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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대화의 공은 북한에, 입장 변화 없으면 냉각기 계속될 것”


지난해 12월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미-북 관계에 관한 뉴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미-북 관계에 관한 뉴스가 나오고 있다.

올해 트럼프 대통령 국정연설에서 북한이 빠진 것은 대선과 탄핵심판 때문이라고 미국의 전문가들이 분석했습니다. 미국 국내정치가 안정기에 접어들면 북한 문제가 다시 부각되겠지만, 대화와 관련해서는 북한에 공이 이미 넘어 가 있는 만큼, 북한의 입장 변화가 없다면 양국 간 냉각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4일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거론하지 않은 것은 현재 미-북 상황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He thinks his policy toward North Korea has been a wonderful success, because North Korea has stopped testing nuclear weapons and long range missiles.”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5일 VOA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자신의 재선 당선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연말 시한’, ‘크리스마스 선물’ 등으로 위협했지만 행동에 나서지 않은 데 따른 확신이며, 따라서 지금은 재선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는 겁니다.

스티븐 노퍼 코리아 소사이어티 선임연구원은 대선이 있는 해의 국정연설은 통상 내부 정치 사안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노퍼 선임연구원] “The focus on a range of issues he was trying to primarily Trump at the economy and what he feels are the domestic successes there.”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를 자신이 우선적으로 성과로 내세울 수 있는 현안으로 꼽으면서, 일단 여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 소득과 미국 내 생산시설 증가 등을 자신의 업적으로 내세우는 등 경제 문제에 국정연설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습니다.

노퍼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종료되는 등 정치적 ‘안정기’에 접어 들면 북한 문제가 다시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대선 후보와 맞붙는 본격적인 유세가 시작되면 북한을 포함한 외교정책이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건 비핵화에 큰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북한을 거론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브루크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자랑할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So I think the President chose other areas including domestic economic issues he felt fleshier and were worthy of nothing”

따라서 보다 새롭고, 미국 국민에게 실질적으로 다가오는 경제성장률 등에 초점을 맞췄다는 겁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익연구소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한 문제의 중요도가 시기적으로 뒤로 밀렸다는 것이 북한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카지아니스 국장] “The first step is getting past impeachment today and then probably taking a little bit of a victory domestically,”

카지아니스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5일 상원의 표결을 통해 탄핵심판에서 벗어난 뒤, 북한을 포함한 외교정책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본격적인 대선 캠페인에 돌입해도 미-북 협상 진전 여부는 북한의 선택에 달렸으며, 양국 간 냉각기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현 단계에 만족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새로운 제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공은 북한 측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The ball is in North Korea’s court. Trump is not going to do anything at all. The US position is, we are happy to talk to North Korea whenever they want to, and in the meantime we will continue to apply sanctions.”

미국의 입장은 북한이 원할 때 언제든 대화에 나설 것이며, 그동안은 제재가 유지되는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중국과 러시아가 이전과 달리 일부 대북 제재를 완화한 정황이 드러난 사실을 상기시키고, 미-북 대화에 대한 북한의 관심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북한에 제시할 수 있는 것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Some is advocated the US needs to provide a benefit either in sanctions reduction or economic benefits, but the sanctions are really a response to North Korean behavior or misbehavior. And we are already reducing sanctions by not fully enforcing our own law.”

일각에서는 미국이 북한에 제재 완화나 경제적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하지만 이는 북한의 행동에 달렸으며, 이미 미국도 완전히 제재를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완화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모험’에 나설지 여부는 다음 달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카지아니스 국장] “I think we are going to know the answers probably the next few week, because the North Koreans is staring in March, that would be the time when they start really doing a lot of missile testing.”

북한은 보통 3월 중 본격적인 미사일 실험에 나섰다는 겁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액체연료 로켓을 다루기에 예민한 겨울은 북한의 미사일 실험 횟수가 통상적으로 적은 계절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향후 도발 수위를 결정하는 데는 계절에 따른 기술적 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 미국의 반응을 고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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