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세네갈의 식품회사 '파티센' 공장 건설 현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아프리카 세네갈의 식품회사 '파티센' 공장 건설 현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 국무부가 최근 발표한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에 19개 나라가 북한 해외 노동자 문제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무부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북한 노동자들을 사실상 인신매매 피해자로 규정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국무부의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북한 해외 노동자’ 문제와 관련해 지목된 나라는 모두 19개입니다.

VOA가 최근 국무부가 발표한 전 세계 190여 개 나라의 인신매매 실태에 관한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중국과 러시아 등 북한의 맹방 외에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동 등 전 세계 각지에서 여전히 북한 노동자들이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역별로는 세네갈과 앙골라, 모잠비크, 적도기니 등 아프리카 대륙이 9개 나라로 가장 많았고, 중국과 캄보디아,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 5개 나라가 포함된 아시아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남태평양 섬나라인 솔로몬제도와 유럽의 그루지아 내 자치국가로 알려진 압하지야에서도 북한 노동자들이 활동 중인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국무부는 매년 북한 등 전 세계 나라들을 대상으로 한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올해 보고서에서 주민들의 강제노동과 여성과 아동들의 성매매 노출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면서 19년 연속 최하위인 3등급(Tier 3) 국가로 지정됐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아닌 각 나라별 보고서에서도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신매매 문제가 확인된 겁니다.

국무부는 나라별 보고서에서 “북한 정권이 (해당 국가에서) 자국민을 강제로 노동 현장에 투입했을 수 있다”며 북한 노동자들을 사실상 인신매매 피해자로 규정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전 세계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지 못하도록 했으며, 2019년 12월까지 기존 노동자들을 돌려보내도록 했습니다.

국무부의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에서 북한 노동자 문제가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진 나라는 러시아입니다.

국무부는 러시아 정부가 북한 노동자들의 강제노동에 적극적으로 연루돼 있다며, 러시아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 노동자들의 송환 절차를 밟았다고 하지만 지난 1년 내내 북한 주민들이 입국했으며, 이들은 비공식적으로 노동활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무부는 지난해 러시아 당국이 북한 국적자들을 대상으로 3천 건에 달하는 신규 관광비자와 학생비자를 발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이 러시아 내에서 노동캠프를 운영하고, 수 천 명의 북한 노동자들을 착취했다는 믿을 만한 보고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정부는 이에 대해 검증하거나 피해자들을 밝혀내는 등의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중국 관련 보고서에도 북한인들의 강제노동 문제가 언급됐습니다.

이에 따르면 중국의 인신매매범들은 탈북 여성들을 농업 분야와 가정, 공장 등에 강제노동자로 투입하거나, 나이트클럽과 주점에서 접대부로 일하게 했습니다.

중국의 제조공장들이 북한 노동자를 강제동원해 수출용 방호복 생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담겼습니다.

보고서는 탈북민들에 대한 강제송환 문제도 중국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면서, 중국 정부가 북한인 인신매매 피해자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물론 이들의 북한 송환과 관련한 법적 대안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밖에 VOA가 북한 만수대창작사의 불법 외화벌이 실태를 보도했던 아프리카 세네갈의 경우 여전히 북한 회사가 건설현장에서 외화벌이를 하고 있으며, 북한 노동자들은 강제로 노동에 동원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또 솔로몬제도에선 북한 국적자가 어업활동에 투입됐고, 모잠비크에는 북한 의사들이 활동 중이라고 보고서는 확인했습니다.

국무부는 매년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를 통해 인신매매 감시대상국을 지정하고 강력히 규탄해 왔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1일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인신매매 근절과 더불어 이 문제에 대한 각국의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블링컨 장관] “This crime is an affront to human rights, an affront to human dignity. We fight it, you fight it, because it's the right thing to do. Also in our interest to stop trafficking, we know it's destabilizing societies and economies. So, we must do everything we can as a country, but also as a global community to stop trafficking, wherever it occurs.”

인신매매 범죄는 인권과 인간 존엄성에 대한 모욕이며 우리 모두가 인신매매에 맞서는 건 그것이 옳은 일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블링컨 장관은 “인신매매가 사회와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국가로서 또 국제사회로서 인신매매가 어디에서 일어나든 이를 막기 위한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