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 정부가 압류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네스트'호가 11일 미국령 사모아 수도 파고파고항에 정박해 있다.
미국 정부가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몰수한 북한 선박 와이즈어네스트 호가 지난 2019년 5월 미국령 사모아 파고파고항에 정박해있다.

미국 법원으로부터 대북 제재 위반을 이유로 몰수 판결을 받은 해외 기업 등의 자산이 1천만 달러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검찰이 최근 제재 위반 기업과 개인 등의 자산에 대해 몰수 소송을 제기하고 있어 앞으로 이 금액은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법원으로부터 자산을 몰수 당한 것이 확인된 기업과 개인은 총 4개, 액수로는 약 1천 158만 3천 달러입니다.

VOA가 미 법원기록 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워싱턴 DC 연방법원은 싱가포르 소재 기업 벨머 매니지먼트와 트랜스애틀랜틱 파트너스, 중국의 단둥청타이무역과 이 업체 대표 치유펑 등에게 최종 패소 판결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 벨머 매니지먼트는 2019년 3월 499만 달러에 대해 몰수가 결정됐고, 트랜스애틀랜틱 파트너스에 대해서는 2020년 3월 자산 200만 달러를 미 정부에 귀속하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앞서 미 검찰은 2017년 이들 두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몰수 소송에서 이들이 북한 정권과 연계된 회사를 대신해 정유를 구입했고, 이후 금액을 수령해 돈세탁을 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후 이들 자금의 몰수 여부가 공개되지 않던 중 법원기록 시스템을 통해 이들 자금 약 699만 달러가 몰수된 사실이 확인된 겁니다.

이와는 별도로 재판부는 벨머 매니지먼트가 불법 거래한 1천 302만 달러에 대해 앞선 몰수 자금과 별도로 검찰이 벌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고 최종 판결문에 명시했습니다.

이 금액까지 합친다면 대북 제재 위반 기업에 대한 미 검찰의 최종 승소 금액은 약 2천 500만 달러에 이릅니다.

중국 기업인 단둥청타이무역은 2017년 8월 미 검찰로부터 몰수 소송을 당한 기업입니다.

당시 소장에는 단둥청타이무역 등 여러 대북 제재 위반 기업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치유펑의 자산 50만 달러도 몰수 대상으로 지목됐었습니다.

미 법원은 2018년 9월 최종 판결을 통해 단둥청타이무역과 치유펑이 소송에 대해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며 ‘궐석판결’, 즉 원고의 주장만을 토대로 검찰의 손을 들어준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미 검찰이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치유펑은 단둥청타이무역과 단둥즈청금속회사 등 적어도 4개 유령회사를 동원해 북한산 석탄을 수입한 뒤 다른 회사에 판매했습니다.

특히 북한에 석탄 대금을 정산하면서 현금 대신 휴대폰과 설탕, 각종 사치품목으로 대신 지급하기도 했다는 게 당시 검찰의 판단이었습니다.

몰수 근거로는 미국의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과 ‘대북제재와 정책 강화법(NKSPEA)’, 미 애국법 311조, 돈세탁 위반 혐의 등이 망라됐는데, 재판부는 최종 판결문에서 관련 혐의를 모두 인정했습니다.

미 검찰은 최종 판결이 내려진 이들 소송 외에도 현재 여러 건의 몰수 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북한산 석탄을 운반하다 인도네시아 정부에 억류됐던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 호에 대해 2019년 최종 몰수 판결을 이끌어냈던 미 검찰은 지난해에만 적어도 4건의 북한 관련 몰수 소송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7월엔 3개 기업의 대북 제재 위반 자금 237만 달러를 겨냥한 소장을 제출했고, 9월엔 중국의 통신기업 ‘ZTE’와 북한 간 불법 거래를 주선한 중국 업체와 이 업체 관계자의 개인자산 등 약 95만 달러의 몰수를 요구했습니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3월과 8월엔 북한의 해킹범죄 수익금으로 알려진 가상화폐 계좌 수 십여 개에 대해 몰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현재 이들 4건의 피소 자금들은 모두 미국 금융시스템의 영향권 아래 놓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종 판결 이후 해당 자산이 미 정부에 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미 검찰은 최근 4건의 소송 당사자들 모두 자산에 대한 소유권 주장이나 소송에 대한 공식 대응을 하지 않은 점을 확인하고 재판부에 궐석판결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