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이 공개한 내산성 타일. 시리아로 향하던 것으로 북한 조선광업개발회사가 수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이 지난 2018년 공개한 내산성 타일. 지난 2016년 시리아로 향하던 내산성 타일은 북한 조선광업개발회사가 수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과 시리아가 이란을 지원하는 등 중동에서 군사 협력을 강화할 수 있으며 미국은 이를 주목해야 한다고 영국의 전문가가 지적했습니다. 두 나라의 협력이 경제 분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은 북한과 시리아가 중동 지역에서 이란 등을 군사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협력할 가능성을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새뮤얼 라마니 박사는 14일 ‘북한과 시리아의 무기 협력’을 주제로 미국 동서센터(East West Center)와 전미북한위원회(NCNK)가 공동 주최한 화상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중동 지역에서 북한의 불법 활동을 추적해온 라마니 박사는 군사 분야에서 북한과 시리아의 오랜 협력 관계가 중동의 다른 지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라마니 박사] “The North Korean relationship in the security sphere with Syria fits into a broader umbrella of support for Iran and line proxy militia groups throughout the Middle East whether that be the support for Hezbollah and the movement of Scud missiles to the Houthi rebels in Yemen.”

두 나라 관계가 헤즈볼라 같이 중동에서 이란을 대리하는 무장정파와 이란을 지원하고 예멘의 후티 반군에게 스커드 미사일을 이전하는데 적합하다는 겁니다. 

라마니 박사는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실제로 북한이 장거리미사일 개발에 ‘핵심적 부품’을 이란에 이전했으며, 예멘 후티 반군은 ‘화성 6호’로 불리는 북한산 스커드 미사일을 보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시리아의 무기 중개업자가 북한과 후티 반군의 접촉을 주선하고 리비아와 수단에 북한산 소형 무기와 군사 장비를 공급하려는 정황 등도 유엔 보고서에 적시됐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시리아가 중동 지역에서 북한과 비국가 행위자 간 무기 거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미국 정부는 이와 관련한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라마니 박사는 강조했습니다. 

라마니 박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이후 두 나라의 협력이 경제 분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라마니 박사] “Looking ahead to the post pandemic and as the Syrian war winds down, moving progress towards a reconstruction, I see in the North Korean-Syria partnership enduring and extending on past trends…In 2019, there was a memorandum of understanding that was signed between the Syrian and North Korean foreign ministries that was aimed at bolstering economic relations…”

북한 핵 기술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리아 핵시설 (DigitalGlobe 위성사진)

2019년 북한과 시리아의 외교당국이 시리아 재건사업을 포함한 양국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이런 움직임이 북한 노동자 파견 등 구체적인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라마니 박사는 특히 두 나라 모두 국제사회로부터 강력한 제재 압박을 받는 상황이 이들에게 협력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리아는 광범위한 경제 제재를 부과한 미국의 ‘카이사르법(Caesar Syria Civilian Protection Act)’ 때문에 전후 복구사업에 참여할 국제 파트너를 찾기 어렵고, 북한은 유엔 안보리 제재로 자국 노동자를 해외에 파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2020년 8월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 보고서는 시리아의 군사·건축 분야에서 최소 800여 명의 북한 노동자가 근무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시리아 정부는 유엔 측의 해명 요구를 무시하며 북한 노동자를 계속 받아들일 것이라는 의지를 보였다고, 라마니 박사는 설명했습니다. 

라마니 박사는 그동안 시리아에 미사일과 화학무기 기술 등을 지원했던 북한이 앞으로 시리아의 안보 분야 개선을 지원하는 ‘제3자’로 부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라마니 박사]“I think that North Korea could emerge as a third party that assists security sector reform within Syria as the Russians and the Iranians both are trying to influence the security sector reform process by exerting leverage over Assad. The Syrians might want to have a purely transactional partner in this sphere to help them and North Korea would be a good partner for that..."

시리아 내전에 개입했던 러시아와 이란이 시리아 안보 분야에서도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겠지만 아사드 대통령은 ‘순수한 거래 파트너’를 원할 수 있으며, 지정학적 이해 관계가 없는 북한이 좋은 상대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북한은 1970년대 초부터 시리아에 각종 무기를 수출하는 등 오랜 군사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2000년 이후에는 시리아의 플루토늄 생산,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 화학무기 제조 등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8년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2012년~2017년 사이 탄도미사일 부품과 화학무기 제조 물질 등으로 추정되는 40건의 화물을 시리아에 이전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