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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올해 공개활동 53회 그쳐…"코로나 등으로 역대 최저"


지난 9월 한국 서울역 TV화면에 한반도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한국 공무원이 북한군 총격에 살해된 사건에 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식 입장을 보도하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한국 서울역 TV화면에 한반도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한국 공무원이 북한군 총격에 살해된 사건에 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식 입장을 보도하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올해 공개활동 횟수가 집권 이후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활동을 자제한 탓이기도 하지만 경제난 심화로 현지 지도를 할 만한 명분이나 장소를 찾기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민간 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는 최근 ‘2020년 김정은 위원장 공개활동 특징과 함의’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습니다.

논평은 올해 북한 매체를 통해 확인된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이 총 53차례에 그쳤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한국 통일부가 내놓은 ‘김정은 위원장 동향 분석’ 자료와 비교할 때 2012년 김 위원장 집권 이래 역대 최저입니다.

가장 활발한 공개 행보를 보였던 2013년 기록한 212차례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고, 지난해 85차례와 비교해도 크게 줄어든 수치입니다.

부문별로는 경제 부문 공개활동이 전체의 26%에 해당하는 14차례로 김 위원장 집권 이래 가장 적었습니다.

군사 부문 공개 활동은 12차례로 8차례로 역대 최저였던 2018년 보다 소폭 많았습니다. 외교 부문 공개 활동은 올해 한 번도 없었습니다.

반면 정치국 회의 등 국내정치 관련 공개활동은 전체의 47%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주요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현지 지도는 올해 초 순천린비료공장 건설 현장을 비롯해 총 8차례에 그쳤고, 그나마도 보건의료와 자연재해 현장을 중심으로 이뤄졌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 예기치 못한 신종 코로나 사태로 김 위원장이 공개활동을 자제한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논평을 작성한 최은주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올해는 신종 코로나 등 경제외적 변수에 의해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방역 위험을 감수하면서 현지를 방문하는 공개 활동을 줄이고 회의 주재를 통한 실태 파악 등이 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신종 코로나 탓도 있지만 국제사회 대북 제재와 대규모 자연재해까지 겹치면서 경제난이 심화된 때문에 김 위원장이 공개활동을 할만한 장소나 명분을 찾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김정은 집권 10년래 최악의 상황, 더 크게 보면 북한 정권 75년 간의 거의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게 김정은 체제의 현실이거든요. 코로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공식적인 공개활동을 할 수 있는 명분이나 갈 수 있는 데가 거의 없어요.”

군 관련 공개활동은 올해 초반에 집중됐고 후반으로 갈수록 감소했습니다.

군사훈련 참관이나 군 부대 시찰은 동계훈련기간으로 알려진 3월과 4월에 집중적으로 진행됐고 이후에는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주요 군사정책을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김 위원장의 군사 행보는 내부 결속과 함께 대외 메시지를 함축하는 경우가 많다며, 올해 군사 행보가 줄어든 것은 미 대선과 전 세계적 신종 코로나 유행으로 군사 행보의 효과를 내기 어려운 환경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도발이나 군사 행보를 통해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을 압박을 하는 것인데 올해는 미국 대선 국면에 들어가 있었고 미국이 워낙 코로나라는 심각한 국면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북한의 그런 군사적 행보나 도발이 영향을 주는 게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지금 해 봤자 효과가 크지 않다라는 판단을 북한이 당연히 했을 것이라고 생각이 되고요.”

최은주 연구위원은 김 위원장 집권 이후 2013년부터 전체 공개 활동 중에서 경제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곧 가장 높았다는 점과 2019년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도 경제건설을

기본 전선으로 밝힌 점을 고려할 때 신종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면 김 위원장의 이런 공개활동 추세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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