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9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지도했다며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 뒤에 세워둔 안내판에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4형'의 '핵탄두(수소탄)'라고 적혀있다.
지난 2017년 9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지도했다며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 뒤에 세워둔 안내판에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4형'의 '핵탄두(수소탄)'라고 적혀있다.

북한이 이미 전자기파를 활용한 무기를 완성했다고 미 의회 자문단체가 밝혔습니다. 핵 폭발에서 발생하는 전자기파는 적의 지휘통제체계와 방공망을 무력화시키는 무기입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 중앙정보국 러시아 분석관을 지낸 피터 빈센트 프라이 박사는 “서구 사회는 북한의 기만술 등으로 인해 북한의 전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북한은 이미 초강력 EMP탄과 대포 개발을 완료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미 의회자문단체인 ‘국가-국토안보에 대한 EMP 태스크포스’ 사무총장인 프라이 박사는 최근 공개한 북한의 전자기파(EMP) 위협 평가 보고서에서 러시아, 중국, 한국 등의 신뢰할 만한 정보소식통들 모두 이 같은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EMP 위협 최신 보고서 바로가기 

EMP탄이란 고출력의 전자기파를 순간적으로 발생시켜 폭발과 동시에 적의 지휘통제체계와 방공망을 무력화시키는 무기로, 크게 핵폭발을 이용하는 방식(NEMP)과 핵폭발 없이 사용하는 재래식 방식(NNEMP)으로 나뉩니다. 

한국 국방부도 지난 2019년 국방중기계획에서 EMP탄 배치를 공표하고 핵폭발을 이용하지 않는 방식(NNEMP)의 무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프라이 박사는 “북한은 이미 핵분열 방식(NEMP) EMP 계열 중에서도 러시아 기술을 차용한 초강력 EMP 무기 (Super EMP Weapons)역량을 확보했다”고 보고서에 명시했습니다. 

초강력 EMP탄은 잠재적으로 제곱미터 당 100kV 이상의 출력을 낼 수 있는 무기로, 미군 시설이 EMP공격을 견딜 수 있는 기준인 제곱미터 당 50 kV를 초과한다고 프라이 박사는 설명했습니다. 

“EMP 위원회 2004년 러시아 장성 2명 증언 확보” 

“러시아 관계자, 대북 선제 타격 필요성에 공감” 

특히 보고서는 러시아의 초강력 EMP탄 개발에 깊이 관여했던 2명의 장성이 2004년 미 의회가 발족한 ‘EMP 위원회’에 증언한 내용을 인용하면서, “관련 기술이 북한으로 흘러 들어갔다”고 지적했습니다. 

EMP위원회는 미 의회가 적성국의 EMP 공격 역량과 방어 전략을 평가하기 위해 발족한 조직으로, 프라이 박사도 위원회 일원으로서 조사에 참여했습니다. 

보고서는 당시 두 러시아 장성들은 EMP 위원회에 “북한이 수년 안에 무기체계를 완성할 가능성이 높으며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두 장성이 “러시아는 공개적으로 미국의 대북 선제 공격을 지지할 수는 없지만, 사적으로는 그와 같은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할 것”이라고 증언했다고 덧붙였습니다. 

What appears to be a 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 (SLBM) flies in an undisclosed location in this undated picture…
전문가들 “북한의 빠른 미사일 고도화, 외부 도움 가능성”
미군 고위 당국자가 최근 북한의 미사일 고도화 속도가 위협적으로 빠르다고 밝힌 가운데, 미사일 전문가들은 외국 과학자 등 외부 도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외부 도움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강구한 것이 빠른 개발의 배경이라는 지적입니다.

“2006, 2009, 2013년 북 핵실험, 초강력 EMP무기 실험과 연계” 

프라이 박사는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한 2006년에 1~2 kt, 2009년과 2013년에 6~9kt의 저위력을 폭발을 야기한 정황은 아주 낮은 폭발력이 필요한 초강력 EMP 무기 실험 내용과 상당히 일치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당시 많은 전문가들은 낮은 폭발력 때문에 주시하지 않았지만, 초강력 EMP 폭탄은 광자와 전자의 탄성 산란을 야기하는 ‘감마선’을 발산하는 방식과 유사하다고, 프라이 박사는 분석했습니다. 
 
