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첫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지난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첫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미국에서는 최근 들어 북한 문제에 대한 관심이 거의 사라진 분위기입니다. 얼마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10월 서프라이즈’로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던 때와는 전혀 다른 기류입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30일 3시간 가까이 진행된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 문제가 거론된 시간은 약 1분에 불과했습니다. 

올 들어 처음으로 상원 청문회에 출석한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가 여전히 유효하느냐’는 공화당 코리 가드너 의원의 질문에 짧게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북한 문제에 대한 이날 폼페오 장관의 유일한 발언이었습니다. 

이날 제출된 폼페오 장관의 서면답변에서도 북한 문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국무장관이 매년 열리는 새 회계연도 국무부 예산안 청문회 서면답변에서 북한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입니다. 

오랜만에 폼페오 장관이 출석한 청문회에서 북한 관련 질문을 한 의원도 공화당 소속 코리 가드너 의원이 유일했습니다. 

민주당 간사인 밥 메넨데즈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을 비판하며 북한과의 외교를 거론했을 뿐, 북한 문제에 관한 별도의 질문은 하지 않았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30일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했다.

이른바 ‘옥토버 서프라이즈’로 3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후 트럼프 행정부와 워싱턴 정치권의 북한 문제에 대한 관심은 또다시 수그러든 분위기입니다. 

최근 미국 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대형 이벤트’ 성격의 ‘10월의 서프라이즈’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전에 외교적 성과를 만들기 위해 미-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수 있다고 주장한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10월 서프라이즈’ 예고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가운데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의 방한 중 트럼프 대통령은 “도움이 된다면 3차 미-북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혀, 미-북 ‘깜짝’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이로부터 며칠 후,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표면적으로는 연내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개인적 생각”임을 전제했고, 미-북 정상 간 각별한 관계도 거듭 강조했습니다. 

비건 부장관의 방한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여지를 남기는 듯한 김여정 제1부부장의 발언으로 3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관심이 꾸준히 집중된 겁니다. 

하지만 북한 문제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관심은 ‘10월 서프라이즈’ 관측을 계기로 잠시 떠올랐을 뿐, 이미 사실상 지난해 2월 하노이 2차 정상회담 결렬 이후 크게 낮아졌던 상황입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이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서훈 한국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회담하고 있다.

미-북 비핵화 협상의 교착 상태가 장기화 하고, 워싱턴 정치권의 관심이 대선에 쏠린 데다가 올 초부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까지 겹친 탓입니다. 

폼페오 장관은 ‘10월 서프라이즈’ 관측을 전후한 시기에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거듭 강조하면서도, 추가 정상회담은 “실질적 진전” 가능성이 있어야 개최될 수 있다며 대선 전 정상회담 개최는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내비쳤습니다. 

[녹취: 폼페오 장관] “There’s been all this talk about will there be a summit before the U.S. elections in November. Now – it’s now July. I think that’s unlikely..." 

비건 부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관심이 집중된 미-북 간 접촉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비건 부장관은 지난달 방한 중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재확인하면서도, “북한이 준비되면 비핵화 협상에 나설 것”이라며 북한의 입장 재고를 촉구했습니다. 

[녹취: 비건 부장관] “When Chairman Kim appoints a counterpart to me who is prepared and empowered to negotiate on these issues, they will find us ready at that very moment..." 

미-북 양측이 비핵화 협상에 관한 이견을 사실상 전혀 좁히지 못한 채 1년 반이 넘도록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는 겁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