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수단 하르툼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압델-파타 부르한 수단 주권위원회 의장과 나란히 서 있다.
지난 8월 수단 하르툼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압델-파타 부르한 수단 주권위원회 의장과 나란히 서 있다.

미국 정부가 아프리카 나라 수단을 테러지원국에서 공식 해제했습니다. 이로써 북한과 이란, 시리아 단 세 나라만 미국의 테러지원국으로 남게 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14일 수단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이 공식 해제됐다고 밝혔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면서 “수단의 역사적인 민주적 전환을 위한 더 큰 협력과 지원을 증대시키기 위한 근본적인 변화를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이날 성명에서 “수단이 테러지원국에서 제외되면서 미국과 수단의 관계에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됐다”며 이번 조치에 의미를 더했습니다.

이로써 지난 1993년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에게 은신처를 제공했다는 이유 등으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됐던 수단은 27년 만에 이 명단에서 빠지게 됐습니다.

아울러 수단을 포함해 북한과 이란, 시리아와 함께 총 4개 나라로 구성됐던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도 3개 나라만 남게 됐습니다.

앞서 수단 정부는 지난 2017년부터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펼쳐 온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우호국으로도 잘 알려진 수단은 북한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 준수 등 미국이 제시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조건에 대해서도 이행 의지를 보여왔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11월 미 국무부는 수단이 북한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 준수와 대테러 협력 확대, 종교와 언론 자유 개선 등을 포함한 인권 보호 강화 등 6개 이행 분야에서 진전을 이룬 사실을 확인했었습니다.

수단은 1969년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래 50년 가까이 북한과 여러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특히 군사적으로는 북한이 각종 무기 등을 공급해 왔고, 여기에는 북한이 만든 정밀 유도 로켓시스템과 위성유도 요격 미사일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또 수단은 유엔총회 북한인권 결의안 표결 때마다 반대표를 던지며 북한의 우호국을 자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테러지원국 해제의 조건으로 북한에 대한 압박 동참을 요구했고, 이에 맞춰 수단이 군사와 무역 관계를 정리했다는 게 당시 국무부의 설명이었습니다.

북한은 지난 1987년 11월 대한항공 폭파 사건으로 이듬해 1월 처음으로 미국의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됐었습니다.

하지만 2008년, 조지 부시 전 미국 행정부는 북한과의 핵 검증 합의 과정에서 북한을 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했습니다.

그러다 트럼프 행정부 취임 첫 해인 2017년 11월 북한은 테러지원국으로 다시 지정돼 지금까지 이 조치를 받고 있습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하면서 “이 결정이 이미 오래 전, 특히 여러 해 전에 이뤄졌어야 한다”고 말했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Today the United States is designating North Korea as a state sponsor of terrorism. It should have happened a long time ago. It should have happened years ago…”

북한은 같은 해 2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씨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살해했습니다.

또 북한에 억류됐다 미국으로 돌아와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당시 미국 내에서는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미국 정부의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나라들은 무기는 물론 일반 무역에 있어서도 많은 제약이 따릅니다.

또 테러지원국에 대해 테러 희생자들이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미국 정부의 조치에 따라 최근 몇 년 사이 오토 웜비어의 가족을 비롯한 북한 억류 피해자들이 북한을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금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