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TSUNOBU KATO
가토 가쓰노부 일본 관방장관.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북한이 오는 7월에 예정된 도쿄올림픽 불참 의사를 밝혔습니다. 북한의 올림픽 불참 결정이 최종적인 것인지, 또 일본인 납치 문제를 포함한 북-일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지난 6일 도쿄올림픽 불참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일단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이날 각국의 올림픽 참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대회조직위가 조정할 문제라며, 일본 정부는 올림픽에 많은 나라가 참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가쓰노부 관방장관/ 일본어]

북한이 도쿄올림픽 불참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올림픽을 계기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 등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려던 일본의 구상도 실현이 어려워졌습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의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전문 기자는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북한과 관계를 개선하려던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구상이 어렵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마키노 요시히로 기자] ”스가 총리께서는 아무 조건없이 김정은 총비서와 회담하고 싶다고 해왔기 때문에 그런 기회가 없어졌다는 것에서 충격을 받았다고 저는 듣고 있습니다.”

일본은 2019년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조건없는 정상회담을 통한 납치 문제 해결을 추진해왔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북한과 일본 관계는 납치 문제를 둘러싸고 상당히 꼬여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2002년 9월 당시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이 회담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15명의 일본인을 납치했다”고 시인하고 사과했습니다. 이어 피랍 일본인 5명을 일본으로 송환했습니다.

그러나 2004년 11월 북한이 피랍 여성 요코다 메구미의 것이라며 보낸 유골이 가짜로 밝혀지면서 양국 관계는 급속히 냉각됐습니다. 일본에서는 “북한에 속았다”는 여론이 확산됐고, 북한과 일본의 관계가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현재 일본 정부가 인정하는 납치 피해자는 17명인데 이 중 5명은 이미 돌아왔고 12명이 미해결 상태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12명 중 8명은 이미 사망했고 4명은 아예 북한에 들어오지 않았다며, 납치 문제는 이미 종결된 사안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올림픽 불참 발표가 석연치 않다고 말합니다.

북한이 도쿄올림픽에 불참하려면 주무 부처인 ‘조선올림픽위원회(NOC)’ 가 이를 결정하고 그 내용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통보해야 합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6일 체육성이 운영하는 ‘조선체육’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제32차 올림픽 경기 대회에 참가하지 않기로 토의 결정했다”고 밝힌 것이 전부입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도 아직 북한으로부터 올림픽 불참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IOC 대변인은 6일 “IOC는 북한의 국가올림픽위원회 (NOC)로부터 올림픽 헌장에 따른 올림픽 게임 참가에 대한 그들의 의무를 면제해달라는 어떠한 공식적인 신청도 접수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을 비롯한 IOC 회원국은 헌장에 따라 올림픽 대회에 참가할 의무가 있습니다.

IOC 대변인은 북한올림픽위원회와 코로나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 회의를 요청했지만 불가능했다고 밝혔습니다.

과거 북한을 10여 차례 방문한 일본 ‘주간 동양경제’ 후쿠다 게이스케 칼럼니스트는 북한의 이번 행동이 일본을 떠보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후쿠다 게이스케] ”제가 북한 관계자를 만났을 때가 작년 6월이었는데, 그 때까지만 해도 당연히 올림픽 가겠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이래서 놀랐는데, 노동당 대회 때 선대선, 강대강 결정이 영향을 줬을 수도 있고, 뭔가 상황이 달라지면 참가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올림픽 불참을 발표한 시기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도쿄올림픽은 7월 23일 시작되는 만큼 개회식까지는 아직 100일 정도가 남았습니다.

코로나가 우려된다면 5월이나 6월에 결정해도 될텐데 북한은 전 세계 나라 중 처음으로 도쿄올림픽 불참 의사를 밝힌 겁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과 비교해도 북한의 이번 불참은 이례적입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2018년 2월 9일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각국의 참가 마감시한은 2017년도 10월 30일이었습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참가 마감시한이 지나도록 침묵을 지키다가 2018년 1월1일 신년사를 통해 참가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평창올림픽의 경우 개막일 불과 한 달을 앞두고 참가를 결정한 반면, 이번에는 100일이나 남겨두고 불참 의사를 밝힌 겁니다.

게다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관영매체들에 관련 보도가 없는 것은 물론 북한 외무성도 아무런 언급이나 발표가 없습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의 도쿄올림픽 참가를 둘러싸고 두 가지 엇갈린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북한이 코로나 우려에 더해 정치적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올림픽 불참을 결정했기 때문에 끝내 불참할 것이라는 겁니다.

`아사히' 신문의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전문 기자입니다.

[녹취: 마키노 요시히로] “전체적으로 북-일 관계를 개선하려고 해도 잘 안 될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코로나 때문에 거둘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같습니다.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북한의 불참 결정이 상황 전개 여하에 따라 번복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일본 ‘주간 동양경제’의 후쿠다 게이스케 칼럼니스트입니다.

[녹취: 후쿠다 게이스케] “사실 북한이 계속 참가 않겠다고 할지, 올림픽 개최까지 아직 석달, 한 100일 정도 남았는데, 북한이 직전에 참가하겠다 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북한 전문가인 미 해군분석센터 켄 고스 국장은 북한의 이번 움직임은 바이든 행정부가 진행 중인 대북정책 검토에 영향을 미치려는 전략적 메시지라며, 올림픽 참가 여부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Strategic message to influence North Korea police review…”

북한과 일본 관계에는 납치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양자 관계 정상화 문제도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한국은 1945년 8월 일제 강점에서 해방되자 1965년 6월 한-일 기본조약을 맺고 일본과의 국교를 정상화했습니다. 이어 식민지배에 대한 배상금조로 청구권 협정을 맺고 일본으로부터 5억 달러를 받아 포항제철을 비롯한 경제개발에 활용했습니다.

반면 북한은 아직 일본과 국교를 정상화 하지 못했기 때문에 청구권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국교가 정상화될 경우 북한은 일본으로부터 100억 달러 이상의 청구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일본과 수교를 한다면 배상금 문제가 나옵니다. 최소 100억 달러를 받을 것이라는 얘기가 있고…”

북한이 도쿄올림픽 불참 의사를 밝혔지만 한국과 일본에서는 북한의 참가를 유도하기 위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국 청와대는 9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7월 열리는 도쿄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습니다.

같은 날 일본의 여야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일조(북일)국교 정상화 추진 의원연맹’은 납치 문제와 북-일 수교를 실현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할 용의가 있다는 결의를 채택했습니다.

도쿄올림픽은 오는 7월 23일 개막될 예정입니다. 신종 코로나 등으로 불확실성에 휩싸인 도쿄올림픽이 한반도 정세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됩니다.

VOA뉴스 최원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