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 ‘북극성-5ㅅ(시옷)’이라고 적힌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등장했다.
지난 1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 ‘북극성-5ㅅ(시옷)’이라고 적힌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등장했다.

북한이 석 달만에 또 다시 열병식을 열어 몸집이 더 커진 새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SLBM과 ‘북한판 이스칸데르’의 개량형으로 보이는 전술미사일을 공개했습니다. 8차 당 대회를 통해 국방력 강화를 앞세웠던 북한이 연이어 미국과 한국을 압박하기 위한 무력시위를 벌였다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이 14일 저녁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거행됐다”고 15일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이번 열병식에서 ‘북극성-5ㅅ(시옷)’이라고 적힌 것으로 보이는 신형 SLBM 여러 발이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등장했습니다.

신형 SLBM 공개는 지난해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북극성-4ㅅ’을 처음 선보인 지 3개월 만입니다.

‘북극성-5ㅅ’은 ‘북극성-4ㅅ’과 동체 길이는 비슷하지만 더 굵어지고 탄두부가 길어진 것으로 파악돼 다탄두 탑재형 혹은 사거리 연장형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세계를 압도하는 군사기술적 강세를 확고히 틀어쥔 혁명강군의 위력을 과시하며 수중전략탄도탄, 즉 SLBM 세계 최강의 병기”가 동원됐다고 소개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은 직경과 탄두부 길이가 더 커진 것으로 미뤄 사거리를 늘린 신형 SLBM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불과 석 달만에 신형을 개발했다기 보다는 북극성-4ㅅ과 5ㅅ을 병행개발하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미사일 전문가인 권용수 전 한국 국방대학교 교수는 이번에 공개된 SLBM은 미 해군이 과거 보유했던 다탄두 SLBM인 ‘포세이돈’과 유사하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8차 당 대회에서 언급한 핵잠수함 탑재를 염두에 둔 모델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권용수 전 교수] “발전 진화 단계에서 정상적인 미국의 SLBM의 중간 버전으로 볼 수 있는 포세이돈 단계까지 왔다 생각하시면 돼요. 그건 뭐냐 하면 70년대~90년대 수준의 SLBM 모습을 갖춰 간 것으로 보면 돼요.”

북한은 8차 당 대회에서 “핵 장거리 타격 능력을 제고하는 데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핵잠수함과 수중발사 핵전략무기 즉 SLBM을 보유할 데 대한 과업이 상정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SLBM을 잇달아 공개했지만 시험발사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만큼 완성도와 실전배치 가능성은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총비서로 추대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기념 열병식을 지켜보고 있다.

한국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원 부형욱 박사는 북한이 8차 당 대회에서 국방력 강화를 강조한 데 이어 열병식까지 열면서 신형 전략무기를 선보인 것은 출범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차기 행정부를 압박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부형욱 박사] “힘든 상태로 가만히 놔둔다면 우리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이 길을 계속 가겠다, 불안정 상황을 조성할 수도 있다 그런 메시지를 보여줌으로써 미국을 변화시키려는 그런 의도된 행사라고 보는 것이죠.”

이번 열병식엔 또 대남용으로 평가되는 전술미사일로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의 개량형 추정 모델도 처음 등장했습니다.

기존 KN-23보다 탄두 모양이 뾰족해지고 미사일을 실은 이동식발사차량의 바퀴도 한 축 늘어났습니다. 이동식발사차량에 있는 조종석 역시 기존 것과 다른 형태입니다.

신종우 사무국장은 KN-23은 대남용으로 이미 한국을 사정권에 둘만한 충분한 사거리를 확보한 상태라며, 미사일 전체 길이가 늘어난 것은 탄두부 길이를 늘렸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신 사무국장은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8차 당 대회에서 언급한 전술핵의 탑재를 위한 개량형으로 추정했습니다.

[녹취: 신종우 사무국장] “그 정도 길이가 늘어난 이유가 뭐냐 하면 탄두 길이를 길게 한 게 아닌가로 추정이 되는데 이건 추정일 뿐이고 일단 사거리가 다 충족이 됐는데 왜 또 새로운 게 나왔을까를 봤을 땐 아마 거기다가 전술핵을 넣으려고 하는 게 아닌가 이렇게 추정해 볼 수 있고.”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2019년부터 연이어 시험발사했던 이른바 단거리 미사일 ‘신형 4종세트’ 가운데 이스칸데르 모델을 내놓은 것은 현재로선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유일한 전술 미사일이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대남 압박카드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이스칸데르 경우엔 지금 북한이 보여준 핵탄두로 봤을 때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신형 단거리 4종 세트 가운데 실제로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것은 이스칸데르 밖에 없다고 봐야 돼요. 현재로선 그러니까 그걸 보여줬다는 건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명시적 메시지라고 봐야죠.”

실전배치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KN-23은 지난해 10월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등장할 당시 사거리 600km 이상, 탄두 중량은 500~600kg, 직경은 92cm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