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전날인 25일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26일 관영매체를 통해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전날인 25일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26일 관영매체를 통해 사진을 공개했다.

최근 북한판 이스칸데르 즉 KN-23의 개량형으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계기로 북한의 전술핵 미사일 위협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미국과의 핵 협상에서 핵 보유국 지위 인정과 핵 군축 협상 수용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전술핵 무기체계를 부각시키려 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전술핵무기 개발을 공식 천명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17년까지만 해도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급 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전략핵 개발에 총력을 기울였다가 핵실험은 2017년 9월, 그리고 ICBM 시험발사는 같은 해 11월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실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2019년부터 2020년 초까지 신종 단거리 탄도미사일들의 시험발사를 집중적으로 실시했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한 후 탄도미사일로는 처음으로 지난 25일 개량형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을 시험발사했습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는 전술핵 탑재가 유력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지목됐었는데 북한이 이번에 쏜 개량형이 사거리 600km에 탄두중량 2.5t 이라고 공개하면서 북한의 전술핵 실전배치가 머지 않았다는 관측을 낳았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31일 공개된 보고서에서 북한이 꾸준하게 핵과 탄도미사일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며 단거리를 포함해 모든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실을 수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도 최근 비공개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론상 북한이 소형 핵무기를 개발했다면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가 상당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입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이미 (미사일) 성능이 지난번에 쏜 걸로 어느 정도 기본 성능은 검증이 됐거든요. 그러니까 탄두만 소형화하면 바로 실을 수 있죠. 그런데 (탄두중량이) 2.5t이라고 하잖아요. 소형화할 필요도 없는 거죠. 이미 됐다고 보는 거죠.”

조 박사는 북한이 전술핵 개발에 치중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은 출범 초기인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검토 중인 상황에서 공개적인 중장거리 미사일 개발이 불러 올 후폭풍이 부담스럽기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유엔 추가 제재를 피하면서 핵물질과 무기체계의 수량을 늘리는 이른바 ‘수평적 고도화’의 하나로 전술핵 미사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전술핵은 일차적으로 한국을 겨냥한 것으로, 실전배치가 될 경우 한국에 큰 위협이라고 말했습니다.

개량형 이스칸데르가 이동식 발사대와 고체연료를 사용하는데다 발사 후 최종단계에서 급상승하는 이른바 ‘풀업 기능’까지 갖췄다면 사실상 요격이 어려워 한국으로선 북한 핵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박원곤 교수입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그냥 재래식 탄두로 나오는 미사일도 심각한데 이게 핵탄두가 달렸다는 건 훨씬 더 심각한 문제가 돼버리는 거거든요. 훨씬 쉽게 확전의 가능성이 크다고 그리고 선제타격, 예방타격의 유혹이 너무 커지는 거죠.”

양욱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는 북한의 전술핵 개발은 일차적으론 한국에 대한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함이지만 주한미군의 전략적 효용성을 떨어뜨리려는 의도도 내포돼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양욱 교수] “전술핵을 강조하는 것은 한-미 연합훈련 자체를 계속 실행하지 못하게 하려는 그런 수단이 될 수 있는 거고요. 그 다음에 어쨌든 전술핵 위험에 주한미군이 노출되지 않겠습니까, 결국 주한미군을 궁극적으로 나가게 하려는 압박 수단 중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이 미국과의 핵 협상에도 전술핵무기를 지렛대로 삼으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박원곤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앞서 8차 당 대회 때 각종 첨단 전략무기 개발 계획과 함께 전술핵무기 개발을 지시했고, 이어 전술핵 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이를 구체화함으로써 미국에 핵 군축 협상을 수용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전술핵무기, KN-23을 비롯해서 다양한 무기체계 포트폴리오를 다 밝히지 않았습니까. 그 의미는 자신들을 그냥 두면 이걸 다 만들고 간다는 거잖아요. 한-미가 못 막는 거 우리가 만들기 전에, 배치하기 전에 막아라 우리를 그러려면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핵 군축 협상을 하자 그 얘기죠.”

조한범 박사는 북한 전술핵은 한국이 대응수단을 찾기 어려운 직접적인 위협으로, 실전배치가 될 경우 안보 불안을 증폭시킬 것이라며 이 또한 북한의 노림수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은 미국 본토, 미국을 직접 압박하는 수단이라면 전술핵은 한국 전체에 대한 위협이 되거든요. 그러면 한국으로선 해결할 수 없는 안보 불안이 발생하는 거고요, 그러면 결국 북 핵 문제 해결에 더 매달릴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러니까 간접적인 압박이 되는 거고 이건 한국이 미국에 대해서 이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거든요.”

조 박사는 북한의 추가 미사일 시험발사 가능성에 대해 개발 단계에서 기술적 필요성은 있어 보이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규정하면서 긴장 고조 행위에 대한 상응 조치를 경고한 만큼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