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엽 장군과 연합군 지휘관들이 1951년 7월 10일 휴전회담을 위해 개성으로 가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알리 버크 해군 제독, L.C. 크레이기 공군 소장, 백 장군(당시 소장), C. 터너 조이 해군 중장, 매튜 B. 리지웨이 유엔군사령관, 핸리 I. 호디스 육군 소장.
백선엽 장군과 연합군 지휘관들이 1951년 7월 10일 휴전회담을 위해 개성으로 가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알리 버크 해군 제독, L.C. 크레이기 공군 소장, 백 장군(당시 소장), C. 터너 조이 해군 중장, 매튜 B. 리지웨이 유엔군사령관, 핸리 I. 호디스 육군 소장.

‘6.25 전쟁 영웅’으로 평가받는 한국의 고 백선엽 장군의 안장식이 오늘(15일) 한국 국립묘지인 대전 현충원에서 엄수됐습니다. 백 장군은 6.25전쟁 당시 전투복과 같은 모양의 미군 전투복을 수의로 입고 영면에 들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6.25 전쟁 영웅’이라는 평가를 받는 고 백선엽 장군의 영결식이 15일 오전 7시 30분쯤 서울아산병원에서 엄수됐습니다.

서욱 한국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열린 영결식엔 유가족과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 로버트 에이브럼스 미-한 연합사령관,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 역대 육군참모총장, 보훈단체 관계자 등 7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과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등 한국의 주요 정치인들도 자리했습니다.

군악대의 비장한 연주와 함께 육군 의장대원과 미군이 위패와 영정, 고인이 생전에 받았던 태극무공훈장과 미국 은성무공훈장, 태극기로 감싼 백 장군 관을 들고 영결식장으로 들어왔습니다.

에이브럼스 미-한 연합사령관은 추도사에서 고인을 “철통같은 동맹의 창시자 중 한 분”으로 평가하며 “한국전쟁 지상 전투의 가장 절망적이고 가장 암울한 순간에서 유엔군 전력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국군을 이끌었고 한국군의 기초를 다진 분”이라고 추모했습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이어 “전우여, 안녕히 가시라(Farewell, friend)”는 인사와 함께 유엔군사령부와 미-한 연합사령부, 주한미군사령부를 대표해 조의를 표했습니다.

역대 연합사령관들도 추모 영상을 통해 고인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존 틸럴리 전 사령관은 고인이 “미-한 동맹을 지원하고 장병들을 사랑하는 군인 중의 군인이었다”며 “백선엽 대장의 전설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월터 샤프, 제임스 셔먼, 빈센트 브룩스 등 다른 전임 사령관들도 잇따라 고인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장의위원장인 서 총장은 조사에서 “작년 5월 장군님을 예방했을 때 더 강한 육군을 만들어 달라시던 그 말씀은 아직도 귓가에 맴돌고 있다”며 “장군님이 사랑하는 전우들과 함께 피와 땀과 눈물로 지킨 대한민국을 굳건하게 지켜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1사단장을 지낸 송영근 예비역 중장은 추도사에서 6.25 전쟁 당시 다부동 전투 승리를 이끌었던 고인의 공로를 상기하며, “당시 패배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없었을 것이고 저나 여러분도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1사단은 고인이 6.25 전쟁 당시 이끈 부대입니다.

백 장군 장남인 백남혁 씨는 “아버지가 모든 전우의 이름을 기억하며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 했다”고 회고했습니다.

[녹취: 백남혁] “이제 아버님의 그 꿈은 이뤄졌습니다. 저 하늘에서 모든 전우들과 만나기 되셨기 때문입니다.”

부인 노인숙 여사를 시작으로 주요 참석자들의 헌화와 분향이 끝난 뒤 영구차는 봉송대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안장식이 열리는 대전현충원으로 향했습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대전현충원 장군 2묘역에서 열린 안장식에는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도 참석했습니다. 

안장식에서 경북 다부동 전투 참전용사와 장병 등이 백 장군 묘에 허토했습니다.

허토용 흙은 고인이 생전에 의미 있다고 생각한 다부동 등 6.25 격전지 8곳에서 퍼 온 겁니다. 

6.25전쟁 당시 전투복과 같은 모양의 미군 전투복을 수의로 착용한 고인은 유족의 눈물 속에 영면에 들었습니다.

지난 10일 100세 일기로 별세한 백 장군은 불과 33세 나이에 1953년 1월 육군 대장으로 진급, 한국군 역사상 최초의 4성 장군이자 ‘6.25 전쟁 영웅’으로 추앙받았습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인 독립군 토벌대로 알려진 간도특설대에서 2년 남짓 복무한 이력 때문에 한국 내에선 백 장군의 국립묘지 안장 여부를 놓고 찬반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날 안장식 현장에선 찬반 민간단체들이 대치해 한때 긴장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지만 큰 충돌은 없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