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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대북제재 지정 권고 선박 14척…중국 해운사 실소유 다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제재 대상으로 권고한 시에라리온 선적 '호콩' 호가 지난해 7월 북한 남포항에 입항했다. 이 배가 소속된 회사의 주소지는 홍콩이었다. 사진 제공: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제재 대상으로 권고한 시에라리온 선적 '호콩' 호가 지난해 7월 북한 남포항에 입항했다. 이 배가 소속된 회사의 주소지는 홍콩이었다. 사진 제공: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안보리 제재 대상 지정을 권고한 선박은 모두 14척입니다. 대부분 제3국에 선박 등록을 했고, 선박을 소유한 본사는 중국 국적 해운사가 다수로 확인됐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이 최근 보고서에서 지적한 북한의 주요 불법 활동은 정제유 등의 불법 수입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다양한 국적의 깃발을 달고 운항하는 선박들이 이에 연루됐고, 이 선박들은 불법 환적에 가담했을 뿐 아니라 직접 북한 남포항을 드나들었습니다.

전문가패널은 제재 회피 등 불법 행위에 가담한 이들 선박 14척을 지목하며, 안보리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14척 가운데 북한 유조선 ‘명류1’호와 ‘무봉1’호를 제외한 12척은 대부분 본사가 있는 국가와 선박 등록 국가가 일치하지 않습니다.

이는 ‘편의치적’이란 형태의 활동인데, 선주가 소유 선박을 자국에 등록하지 않고 제3국에 등록하는 것을 말합니다.

실제 많은 나라들이 비용 절감과 규제 완화 등의 이유로 편의치적 방식을 활용하고 있는데, 이번에 전문가패널이 제재 대상 지정을 권고한 선박들은 이 제도를 악용한 겁니다.

VOA가 선박 추적사이트 ‘마린트래픽’을 통해 이들 선박의 식별번호 IMO 번호를 확인한 결과 5척이 시에라리온 국적을 이용하고 있었고 인도네시아, 베트남, 카메룬 등의 국적도 사용됐습니다.

또 국제해사기구와 아태지역 항만국통제위원회(도쿄 MOU)를 통해 이들 선박을 실제 소유하고 있는 본사의 국적을 확인해 보니, 중국 국적 해운사가 가장 많았습니다.

시에라리온으로 등록된 ‘호콩’호와 인도네시아로 등록된 ‘수블릭’ 호, 그리고 ‘본보이3’호와 ‘뷔파인’호 등 4척은 본사를 홍콩에 두고 있었고, 카메룬 국적의 ‘시프라임’호는 중국 푸젠성에 본사를 둔 업체 소속이었습니다.

중국의 5개 해운사가 대북 제재 회피 활동에 연루돼 있는 셈입니다.

중국 외에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에도 해당 선박들의 본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제재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2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미 재무부가 최근 발효된 ‘오토 웜비어법’을 적용해 불법 행위에 연루된 선박을 억류하고 관련 자산 등을 동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스탠튼 변호사] “There is a new law. The Otto Warmbier nuclear sanctions and Enforcement Act. The treasury department should use these new authorities to freeze these vessels. And in the assets connected to them.”

이와 관련해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서 해상 전문가패널로 활동한 닐 와츠 전 위원은 앞서 VOA에, 많은 경우 불법 활동에 수많은 중개인들이 개입돼 있기 때문에 돈의 흐름을 확인하기 어렵고 최종적으로 누가 이득을 취하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와츠 전 위원] “They use multiple brokers. It's very difficult to detect where the money is moved. It's not clear which is the beneficial owner.”

그러나 스탠튼 변호사는 겉으로 드러난 범죄 행위자들이 최종 수혜자가 아니라고 해도 이들 역시 범죄 행위에 가담한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명확한 법 집행이 필수라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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