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나 김.
해나 김.

미국에서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기리는 일에 앞장섰던 한국계 해나 김 씨가 미 보건후생부 부차관보로 임명됐습니다. 해나 김 부차관보는 바이든 정부가 미국의 다양성을 증진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에서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단체를 이끌었던 한국계 여성 해나 김(Hannah Kim) 씨가 미 연방 보건후생부(HHS) 부차관보로 발탁됐습니다. 

19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한 김 부차관보는 보건후생부 보건서비스 분야의 공보담당 부차관보로서 미국보건의료연구소(AHRQ), 소비자정보·보험감독센터(CCIIO),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CMS), 보건자원서비스부(HRSA) 등 산하기관의 공보 업무를 총괄하게 됩니다. 

해나 김 부차관보는 2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모든 미국인의 삶을 개선한다는 비전을 가진 바이든 행정부에서 일하게 돼 영광"이라며, 자신의 임명은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다양성을 증진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녹취: 해나 김 부차관보] “I'm very honored because President Biden has a vision for a country to improve the lives of all Americans and, you know, me being appointed to this role is proof that he is promoting diversity in our country. I hope that if anything, I could be proof that if you really work hard, you know, we live in a country where we have an opportunity to, despite our background, be made to play a big role in our country and serve our country.”

또 자신의 이번 발탁이 “정말 열심히 노력한다면 배경과 상관없이 큰 역할을 맡고 봉사할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나라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38세인 김 부차관보는 서울에서 태어나 6세 때 서부 캘리포니아주로 이민 온 한국계 1.5세입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초·중·고교를 마친 뒤 한국 서울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했고 이후 조지 워싱턴대학에서 정치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지난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때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캠프에서 아시아·태평양계(AAPI) 커뮤니티 담당 공보국장으로 일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2010~2016년에는 한국전 참전용사이자 대표적인 친한파 의원이었던 찰스 랭겔 전 하원의원의 보좌관을 지냈습니다. 

김 부차관보는 한국전쟁 참전용사를 기리는 활동에 적극 참여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2007년 젊은 한인들을 모아 한국전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을 딴 ‘리멤버 727’을 만들어 한국전 희생자 추모와 평화 기원 문화제 등을 매년 개최해왔습니다. 

또 2009년에는 미 연방정부의 '한국전 참전용사의 날' 제정을 위한 청원에 앞장섰으며, 그 인연으로 랭겔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하게 됐습니다. 

2017년과 2018년에는 세계 20여 개국과 미 전역을 돌며 한국전 참전용사를 만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해나 김 씨는 당시 VOA와의 인터뷰에서 자유와 평화를 위해 한국전에 참전했던 이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이들의 이야기를 후세에 남기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해나 김 씨] “한국전쟁이 잊혀지지 않기 위해서 더 늦기 전에 참전용사님들을 찾아가 감사를 드리고 이야기를 수집하는 계획을 갖고 있었는데, 랭글 의원님께서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하실 때 은퇴하시기로 하셔서 이 때가 아니면 더 늦을 것 같아, 나도 늦을 것 같아 그냥 떠난 거에요."

김 씨는 캐나다와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등 총 26개국을 방문해 참전용사 200여 명을 만났고, 이들의 사진과 이야기를 모아 한국 등에서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또 지난 5월에는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참석한 워싱턴 DC 한국전쟁 기념공원 ‘추모의 벽’ 착공식에서 진행을 맡기도 했습니다. 

김 씨가 대표로 있는 ‘리멤버 727’은 현재 ‘추모의 벽’ 건설을 위한 기금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해나 김 부차관보는 VOA에, 이 같은 활동은 “더 큰 맥락에서 미국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면서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기억하는 일은 자신이 “평생 헌신할 사명”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