또 보고서는 조지 부시 행정부 당시 북 핵 4자 회담, 6자회담 등에 관여했던 마이클 던 미 공군 중장의 발언을 인용하며, 당시 “북한 측은 핵 폭탄보다 더 큰 무기를 개발 중에 있다고 말했다”는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보고서는 “던 공군 중장이 그 이후 북한이 언급한 무기에 대해서 당시 중국과 러시아 관리로부터 초강력 EMP탄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워싱턴에 직보했다”고 언급했습니다. 

“북한, FOBS 방식 궤도강하 EMP 타격 역량 모색”  

프라이 박사는 또 이번 보고서에서 북한이 발사한 금성 3호, 금성 4호 위성이 구소련이 냉전시절 기획한 기밀 무기 ‘부분궤도 폭격체계’(FOBS)의 궤도와 상당히 유사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달 북한 동창리 발사장의 발사대 뒤쪽에 새로운 물체들이 포착됐다. 상당수 과거 위성사진에 없던 것들로, 차량과 장비로 추정된다. 출처=CNES/Airbus (Google Earth)
전문가들, 북한 ‘새 전략무기’ 두고 고체연료 ICBM, FOBS 등 가능성 제기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동창리 발사장에서 실시한 시험을 또 다른 전략무기 개발에 적용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부분궤도 폭격체계(FOBS)는 일단 저고도로 발사한 뒤 지구를 완전히 한바퀴 돌아 궤도 이동형 역추진 로켓을 이용해 목표를 향해 강하하는 방식으로, 현재 미국은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조기경보체계가 없습니다. 

프라이 박사는 북한이 잠재적으로 부분궤도 폭격체계를 활용해 초강력 EMP탄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재래식 무기로는 EMP 대포 이미 확보” 

이 밖에도 프라이 박사는 “북한은 핵 폭발을 이용하지 않는 EMP무기체계 (NNEMP) 기술도 확보했다”며, “ EMP 대포도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확보한 EMP 대포는 한국의 수도인 서울을 향하는 항공기의 운용을 제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2010년 12월, 2011년, 2012년에 발생한 대규모 한국 내 통신 장애는 재래식 EMP 무기 체계의 공격이 원인이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앞서 지난 2008년 프라이 박사가 참여한 EMP 위원회는 북한의 역량을 경고하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다만 미국의 전문가들 사이에서 북한의 EMP 위협의 실체에 대해 의견이 분분합니다. 

미 공군, 올해 3월 EMP 공격 조사 의뢰 입찰 진행 

제임스 보거트 미국 펜실베니아주 주니아타 대학 물리학 교수는 2017년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EMP 공격 가능성은 아직은 이론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1천 번 가까이 실험을 거친 핵무기와 달리 EMP는 실험에 기반을 두지 않은 과학의 영역이며, 따라서 깊은 지식이 축적되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반면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4일 VOA와의 통화에서 많은 전문가들은 핵무기 자체가 EMP 무기의 하나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베넷 선임연구원] “We have to remember is one, any nuclear weapon can cause EMP. And number two, the North Koreans are very familiar with what EMP is because they’ve written about it…”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핵 실험 과정에 상당한 지식을 축적 해 나갔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전임 트럼프 행정부는 2019년 3월 대통령 행정 명령을 통해 적성국의 EMP공격에 대한 국가적 기간 시설에 대한 방어 대책을 처음으로 지시했습니다. 

▶미 공군 EMP 공격 조사 의뢰 공개입찰 공고 바로가기 

또 미 공군은 지난 3월 처음으로 EMP 공격에 대한 보완 조사를 의뢰하는 1천6백 50만 달러 규모의 공개입찰을 진행했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