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지난 2월 뉴욕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대사.

미국 등 40여개 나라들이 북한이 올해 정제유 수입 상한선을 이미 초과했다고 지적하는 서한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보냈습니다. 50여 척의 유조선이 160만 배럴의 정제유를 북한으로 운송했다는 주장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을 비롯한 43개 나라들이 올해 북한에 더 이상 정제유를 공급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43개 나라들은 24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북한의 연간 상한선이 이미 초과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나라들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북한에 반입된 정제유가 약 160만 배럴에 이르며, 56차례의 불법 유조선 운송을 통해 이 같은 양이 조달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북한 선박들이 계속해서 공해상에서 다른 선박들에게 유류 등을 건네 받는 ‘선박 간 환적’을 정기적으로 지속하고 있다며, 이 같은 방식이 북한이 정제유를 수입하는 주요 수단으로 자리잡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등 43개 나라는 이번 서한에서 대북제재위원회가 북한이 정제유 상한선을 초과한 사실을 공식 확인할 것과 북한에 대한 정제유 판매와 공급, 운송 등을 각 나라들이 즉시 중단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줄 것을 요청했다고, 통신은 전했습니다.

이번 사안에 정통한 유엔 안보리 외교관은 24일 VOA에 “43개 나라들이 이번 문제와 관련해 대북제재위원회에 서한을 보낸 사실을 확인한다”고 밝혔습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VOA에 보낸 서면 답변에서 비공개 서한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며, 다만 미 행정부는 “모든 유엔 회원국이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며 유엔 제재를 완전히 이행하고 집행할 것을 계속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외교소식통은 익명을 전제로 VOA에, 로이터의 보도 정확성을 확인한다고 말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채택한 대북 결의를 통해 북한이 수입할 수 있는 정제유 양을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각 나라들이 매월 대북 정제유 공급량을 대북제재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과 러시아는 매월 공식 정제유 공급량을 안보리에 보고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상한선을 넘긴 적은 없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등은 북한이 불법적인 방식으로 조달한 정제유가 공식 보고분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해 왔습니다. 

또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도 연례보고서 등을 통해 북한 남포의 유류 항구에 정박하는 유조선 등의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연간 상한선을 초과한 양의 정제유가 북한에 유입되고 있다고 추정해 왔습니다. 

앞서 VOA도 일일 단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자료를 분석해, 올해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북한 남포의 유류 부두 3곳과 해상 유류 하역 시설 등에 최소 45척의 선박이 드나든 사실을 확인했었습니다. 

미국 등이 북한의 불법 정제유 조달과 관련해 유엔 안보리에 서한을 보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와 2018년에도 비슷한 요구 사항을 담은 서한을 보냈지만,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