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지난 2015년 10월 공개한 '이마드'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장면. 북한 로동미사일의 사거리를 늘린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란이 지난 2015년 10월 공개한 '이마드'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장면. 북한 로동미사일의 사거리를 늘린 것으로 알려져있다.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협력은 40년 동안 중단된 적이 없다고 미국의 군사 전문가가 지적했습니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NI) 분석관과 국방부 선임 동북아 정보분석관을 지낸 브루스 벡톨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이란이 북한과 장거리미사일 프로젝트의 협력을 재개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두 나라의 무기 거래는 공백기 없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돼 왔다고 말했습니다. 1980년대 초 북한이 이란에 스커드 미사일 기술을 전수한 뒤 이어진 협력관계는 현재 이란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원하는 단계에 도달했을 뿐 아니라 핵무기 영역에서도 이뤄지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북한의 무기 판매를 추적해 저서로 발간했던 벡톨 교수를 백성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보도된 대로 북한과 이란이 장거리 미사일 개발 관련 협력을 재개했다면, 도중에 중단했었다는 뜻이기도 한데요. 그렇게 파악하고 계신가요?

브루스 벡톨 미국 앤젤로주립대 교수 (사진제공=벡톨 교수 홈페이지)

벡톨 교수) 북한이 1980년대 초 이란에 스커드-B 미사일을 판매한 뒤 두 나라의 미사일 협력은 중단된 적이 없습니다. 이란은 당시 스커드-B를 이라크와의 전쟁에서 사용했죠. 이란은 스커드-B뿐 아니라 스커드-C, 스커드-D, 스커드-ER 미사일도 북한의 도움을 받아 이란 내 시설에서 생산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북한제 부품과 북한의 기술 지원을 필요로 합니다. 두 나라 간 협력이란 ‘북한이 이란에 일련의 미사일을 판매하는 관계’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북한은 2005년 무수단 미사일을 이란에 팔았습니다. 북한은 이후 이란이 이 미사일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현지에 지어줬고요. 이란은 북한이 제공하는 주요 부품이 없으면 여전히 이 미사일을 만들 수 없습니다. 이런 관계는 모든 스커드 계열 미사일을 비롯해 노동 미사일, 무수단 미사일, 대포동미사일/은하 3호로 이어졌습니다.

기자) 두 나라의 미사일 협력에 대해선 미국 정부도 이미 확인하지 않았습니까?

벡톨 교수) 미 재무부는 2016년 북한으로부터 80t급 로켓 추진체를 도입하고 기술을 전수받은 것과 관련해 이란인 등을 제재했습니다. 이런 관계는 미국과 이란이 핵 협상을 진행 중이던 시기에도 계속됐습니다.

기자) 80t급 로켓 추진체 기술이 이란에 흘러 들어갔다는 것은 심각성이 훨씬 큰 사건 아닌가요?

벡톨 교수) 80t급 로켓 추진체는 RD-250이라는 공식 명칭으로 불립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로부터 훔쳤거나, 사들였거나, 불법 획득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된 엔진인데 어떤 경로를 거쳤는지 모르겠지만 북한이 보유하게 됐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북한에 판매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요. 이 80t급 로켓 추진체는 (북한이 2017년 시험한 IRBM) 화성-12호에 사용됐고, 화성-12호는 (북한이 같은 해 발사한 ICBM) 화성-14호와 15호의 1단계 로켓으로 사용됐습니다. 따라서 1983년경에 시작된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협력은 지금까지 중단된 적이 없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기술과 부품, 관련 인력이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원하지 않았던 때는 그 이후로 없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기자)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 인용해 북한과 이란의 장거리 미사일 프로젝트에 대한 협력에는 매우 중요한 부품 이전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는데요. 어떤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을까요?

