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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내년 국방예산 ‘핵 전력 현대화’ 강조…"군비경쟁 촉발" 우려도


미군이 도입을 추진 중인 B-21 차세대 장거리전략폭격기 렌더링 이미지. 제공: US Air Force.
미군이 도입을 추진 중인 B-21 차세대 장거리전략폭격기 렌더링 이미지. 제공: US Air Force.

미 국방부가 2021 회계연도 국방예산을 공개하면서 핵 전력 현대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속적으로 핵 전력 증강을 추구하는 가운데, 일부에서 군비 경쟁이 촉발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시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 국방부가 10일, 7천54억 달러 규모의 2021 회계연도 국방 예산안을 공개했습니다.

이 가운데 핵 현대화에 들어가는 비용은 모두 289억 달러로, 전체 국방 예산의 약 5%를 차지합니다.

세부 항목에는 핵 전력 지휘통신체계, 차세대 장거리 전략 폭격기 B-21, 콜롬비아급 탄도미사일 탑재 잠수함, 장거리 공대지 순항미사일 도입 등 핵 전력 운용 전반이 포함됐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추구했던 전임 오바바 행정부와는 달리 지속적으로 핵 전력 증강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2017년에 순항미사일을 실전 배치한 것을 문제 삼아 지난해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서 전격 탈퇴했고, 최근에는 핵 탄도미사일 탑재 잠수함을 실전 배치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11일 VOA와의 통화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은 이론적으로는 좋았지만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That policy was is nice to think about theoretically, but we have to deal with the world as it really is, and not as we wish it would be. And I think it is wishful thinking that countries would give up their nuclear weapons.”

모든 나라들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는 건 희망사항일 뿐이라는 지적입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또 국방 예산안에 반영된 핵 현대화가 단순히 핵무기의 숫자나 크기를 늘리는 문제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It is not just a matter of the number and size weapons. It is the technology is advancing, and so they have to be advanced plus weapons have to be replaced. They cannot sit on the shelf forever. You replace them and you modernize them. I mean this is to maintain United States nuclear superiority against all threats.”

기술이 발전하면 거기에 맞게 교체를 해줘야 핵 우위를 통한 억지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무부 북핵 특사를 했던 로버트 갈루치 조지타운대 교수는11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핵무기를 강조하지 않으려 했다는 점에서 올바른 방향을 취했었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와 다른 결론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11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미국의 핵 전력 현대화에 대한 투자는 오래 전부터 계획돼 온 것이고, 지금도 지속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임 오바마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의 핵 전력에 대한 정책에는 연속성이 있다고 본다”며, “트럼프의 핵 정책 중 일부는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임시적으로 필요할 지도 모른다”고 덧붙였습니다.

핵 전략 현대화가 군비 경쟁을 촉발할 거라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은 1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번 예산안을 군비경쟁의 재현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Many people see this as a revival of the arms race. As you know, there are a lot of negative comments to that and then particularly if it includes making smaller and less powerful nuclear weapons. This would also mean that the threshold of the US would be lower. And then that can escalate to some more serious conflict with the time.”

이와 관련해 많은 부정적인 발언들이 나오고 있고, 특히 소형화된 저위력의 핵무기 생산이 포함될 경우 더 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예산안이 의회로 넘어간 만큼, 핵 현대화의 타당성에 대한 철저한 토론과정을 거치는 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갈루치 전 특사는 “미국의 핵 현대화는 러시아의 새로운 핵무기에 대한 강조 때문”이라고 풀이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러시아와 중국, 미국 모두 핵 능력 확장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을 지목하며, 현재의 미국 핵 전력으로 미래의 북한에 대응하기 힘들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One of the real experts recently said it was 30 to 60 weapons, but he's still basing his assumptions on two uranium enrichment facilities. If you go with three as has been discussed by the Pentagon, North Korea might already have upwards of 100 nuclear weapons by 2027 they might have 200 or so. That's a very different situation for deterrence purposes, that the US has to prepare for it.”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이 2곳이라고 가정할 경우 30에서 60개의 핵을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지만, 국방부에서 논의됐던 대로 3곳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북한은 이미 100개 이상의 핵을 보유 중이며, 2027년까지 200개의 핵무기를 가지게 된다는 겁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억지 목적에서 그런 상황은 매우 다른 상황이라며, 미국이 그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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