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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김 전 CIA 센터장 "미한 대북정보 공유 상당히 긴밀"


지난 2018년 7월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에 동행한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지난 2018년 7월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에 동행한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미국과 한국은 군과 정보 당국 차원에서 대북 정보를 공유하고 있으며, 상당히 긴밀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앤드루 김 전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 센터장이 말했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대북 협상에서 핵심 역할을 한 김 전 센터장은 북한이 공격적이고 모호한 화법을 쓴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앤드루 김 전 미 중앙정보국 코리아미션 센터장은 미국과 한국이 대북 정보를 공유하는데 있어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전 센터장은 20일 하버드대 벨퍼센터가 개최한 화상세미나에서 두 나라간 대북 정보 공유는 두 개의 다른 차원에서 이뤄진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김 전 센터장] “There are two different level of intelligence cooperation. There’s a technical which is done by mostly military because we have the U.S. forces in Korea that work side-by-side with the S Korean military.”

기술적ㆍ전술적 대북 정보 공유는 한미연합사에서 이뤄지는데, 한미연합사령관은 미군 4성 장군이 맡고 부사령관은 한국군 4성 장군이 맡아 입수된 대북 정보를 긴밀히 공유한다는 설명입니다.

김 전 센터장은 또 국가적 차원의 정보는 두 나라 정보기관 사이에 공유되며, 역시 “매우 잘 운용되고 있고 상당히 긴밀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김 전 센터장은 미-한-일 세 나라간 대북 정보 공유 관계도 매우 긴밀하다며,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경색되면 외교관계는 어색해 지지만 정보당국 간 관계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앤드루 김 전 센터장은 미 중앙정보국에서 28년간 활동하다 2018년 말 은퇴했습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첫 해인 2017년 설립된 CIA 코리아미션센터의 초대 센터장을 맡았으며, 미-북 협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앤드루 김 전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 센터장이 하버드대 벨퍼센터 웨비나에 참석했다.
앤드루 김 전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 센터장이 하버드대 벨퍼센터 웨비나에 참석했다.

1차 미-북 정상회담... 정보당국 주도로 성사

김 전 센터장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미-북 정상회담은 “정보당국이 주도한 프로젝트였다”며, 북한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전 센터장은 미-북 갈등이 고조되던 2017년 제3국에서 북한 측과 접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폼페오 장관의 4차례 방북을 모두 수행했습니다.

[녹취: 김 전 센터장] “They want to approach us in a way that will be very quiet and they want to do it in a very careful way without people knowing what was going on. And they have tendency to rely on their security service to establish that kind of a channel.”

김 전 센터장은 북한이 매우 조용히, 사람들이 모르게, 조심스럽게 미국에 접근하고 싶어했으며, 그런 류의 접촉은 북한에서는 보안기관들이 담당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북 정보당국간 소통채널이 예전부터 있었으며, 북한이 그 채널을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회고했습니다.

그는 미-북 정상외교에 장단점이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김 전 센터장] “We as career intelligence officers it opened a lot of window, what a great opportunity to assess who we are dealing with. That’s something that the intel community always wanted to get more.”

김 전 센터장은 미-북 외교 초기부터 CIA가 관여했으며 이는 정보요원들이 분석 대상자를 평가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기회를 많이 제공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습니다.

특히 오바마 정부가 ‘전략적 인내’ 정책을 펼친 7-8년 기간 동안 정보의 공백(gap)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단점으로는 대통령과 국무장관 등 고위 당국자들이 정보 분석을 신뢰하기 보다는 북한 고위 당국자에 대한 스스로의 견해를 갖기 시작한 것을 지적했습니다.

[녹취: 김 전 센터장] “The most important customer like the President, Secretary of State, start to meet Kim Jong Un directly, they start to form their own opinion about these people. Kim Jong Un, Kim Yong Chol all these mystery people…”

CIA 정보의 가장 중요한 고객인 대통령과 국무장관 등이 김정은을 직접 만난 뒤에는 그를 비롯해 김영철 당시 노동당 부위원장 등 ‘신비로운 인물들’에 대한 직접 평가를 내리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갑자기 김정은 전문가가 됐다”고 김 전 센터장은 덧붙였습니다.

북한 화법 거칠고 모호… “끔찍하고 기분 나빠”

북한 당국자들과 직접 대면하고 접촉했던 김 전 센터장은 북한의 화법과 관련해 “중요한 문제를 논의할 때 왜 그렇게 불쾌한 언어를 쓰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북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명한 공동합의문을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과 김여정 노동장 제1부부장이 교환하고 있다.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북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명한 공동합의문을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과 김여정 노동장 제1부부장이 교환하고 있다.

김 전 센터장은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4개 조항에 대한 후속 협상을 위해 미국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하려 했을 때, 먼저 다룰 의제를 정하기 위해 메시지가 오갔다고 말했습니다.

이 중 ‘한반도 비핵화인지, 북한 비핵화인지’를 두고도 메시지가 오갔는데 북한은 “끔찍하고 불쾌한 언어를 썼다”고 김 전 센터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김 전 센터장] “They say if you’re not going to accept our term, don’t even think of coming into our airspace and we cannot guarantee what will happen if you do that.”

북한이 내건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북한 영공으로 진입할 생각도 하지 말라며, 미국 대표단에게 어떤 일이 생길지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김 전 센터장은 이 때 미국 대표단이 방북 계획을 취소했으며, 몇 달 뒤 평양에 갔을 때 김정은 위원장이 ‘당시 교신에서 일어난 일이 유감’이라고 직접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의 모호한 화법도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유럽에서 미국과 북한 협상단이 만났는데 북한 측은 “주민들의 생계를 도울 조치를 하라”고 계속 얘기했다는 것입니다.

미국 협상단은 그 뜻을 이해할 수 없어 당시 미국에 있던 김 센터장에게 전화를 했고, 김 센터장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풀이해줬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김 전 센터장] “And that’s exactly what they were saying later we found out. But my point is why they are saying more broadly when they’re sitting all the way several thousand miles away from Pyongyang to come out and have this very important negotiation with Americans.”

김 전 센터장은 북한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원했다는 것을 나중에 파악하긴 했지만 미국은 그 뜻을 밝히기 위해 수 개월을 지체했다며, 북한은 미국과 중요한 협상을 할 때도 개략적으로만 말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 전 센터장은 북한의 자존심 때문인 것 같다며, ‘구걸’ 하듯이 보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김 전 센터장은 북한이 바이든 정부 대북정책의 세부사항과 미-한 정상회담 결과를 주시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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