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동중국해에서 시에라리온 선적의 'Vifine' 호와 'New Konk' 호 사이에 해상 환적이 이뤄지고 있다. 'Vifine' 호는 여러 곳에서 선적한 정제유를 북한 남포항으로 운반했다. 'Vifine' 호와 'New Konk' 호는 등록 회사가 달랐지만, 확인 결과 두 회사의 주소는 같았다. 사진 제공: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
지난해 6월 동중국해에서 시에라리온 선적의 'Vifine' 호와 'New Konk' 호 사이에 해상 환적이 이뤄지고 있다. 'Vifine' 호는 여러 곳에서 선적한 정제유를 북한 남포항으로 운반했다. 'Vifine' 호와 'New Konk' 호는 등록 회사가 달랐지만, 확인 결과 두 회사의 주소는 같았다. 사진 제공: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

유엔 전문가패널은 북한이 불법 석탄 수출과 정제유 수입 등 해상 불법행위를 통해 제재를 지속적으로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주도하는 군수공업부가 파견한 인력들이 중국, 러시아에서 불법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패널의 중간 보고서 내용을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국경 봉쇄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여전히 선박 간 환적을 통한 불법 정제유 수입과 석탄 수출을 통해 제재를 계속 회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북제재위원회는 이날 공개한 전문가패널 중간보고서에서 북한이 올해 5월까지 5개월간 수입한 정제유 양이 안보리 결의 2397호가 규정한 연간 수입 한도인 50만 배럴을 이미 넘어섰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미국 등 43개국이 올해 7월 대북제재위에 공동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이 올해 5월까지 총 56차례 걸친 수송으로 약 60만에서160만 배럴에 달하는 정제유를 불법 수입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패널은 북한 당국은 외국 국적 선박을 이용한 직접 운송, 선박 간 환적, 선박자동식별장치(AIS) 불법 조작, 선박 기국 허위 등록 등의 다양한 수법을 통해 제재를 회피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는 수입 한도 초과라고 결론을 내리기엔 정보와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반박했지만, 미국은 위성사진 등 증거가 ‘양과 질적인 측면에서 견고하며’ 북한의 정제유 수입량이 상한선을 초과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고, 전문가패널은 전했습니다.  

지난해 4월 중국 선적의 'M/V FU XING' 이란 이름으로 중국 닝보에 정박해 있던 선박이 10월에는 시에라리온 선적 'M/V PU ZHOU'로 이름을 바꿔서 북한 남포항에 입항했다. 사진 제공: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

또 전문가패널은 회원국의 보고를 인용해, 북한이 1월 말부터 2개월 간 불법 석탄 수출을 중단했다가, 3월 말부터 수출을 재개해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3월 말부터 5월 7일까지 적어도 32척의 선박이 석탄을 싣고 북한 항구에서 출항했으며, 최소 33차례의 수송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불법 수출된 석탄의 대부분이 ‘선박 간 환적’을 통해 닝보 저우산 해역에 하역돼, 중국으로 배송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패널은 또 다른 해상 내 제재 위반 활동으로 어업권 불법 판매를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 회원국은 5월 말까지 북한 해역으로 향하는 총 70척의 어선을 포착했다고, 대북제재위원회에 보고한 바 있습니다.

군수공업부 주도로 정보기술 인력 중국, 러시아에 파견 

또 작년 12월 22일 노동자 송환 시한이 지난 뒤에도, 북한 노동자들이 스포츠, 의료, 식당, 호텔, 건설, 무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불법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전문가패널은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감독 기관으로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군수공업부’가 산하 무역기관을 통해 중국, 러시아, 베트남에 해외 노동자와 정보기술(IT) 인력 파견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례로 중국 지린성 내 옌지에서 활동하는 북한의 정보기술 인력들로 구성된 총 4개의 다른 그룹을 조사한 결과, 이들은 모두 군수공업부 소속이며 2020년 초까지 중국 내에 상주하고 있었다고, 전문가패널은 전했습니다. 

또 군수공업부 소속 회사인 ‘조선창광산무역회사(Korea Changgwangsan Trading Corporation)’가 북한 노동자 500명을 지린성 내 ‘훈춘라보니의류회사’에 파견했고, 이들이 올해 3월 현재 여전히 중국 지린성에 머물고 있다는 점도 밝혀졌습니다. 

또한 러시아 내 북한 정보기술 인력으로 구성된  3개 그룹을 조사한 결과, 이들이 올해 3월까지는 활동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문가패널은 지적했습니다. 

특히 이들 중 2개 그룹이 군수공업부의 지시를 받고 있었으며, 약 50명으로 구성돼 블라디보스톡에서 근무하는 정보기술인력 그룹은 올해 3월에만 23만 달러의 수익을 창출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가상화폐를 통한 불법 자금 창출 이어가 … 안보리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도 감행

이와 함께 북한은 유엔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암호화폐 거래소 등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와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패널은 북한이 가상화폐 편취를 통해 벌어들인 정확한 수익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UN회원국의 보고를 인용해 북한이 가상화폐 거래소 공격을 통해 금융기관 탈취보다 더 많은 수익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가상자산서비스 제공업체 공격과 가상화폐 채굴이 북한에 수익성이 좋은 목표물로 남을 것이라고 평가한다며, 가상화폐가 제재회피 수단으로  계속 악용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특히 북한은 추적 가능성을 막고 다층적 보안을 위해 익명성이 강화된 가상화폐 거래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느슨한 규제를 악용해 가상화폐 거래를 실물화폐로 변환하기 위해 신원 확인을 요구하는 기존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방식인 장외거래(OTC: Over-the-Counter)를 이용하는 점도 밝혀졌습니다. 

지난 2018년 6월 해킹 공격을 받은 한국 가상화폐거래소 빗썸. 유엔 보고서 등은 공격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했다.

또 전문가 패널은 북한의 정찰총국이 주도하고 설계한 사이버 공격을 조사 중이라고 밝히며, 한 예로 북한 해킹 그룹이 올해도 유엔 안보리 이사국 관리, 전문가 패널 등을 겨냥해 악성 이메일 등을 통해 사이버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현황과 관련해선, 올해 5월 이후 신포조선소에서 관측된 활동들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관련 조작 또는 추가 발사 시험 준비와 관련돼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6차례 핵실험을 통해 탄도미사일 탄두에 장착할 수 있는 소형화된 핵무기를 개발했을 수 있다는 다수 회원국의 평가를 전하며,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를 더욱 발전시키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유엔 전문가패널은 또 고농축 우라늄 생산, 실험용 경수로 건설 등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고 판단했지만, 5MW 원자로 재가동과 사용 후 연료를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추출한 정황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VOA뉴스 지다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