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에서 북한 노동당 8차 대회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6일 한국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에서 북한 노동당 8차 대회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제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를 통해 국가방위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사업총화 보고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면서 아직 경제와 대외정책 노선의 구체적인 내용을 전하진 않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대외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제8차 대회 이틀째인 6일 밝힌 사업총화 보고 내용을 7일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국가방위력을 보다 높은 수준으로 강화해 나라와 인민의 안전과 사회주의 건설의 평화적 환경을 수호하려는 중대 의지를 재천명하고 그 실현에서 나서는 목표들을 제기했다”고 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교통운수, 기본건설·건재공업, 체신, 상업, 국토환경, 도시경영, 대외경제를 비롯한 주요 부문들과 경제관리 분야의 실태가 분석되고 새로운 5개년 계획 기간 목표와 실천 방도가 상정됐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사업총화 보고가 대회 사흘째인 7일에도 계속된다고 밝혔지만 경제와 대외정책 등 국정 전반에 대해 논의된 구체적인 내용들을 아직 전하지 않고 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은 북한 매체의 보도로 미뤄 김 위원장이 경제난을 인정하면서도 아직까지 대외정책을 전환시키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국가방위력을 강화해서 평화적 환경을 만들겠다고 하는 것은 사실 핵 무력에 기반한 것이기 때문에 핵을 포기하거나 또는 대외전략을 바꾸겠다는 것을 시사하진 않았다고 봐요. 결국 김정은 위원장의 마무리 발언이 있을 것이라고 보지만 그 내용이 아직까지는 북한의 변화보다는 기존 노선의 관철, 이런 의지가 엿보인다고 보고요.”

신 센터장은 경제 부문에서도 교통이나 건설, 석탄, 전력 등 과거 늘 강조해 온 분야의 생산량 증대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보여 개혁 개방 의지도 감지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지난 5일 개회사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수행 기간이 지난해까지 끝났지만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됐다”고 경제 실패를 인정했습니다.

또 지금의 북한 안팎의 상황을 ‘일찍이 있어 본 적 없는 최악 중의 최악으로 계속된 난국’이라거나, ‘전례없이 장기화된 사상 초유의 세계적인 보건 위기 상황’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총화 보고가 당초 하루에서 이틀 정도 소요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대회 사흘째까지 계속되고 있는 데 대해 북한 내 위기감이 반영된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최악의 경제난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관측입니다.

김형석 전 한국 통일부 차관은 김 위원장이 여전히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지만 결국은 대외관계, 특히 한국과의 관계에서 경제난 완화의 숨통을 찾으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녹취: 김형석 센터장] “경제건설을 하기 위해선 자기들 스스로는 못하니까 결국은 외부로부터의 우호적 환경 조성을 위해서 남쪽은 명분상으로 조국통일을 위해서 남조선 인민들하고 서로 내왕하는 데 대해서 거리낌 없다, 이런 쪽으로 하면 명분도 설 수 있잖아요. 그러면서 경제적 실익도 얻을 수 있는 것이고.”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6일 이번 당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조국통일 위업과 대외관계 진전을 위한 중요한 문제들이 제기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한편 사업총화 보고가 길어지면서 이번 당 대회가 5년 전 7차 당 대회보다 더 길게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옵니다.

2016년 5월 초에 열렸던 7차 대회 땐 이틀간 당 중앙위 사업총화 보고가 있었고 대회는 총 나흘간 치러졌습니다.

3일 차에는 중앙검사위원회 사업총화 보고와 김 위원장의 ‘결론’ 등이 있었고 마지막 날 당 규약 개정과 당 중앙지도기관 선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8차 대회는 사업총화 보고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어, 당 중앙검사위원회 사업총화 보고와 당 규약 개정, 당 중앙지도기관 선거 등 남은 의제 일정이 줄줄이 밀리면서 당 대회 기간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한의 과거 당 대회 가운데 7차 대회처럼 나흘 만에 끝난 경우는 1945년 1차와 1948년 2차 대회 두 차례 뿐이었습니다.

1961년 4차 대회는 8일간, 1956년 3차와 1980년 6차 대회는 각각 7일과 5일간 이어졌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8일이 김 위원장의 생일이기 때문에 북한 당국이 이 날에 맞춰 대회를 마무리를 할지 아니면 생일을 지나치면서 대회를 진행할지 불분명하다며, 다만 신종 코로나 부담으로 대회 기간이 아주 길어지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