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지난 2013년 1월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를 발사했다.
한국이 지난 2013년 1월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를 발사했다.

미국과 한국이 한국의 고체연료 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미사일 지침 개정에 합의했습니다. 미-한 두 나라는 그동안 4차례 개정을 통해 미사일 사거리와 탄두 제한 등을 완화해 왔는데요, 지금까지 과정을 박형주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미국과 한국이 28일 합의한 4차 미사일 지침의 핵심은 한국이 우주발사체에 고체연료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녹취:김현종 한국 NSC 2차장] "오늘부터 우주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는 2020년 개정 미사일 지침을 새롭게 채택하게 됩니다."

한국 청와대는 이번 개정으로 모든 기업과 연구소 등이 다양한 형태의 우주발사체를 자유롭게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군의 감시정찰 능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고체연료는 주입 시간과 보관 등의 강점 때문에 주로 군사용 미사일에 활용됩니다.

미사일 전문가인 이언 윌리엄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은 28일 VOA에, 이번 합의가 한국이 보다 강력한 ‘군사용 정찰기구’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CSIS 이언 월리엄스]“It will help South Korea develop a more robust national military reconnaissance complex. North Korea’s recent missile advancements are shortening the window of time South Korea has to detect and respond to North Korean missile launch preparations. So even though the United States shares satellite reconnaissance information…”

윌리엄스 부국장은 북한의 최근 미사일 진전이 한국이 이를 탐지, 대응해야 할 시간적 기회를 단축시키고 있다면서, 미국이 위성 정찰 정보를 공유하더라도 한국은 최대한 지체 없이 관련 정보에 접근하길 원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고체연료 기술이 우주 발사와 탄도미사일 모두에 활용 가능한 점을 언급하며, 앞으로 한국의 선택에 따라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이 가속화될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1979년 체결된 미-한 미사일 지침은 2001년부터 이번까지 모두 네 차례 개정됐습니다.

처음 지침이 만들어진 것은 박정희 정부 시절인 1978년, 한국이 지대지 탄도미사일인 ‘백곰’ 개발에 성공한 뒤였습니다.

이듬해 미국은 미사일 부품과 기술을 지원하고 한국은 미사일 사거리와 탄두 중량을 제한하는 ‘양해각서’ 형태의 합의를 맺었습니다.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를 180km, 탄두 중량을 500kg으로 제한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후 2001년, 당시 클린턴 행정부와 한국의 김대중 정부는 탄두 중량은 유지하면서 사거리를 300km로 늘리는 1차 개정에 합의했습니다.

여기에는 앞서 북한이 1998년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으로 평가되는 ‘대포동 1호’ 미사일을 발사한 상황 등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이어가면서, 2012년 오바마 행정부와 이명박 정부 시절 사거리를 최대 800km까지 늘인 2차 개정이 이뤄졌습니다.

이때 탄두 중량도 사거리와 연계해 늘릴 수 있게 됐는데, 사거리 500km의 경우에는 탄두 중량을 1t까지, 사거리 300km의 경우는 탄두 중량을 2t까지 늘릴 수 있도록 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당시 미-한 미사일 지침 개정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신중하고, 균형에 맞는 구체적 대응 조치”라며,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한 한국의 방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어 2017년 9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3차 개정이 이뤄졌습니다.

지난 2017년 9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당시 북한이 핵실험과 함께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을 십여 차례 이상 시험발사하며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었습니다.

이때 체결된 3차 미사일 지침은 모든 미사일의 탄두 중량 제한을 없애고 사거리 800㎞를 초과하는 고체연료 로켓 개발만 제한했습니다.

이어, 이번 4차 개정을 통해 고체연료 제한도 해제한 겁니다.

한국 청와대 측은 탄도미사일 사거리 800km 제한이 유지된 데 대해 “안보상 필요하다면 언제든 미국 측과 협의가 가능하다”며 “800㎞ 사거리 제한을 푸는 문제도 ‘머지않아, 때가 되면(in due time)’ 해결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