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th Korea arms smuggling
스위스의 국제 무기 관련 조사기구인 ‘스몰 암스 서베이’(Small Arms Survey)가 지난 25일 발표한 ‘북한의 진화하는 제재 회피 방법과 기술’이란 제목의 보고서 표지

북한이 지금까지 10년 넘게 재래식 무기를 밀거래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특히 갈수록 그 방법이 교묘해지고 있어 운송과 금융 업계 등 민간 영역에서의 철저한 정보 공유와 감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북한이 지난 10년 넘게 지속적으로 소형 무기를 포함한 재래식 무기 밀수를 지속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스위스의 국제 무기 관련 조사기구인 ‘스몰 암스 서베이’는 지난 25일 발표한 ‘북한의 진화하는 제재 회피 방법과 기술’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습니다.

특히 지난 10년 동안 공개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 분석을 통해 북한의 재래식 무기 밀수가 특정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먼저 북한이 옛 소련군과 중국군 무기 등 노후한 무기부터 시작해서 첨단 군사통신 장비, 레이더 부품, 탄도미사일 기술을 밀수하는 등 상당한 다양성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머스크'의 자회사인 NTS를 이용해 이집트로 보내다 적발된 스커드 부품. 유엔 안보리가 지난 2016년 보고서를 통해 공개했다.

게다가 북한이 다루는 무기의 원산지는 중국과 홍콩, 말레이시아, 러시아, 영국, 심지어 미국까지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휴 그리피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전 위원은 2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재래식 무기 밀수에 연관된 나라들 사이에는 특정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그리피스 전 위원] "North Korea supplied ballistic missile technology into countries such as Syria, Egypt, Iran, Yemen. And then off the UN sanctions were introduced. So, after 2006. North Korea is trying to capitalize on these pre-sanctions, pre-existing military cooperation military, relationships"

북한은 유엔이 무기 거래를 금지한 2006년 이전부터 시리아와 이집트, 이란, 예맨 등에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제공해 왔는데 제재 이후에도 이들 나라와의 군사관계를 활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북한이 과거부터 탄도미사일 기술을 제공했던 나라들을 지금도 재래식 무기 판매 대상으로 꾸준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보고서는 이들 나라에 무기를 밀수하는 북한의 대표적 전략은 화물 서류와 은행 자료 등 정보 조작, 선박 내 타 선적을 활용한 무기 은폐, 편의치적, 제품 허위 표기 등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건 위장회사를 통한 화물 서류 등 위조, 조작으로, 유엔 등의 제재 대상으로 지정되지 않은 업체와 인물 등을 만들어 내 정상적인 해외 공급망을 버젓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무기를 밀수하며 조작한 서류. 실제 운반되는 물품이 아닌 '불도저 부품'이라고 거짓으로 기재해 놓았다. 유엔 안보리가 지난 2013년 보고서를 통해 이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최근 북한의 위장회사 설립과 이를 통한 국제 물류망 활용 역시 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리피스 전 위원은 북한이 이런 방식으로 DHL과 같은 일반 국제 운송업체를 통해 유엔 제재를 위반하고 있다며, 매우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그리피스 전 위원] "The facts are that, you know, global banks and global logistics companies such as DHL had been used by North Korea to violate the UN sanctions."

보고서는 또 화물 서류 조작을 통한 북한의 무기 밀수가 가능한 이유로 화물 확인이 100% 이뤄지지 않고, 전체 선적 화물의 2% 가량만 확인 대상이 되는 관행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북한이 이런 관행을 활용해 설탕이나 시멘트 등 다른 제품을 위에 놓고 그 밑에 대량의 무기를 깔아 단속을 피하는 방법을 흔히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같은 '엄폐' 전략은 해양경비대의 단속을 받더라도 항구에서 사용하는 크레인이나 포크레인 등 중장비를 활용한 검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북한이 널리 활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지난 2016년 북한 화물선 '지선호' 사례로, 당시 2천300t의 철광 밑에 적재된 80개 가까운 나무 상자에 2만 4천 개가 넘는 로켓 수류탄이 분해돼 들어있었습니다. 

북한의 무기 밀수 활동과 관련해 또다른 핵심은 '외교자원' 활용이라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항공편 이용 시 검색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외교관 신분을 이용해 무기 대금을 직접 운반하거나 각국의 북한대사관을 무기 거래 협상의 장소로 활용하기도 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이란과 시리아 주재 북한 외교관들의 이런 활동이 유엔 안보리에 의해 적발돼 제재 대상에 오른 적이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그리피스 전 위원은 끊이지 않는 북한의 무기 밀수를 막기 위한 첫 단계로 민간 영역에서의 노력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그리피스 전 위원] "It's the first step. So, global container shipping lines, such as MASK, global logistics companies such as DHL, but also all the banks out there JP Morgan HSBC. They should conduct highly forensic audit proliferation audit."

국제 물류업체 MASK나 DHL, 그리고 JP 모건이나 HSBC 같은 국제 은행들이 감사, 특히 '비확산' 관련 감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겁니다.

구체적으로 민간 영역과 유엔 회원국 간 정보와 위험 평가 공유뿐 아니라 민간 영역에서 거래 진행 시 지난 10년 동안 안보리 전문가패널 보고서를 통해 공개된 제재 위반 활동에 연루된 기관과 위장회사, 인물들의 팩스 번호와 전화번호, 메일 주소, 사용된 위장명 등을 면밀히 조사하고 검색하는 등의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고, 그리피스 전 위원은 강조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