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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김정은  "대외관계 전면확대, 대남문제 고찰"


8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북한 노동당 8차 대회가 열렸다.
8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북한 노동당 8차 대회가 열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8차 대회에서 대외 관계를 전면적으로 확대 발전시키기 위한 방향을 천명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이 전해지진 않았지만 이례적인 표현이라는 점에서 향후 미국 등 대외관계에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대외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8차 대회 사흘째인 7일 행한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 내용 일부를 8일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조성된 형세와 변천된 시대적 요구에 맞게 대남 문제를 고찰했으며 대외관계를 전면적으로 확대 발전시키기 위한 당의 총적 방향과 정책적 입장을 천명했다”고 전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도하진 않았지만 대남과 대외 관계와 관련해 북한 최고지도자가 이례적인 표현을 사용해, 관련 정책들의 변화를 암시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북한연구실장은 ‘대외관계의 전면 확대 발전’이라는 표현이 중국이나 러시아, 동남아 등 기존 우호국들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홍민 실장] “대중, 대러 관계를 포함해서 미국을 제외한 대외관계에선 좀 더 적극적인 모색을 하겠다, 이런 차원에서 전면적 확대 발전을 이야기했을 가능성이 있고요.”

북한이 고려하는 대외관계가 미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미 메시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조성렬 자문연구위원은 북한의 대외관계와 대미관계를 분리해서 볼 수 없다며 미국과의 협상 의지를 내비치는 언급으로 해석했습니다.

[녹취: 조성렬 자문연구위원] “이번 3일차 대회에서 나온 내용을 보면 북한이 대외관계의 전반적 확대 발전을 얘기했고요, 이 부분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선 북-미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놓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대남 문제를 고찰했다’는 표현에 대해서도 그동안 외면해온 한국 정부의 남북협력 제안에 호응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통일연구원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조성된 형세와 변천된 시대적 요구에 맞게 대남 문제를 고찰했다는 표현은 지난해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당시 김 위원장의 대남 유화 메시지와 연결 지어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선임연구위원]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10월10일 당 창건 기념일 열병식에서 다시 두 손을 맞잡기를 기원한다고 말했거든요. 그러면 지난해 10월 10일 이후 남북관계 상황 변화가 없고 오히려 한국 정부가 여러 부담에도 불구하고 대북전단금지법까지 소위, 만들었거든요. 그러면 남북관계를 악화시킬 요소가 없었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의 10월 10일 언급은 유효하다고 봐야 되는 거죠.”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남북관계를 언급하면서 ‘대남 문제’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도 대남 문제 고찰의 구체적 내용이 나오지 않은 만큼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5일 시작한 당 중앙위 사업총화 보고는 사흘째인 7일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중앙통통신’은 지난 6일과 7일엔 “사업총화 보고는 계속된다”고 보도했지만 8일엔 “대회는 계속된다”고만 밝혔기 때문입니다.

전례에 비춰 사업총화 보고가 끝나면 곧바로 대남, 대외 정책을 포함한 보고 내용 전문과 결론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는 주말 공개가 유력해졌습니다.

한편 8일은 김 위원장의 37번째 생일이었지만 북한 매체들은 이와 관련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매체들이 김 위원장 생일을 일절 언급하지 않고 당 대회 소식만 전하는 것은 김 위원장의 애민의식을 선전하는 은근한 효과를 노린 것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선임연구위원] “김정은의 애민, 이번에도 계속 인민을 강조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사실은 생일을 중시하지 않는 게 아니고 은연 중에 생일에도 불구하고 헌신하고 있다,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을 개연성이 높죠.”

북한은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명절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지만 김 위원장의 생일은 공식적으로 기념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우 1974년 후계자로 내정되고 8년 뒤 40살을 맞은 1982년에 자신의 생일을 공휴일로 선포했고, 1995년에 ‘민족 최대의 명절’로 공표한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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