 고수하는 민주당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이 차기 외교위원장이 될 경우 백악관과 하원 민주당 지도부의 꾸준한 관리 대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킹 전 특사는 현재 “북한과의 진지한 관여에 대한 의회 내 지지는 크지 않다”며 “북한과의 협력을 촉구하는 분위기가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I don’t see a lot of support for serious engagement…”

카지아니스 국장도 북한에 대한 의회 내 기류는 현재 “더 강경한 입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카지아니스 국장] “I think for right now…”

카지아니스 국장은 그러나 현재로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내년에 취임할 경우 어떤 대북 정책과 접근법을 취할지 관망하는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월요일인 오는 16일에는 네 번째 순서로 미-한 동맹 관계와 방위비 분담금 협상 전망 등에 대해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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