벡톨 교수) 80t급 로켓 추진체는 이미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고, 그 외에 어떤 것도 미사일의 주요 부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80t급 로켓 추진체는 화성 14호와 15호의 1단계 로켓으로 사용됐으니, 주요 부품이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2단계 로켓일 수도 있고 1,2 단계 로켓에 사용될 엔진일 수도 있습니다. 여러 가능성이 열려있습니다.

기자) 북한과 이란의 협력이 중·단거리 미사일 수준을 넘어 대륙간탄도미사일 부품과 기술 이전 단계로 넘어갔다면 치명적인 확산 활동인데요.

벡톨 교수) 그런데도 이 문제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있는 현실을 우려해야 합니다. 북한과 이란이 미사일 기술 협력을 계속해 왔다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는 강한 제재를 부과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미 2016년 관련 정황이 문서 형태로 확인이 됐는데도, 이 문제에 집중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미 이란에 ICBM의 1단계 로켓을 판매한 상황에서, ICBM의 2단계 로켓마저 이란에 판매하는 중이거나 이미 그렇게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 안이한 태도입니다. 우리는 북한이 미국 서부를 타격할 수 있는 ICBM과 미 본토 전체를 사정거리에 둔 ICBM을 개발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미사일 혹은 비슷한 종류의 미사일을 이란에 판매할 계획이거나 이미 그렇게 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누구도 북한이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ICBM을 갖기 원하지 않습니다. 그럼 이란이 ICBM을 갖게 되는 것은 어떻습니까? 이란이 어떤 이유에서든 북한보다 덜 위험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브루스 벡톨 교수의 저서 'North Korean Military Proliferation in the Middle East and Africa' 표지.

기자) 수십 년 동안의 협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이란 기술보다 앞서 있다고 보시나요?

벡톨 교수) 그렇게 평가합니다. 이란은 탄도미사일과 핵기술 모두에서 북한 보다 뒤처져 있습니다. 북한은 판매자, 이란은 구매자라는 뜻입니다. 모든 것은 결국 돈과 관련돼 있습니다. 이란은 북한에 달러를 넘기고, 북한은 탄도미사일 기술과 기술자, 부품을 제공했습니다. 또한 이란이 이런 미사일을 발사하는 시설을 짓는 데도 도움을 줬습니다.

기자) 일부 중동 국가, 특히 이스라엘은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협력에 대해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벡톨 교수)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데 ICBM을 필요로 하진 않지만, 북한으로부터 얻은 노동미사일 기술을 통해 이스라엘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이미 확보했습니다. 북한의 지원으로 시스템을 계속 확장하고 있고요. 이란의 이마드 미사일은 사거리를 1,700km로 늘린 노동미사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미사일로 이스라엘의 텔아비브를 공격할 수 있죠. 우리는 노동미사일에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또 이란이 올해 초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발사한 ‘키암’ 미사일은 북한제 스커드 미사일의 개량 기종입니다. 이런 상황은 중동은 물론 유럽의 안보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기자)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협력과 달리 핵 협력에 대해선 의혹만 제기됐을 뿐, 구체적인 증거가 제시되지 않고 있습니다. 어떻게 판단하시죠?

벡톨 교수) 미국 정부는 북한이 이란에 핵무기나 핵 관련 기술을 제공했다거나 혹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말을 절대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국의 군사 전문매체) IHS 제인스의 보고서와 관련 보도들이 두 나라의 핵 협력 정황을 꾸준히 지적해 왔습니다. 특히 이스라엘은 2007년 북한이 지원한 시리아의 원자로를 파괴했는데, 시리아에 있는 많은 시설에는 이란의 자금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이란 혁명수비대 장성 출신으로 국방차관까지 지낸 인물이 당시 독일로 망명한 뒤 북한이 이란의 자금을 지원받아 시리아의 원자로 건설에 관여했다는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북한이 시리아에 짓는 원자로에 왜 이란이 자금을 댔겠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이란이 북한으로부터 핵 관련 지원을 안 받는다고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브루스 벡톨 앤젤로주립대 교수로부터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른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협력 정황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백성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