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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김정은 수술 후 중태설’ 보도…한국 정부 “이상징후 없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정치국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정치국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지난 15일 김일성 북한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때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 현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궁금증을 낳았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심혈관 시술을 받고 위중한 상태라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한 이상징후는 포착된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CNN’ 방송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는 정보를 미국 정부가 주시하고 있다고 이 사안을 직접 알고 있는 미국 관리를 인용해 현지 시간으로 20일 보도했습니다.

`CNN’은 또 다른 관리의 말을 빌어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믿을만한 것이라며, 다만 어느 정도 심각한지 판단하긴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의 북한전문 온라인 매체인 ‘데일리NK’는 김 위원장이 지난 12일 평안북도 묘향산 지구 내 향산진료소에서 심혈관 시술을 받고 인근 별장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21일 전했습니다.

시술은 평양 김만유병원 담당 외과의사가 집도했고 조선적십자 종합병원 등의 ‘1호’ 담당의사들이 줄줄이 진료소로 호출됐다가 김 위원장의 상태가 호전되면서 지난 19일 대부분 평양으로 복귀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지난 12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데 이어 15일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맞아 김 주석의 시신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아 그의 건강을 둘러싼 추측들이 제기됐습니다.

김 위원장은 2012년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오른 이후 한 해도 빠짐없이 할아버지 생일인 태양절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었기 때문입니다.

김 위원장이 가장 최근 보인 공개 행보는 최고인민회의 하루 전인 지난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일이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4년에도 40여일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건강이상설이 촉발됐습니다. 이후 김 위원장이 지팡이를 든 모습이 공개됐고 한국 국가정보원은 당시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김 위원장이 발목에 생긴 낭종 제거수술을 받았다고 확인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러나 이 같은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현재까지 북한 내부에 특이동향이 식별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관련해 확인해 줄 내용이 없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노동당이나 군부, 내각 등 최고지도자의 신변에 중대한 문제가 생기면 취해야 할 비상경계와 같은 특별한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또 다른 한국 정부 당국자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을 추정할만한 징후는 포착되지 않고 있고 김 위원장이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현재 묘향산 지구가 아닌 다른 지방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 통신도 21일 익명을 요구한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관계자가 김 위원장이 현재 위독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통신은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가 북한과 소통하는 중국의 주된 기관이라고 전했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보도에 나온 김 위원장의 시술 시점이 다른 정황들로 미뤄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수술을 했다면 정치국 회의 끝나고 12일 최고인민회의 사이에 갑자기 나빠져서 수술했다는 것인데 그러면 그 다음날 저렇게 최고인민회의에 김정은을 제외한 모든 주석단이 저렇게 대규모로 (행사를) 못하죠.”

또 북한이 지난 19일 ‘외무성 보도국 대외보도실장’ 명의로 ‘김 위원장 친서를 받았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반박한 것을 고려할 때 신변이상설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북한의 정치시스템으로 볼 때 김 위원장과 관련된 내용을 본인의 재가없이 공식 발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설명입니다.

한국 정부는 다만 김 위원장이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채 공개 행보에 나서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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