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한국전 참전용사 살 스칼라토 씨. 3일 '코리아 소사이어티' 화상 토론회에서  공개된 사진이다.
미군 한국전 참전용사 살 스칼라토 씨. 3일 '코리아 소사이어티' 화상 토론회에서 공개된 사진이다.

70년 전에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군 병사들은 아직도 참혹한 전쟁의 기억이 생생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해병대 출신으로 서부전선에서 치열한 고지 전투를 벌였던 살 스칼라토 씨도 그 중 한명인데요. 이제는 후대에게 한국전쟁을 알리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1952년 4월, 19살의 어린 나이로 한국전에 참전한 살 스칼라토 씨는 미 해병대 1사단 소속 자동화기병으로 판문점 일대

서부전선에 배치됐습니다. 파병 직후부터 중공군과 전선 주변 요지를 뺏고 빼앗기는 쟁탈전을 계속 벌였습니다.

스칼라토 씨는 3일 뉴욕의 민간단체인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한국에 도착한 지 7일 만에 소년에서 어른이 됐다고 회고했습니다. 첫 전투에서 동료가 총에 맞아 죽는 것을 목격한 것입니다.

[살 스칼라토] “There was a fella right next to me on my right side he was going home in a week. His name was Fred and he got hit in the belly and landed on me. That was the first time I came in contact with any kind of disaster.”

일주일이면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던 전우가 총을 맞고 자신의 몸 위로 쓰러졌다는 것입니다.

8시간 동안 지속된 전투 중에 정신없이 총을 쏘면서 전쟁의 한가운데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실감했고, 거듭되는 고지전 가운데 수류탄 파편에 맞았습니다.

[살 스칼라토] “From the corner of my eye I see this guy, throw something. I got hit with a grenade. So I roll down a hill.”

1952년 7월 일명 ‘시베리아 고지’ 전투에서 “누군가가 수류탄을 던지는 것을 곁눈질로 봤는데, 자신이 맞아서 언덕 아래로 굴렀다”는 것입니다.

눈을 뜨니 동양인 두 명이 있어 중공군에 생포될 것으로 우려했지만, 다행히 미군을 지원 중이던 한국인들이었고, 이들의 도움으로 병원선까지 헬리콥터로 후송됐습니다.

스칼라토 씨는 치료를 받고 회복됐지만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였다고 말했습니다. 한국도, 미국도, 모두 다 싫었고

전쟁이 지옥 같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어린 한국 소년의 죽음을 목격하면서 참전의 목적을 찾았습니다.

하루는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작은 마을에 지프 차를 타고 정찰을 나갔습니다. 길가에 한국 여인 두 명이 죽어서 쓰러져 있고, 주변에 소녀 둘과 작은 소년이 피 투성이로 울고 있는 것을 봤습니다. 5살 남짓으로 보이는 소년은 한 쪽 손목이 떨어져 나가 있었습니다.

[살 스칼라토] “I wrapped this little boy who had my neck and was chocking. He was about five six years old. I took his hand, I put it in my pocket.”

남자 아이를 안자 그 아이는 숨이 막힐 정도로 목을 세게 끌어 안았습니다. 마을 주민과 손짓 발짓 의사소통을 한 뒤 의사에게 아이를 데려다 주고 나오다가 깜빡 잊고 전해주지 않은 아이의 손을 주려고 다시 들어갔지만, 아이는 이미 죽어 있었습니다.

[살 스칼라토] “I knew why I was there, I finally got the answer that I’ve been questioning so many times. We were there to save these children.”

스칼라토 씨는 자신이 한국전에 왜 참전했는지 여러 번 고민하며 방황했었지만, 아이의 죽음을 본 그 순간 깨달음을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어린이들을 구하기 위해 미군이 그곳에 있다는 것입니다. 스칼라토 씨는 이후 자신이 예전보다 더 훌륭한 해병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오랫동안 ‘뉴욕주 한국전 참전용사협회’ 회장을 맡았던 스칼라토 씨는 1995년 협회가 결성된 이래 회원들이 미국인들에게 ‘잊혀진 전쟁’, ‘잊혀진 승리’인 한국전쟁을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살 스칼라토] “We decided to have what we call ‘Tell America Program’. We got to high schools. We were very successful over the past 25 years we’ve been doing this.”

‘텔 아메리카 프로그램’, 즉 미국에 한국전쟁을 알리는 사업을 통해 미국의 고등학교들과 도서관들에서 미군의 한국전 참전 경험을 알려왔다는 것입니다.

스칼라토 씨는 지금까지 25년간 교육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왔다며, 하지만 이제는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고령화 돼 외부 강연이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