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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북한 조용원 조직비서 권력서열 급부상


12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8차 대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오른쪽에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왼쪽에 조용원 당 비서가 앉아있다.
12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8차 대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오른쪽에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왼쪽에 조용원 당 비서가 앉아있다.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북한 노동당 조직지도부가 권력 전면에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김정은 총비서를 밀착 수행해 온 조용원이 최근 열린 8차 당 대회를 계기로 권력서열 3위로 떠올랐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평양에서 열린 이번 8차 노동당 대회에서 가장 눈길을 끈 인물은 조용원이었습니다.

북한은 이번에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3인 체제에서 5인 체제로 개편했는데 여기에 조용원이 진입한 겁니다.

이로써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김정은 총비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리병철 당 중앙위원회 비서, 김덕훈 내각총리, 조용원 비서 등 5명이 됐습니다. 기존의 박봉주 상무위원은 탈락했습니다.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었던 조용원은 이번에 조직비서로 두 단계 승진한 것은 물론 정치국 상무위원이 됨으로써 북한의 핵심 실세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조용원의 정치적 위상은 13일 있었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소식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새로 꾸려진 지도부와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는데 조용원은 김정은, 최룡해에 이어 세 번째로 호명됐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FOCUS-118 WKC-ACT1>[중방] ”조선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이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동지,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이자 비서인 조용원 동지, 정치국 상무위원이며 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인 리병철 동지,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이며 김덕훈 총리…”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시 한미연구소(ICAS) 연구원은 조직지도부는 당의 핵심 조직이라며, 조용원이 전면에 나선 것은 중요한 움직임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래리 닉시] “The Organization and Guidance Dept is very powerful one and it’s significant move…”

조용원은 북한의 핵심 실세로 떠올랐지만 알려진 것은 별로 없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조용원은 1957년생으로 조직지도부에서 지도원으로 시작해 2014년부터 김정은 위원장의 현지 지도에 수행한 것이 전부입니다.

조용원은 지난 4년간 김 위원장을 가장 많이 수행한 인물입니다. 2017년에 34회를 시작으로 2018년 51회, 2019년 34회, 2020년 12회 등 총 131회를 수행했습니다.

이와 함께 김재룡 전 내각총리가 조직지도부장에 오른 것도 확인됐습니다.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8차 당 대회 소식을 전하면서 김재룡을 ‘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장’으로 호명했습니다.

조직지도부는 노동당의 인사와 간부들을 검열하는 핵심 부서입니다. 북한이 조직지도부장의 이름을 대외적으로 공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또 당 조직비서와 조직지도부장을 별도로 둔 것도 이례적인 대목입니다.

1970년대부터 당 조직비서와 조직지도부장은 겸직이 돼 왔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리만건과 김재룡도 겸직했으나 이번에는 조용원이 당 조직비서, 김재룡이 당 조직지도부장을 따로 맡은 겁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음지에 있다가 핵심 실세가 된 조용원이 북한 전반을 통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김정은은 비서국의 총비서이고 두 번째가 조용원입니다. 그러면 조용원은 그림자 실세에서 핵심 실세가 됐다고 볼 수 있고 또 조용원이 이번 8차 당 대회 그림을 그렸다고 볼 수도 있고…”

노동당이 전문부서를 새로 신설한 것도 주목되는 대목입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이번에 ‘노동규율부’와 ‘법무부’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규율조사부는 노동당 내 규율 위반 사안을 적발, 처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노동규율부장은 조직지도부 출신인 박태덕이 맡았습니다.

법무부는 국가보위성, 사회안전성, 중앙재판소, 중앙검찰소, 내각의 국가검열위원회 등 국가의 법집행 관련 기구를 전반적으로 관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2013년 김정은 위원장의 고모부인 장성택 처형 후 당 내에서 사라졌던 당 행정부의 기능을 되살린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노동당에 노동규율부와 법무부를 신설한 것은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흐트러진 사회기강을 바로 잡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북한 당국이 경제난으로 인한 부정부패를 없애려 하지만 잘 안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FOCUS-118 WKC-ACT4>[녹취: 윌리엄 브라운 교수] “It’s a reaction to corruption and bad management, whether it fix or not is whole another question…”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몇 년간 부정부패와 세도주의 척결을 강조했지만 계속적으로 '부정부패 사건'이 발생하자 더욱 강력한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입니다.

규율조사부와 법무부가 추가됐지만 노동당 내 전체 전문부서 수는 19개 그대로여서 모종의 통폐합이 이뤄졌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19명의 전문부서 부장 가운데 당 비서를 겸직하는 인물은 박태성(선전선동부), 리일환(근로단체부), 김두일(경제부), 최상건(과학교육부) 등 4명입니다.

또 조직지도부장은 김재룡, 군정지도부장 오일정, 통일전선부장 김영철, 국제부장 김성남, 간부부장 허철만, 경공업부장 박명순, 농업부장은 리철만이 맡았습니다.

이로써 2019년 4월부터 통일전선부장을 맡았던 장금철은 물러나고 김영철이 다시 복귀했습니다.

이밖에 리두성, 강순남, 김세복, 박정남, 최휘, 김용수 등 6명은 당 부장 명단에는 들어갔지만 어떤 부서를 맡았는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들 가운데 그동안 근로단체부장이었던 최휘는 이번에 리일환으로 교체돼 다른 부서를 맡은 것으로 보입니다. 또 김용수는 재정경리부장입니다.

한국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북한이 이렇게 노동당 전문부서 부장 명단을 공개한 것은 당의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전문부서장 이름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인 것인데, 이와 함께 책임성도 부과하고, 노동당을 중심으로 사회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추정됩니다.”

노동당 전문부서는 내각 각 부처와 각종 행정기구, 그리고 사회 전 분야를 실질적으로 조정, 감시하는 당 조직입니다.

북한은 또 이번 당 대회를 전후로 군사조직과 지도부도 개편했습니다. 인민군에 대한 정치사업과 당적 통제를 담당하는 총정치국 국장은 기존 김수길에서 권영진으로 교체됐습니다.

총정치국은 과거에 비해 위세가 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인민무력성 명칭을 국방성으로 변경한 것도 확인됐습니다.

북한의 군수산업을 총괄하는 제2경제위원장도 지난해 조춘룡에서 오수용으로 교체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오수용은 노동당 경제부장 출신입니다.

노동당 대회를 마친 북한은 17일 평양에서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합니다.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는 노동당 조직에 이어 국가기구와 내각에 대한 인사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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