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북한 평양 주민들이 미-북 2차 정상회담 기사가 실린 로동신문을 읽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회담 직후 내용을 전하면서 합의 결렬 사실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지난해 2월 북한 평양 주민들이 미-북 2차 정상회담 기사가 실린 로동신문을 읽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회담 직후 내용을 전하면서 합의 결렬 사실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북한 정권이 11월에 실시될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관망하는 자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 주요 신용평가사가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당장 외교적 돌파구를 찾거나 미국과 중대 위기를 일으키는 게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는 지적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주요 신용평가사인 피치 계열 컨설팅 업체 ‘피치 솔루션스’가 8일 미 대선을 앞두고 북한 정권이 어떻게 대응할지를 분석한 5쪽 분량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국가 위험과 산업연구 분석의 일환으로 작성된 이 보고서는 북한이 넉 달여 앞둔 미 대선에 대해 관망하는 자세를 취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보고서] “North Korea has seemingly adopted a ‘wait and see’ attitude ahead of the November 2020 US presidential election, meaning that Pyongyang does not see a further diplomatic breakthrough or a major crisis with the US as being in its interests."

북한 당국은 추가적인 외교적 돌파구나 미국과의 중대 위기가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보고서는 세 차례의 미-북 정상 간 회동이 북한의 핵무기 감축이나 미국의 제재 완화 등 의미 있는 돌파구 마련에 실패하면서 미-북 관계는 교착상태에 빠져있고, 종선선언 등의 구상도 여전히 답보 상태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가 미-북 관계 개선 노력을 더디게 한 가운데, 미국은 확진자가 계속 늘고 있고, 북한도 확진자가 없다는 주장과 달리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추정되면서 미 대선 전에 새로운 구상을 추진할 시간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어떤 새로운 시도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실패할 경우 뒤집힐 수 있으며, 미국의 최근 경제 위기 심화로 그런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피치 솔루션스’ 보고서는 그러나 북한 정권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됐을 때 자신들에게 훨씬 큰 이점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보고서] “We at Fitch Solutions believe that Pyongyang sees greater advantages in Donald Trump being re-elected compared to a Joe Biden presidency. Firstly, no previous US president has gone as far as Trump in seeking a rapprochement with North Korea.”

트럼프 대통령만큼 북한과 화해를 모색한 역대 미 대통령이 없으며, 김정은 위원장과 이미 세 차례나 회동하며 그를 공개적으로 치켜세웠고, 미-한 연합군사훈련의 취소나 축소, 주한미군의 추가 철수 언급 등은 모두 북한 정권의 오랜 요구 사항이란 겁니다.

아울러 북한 입장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모든 협상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압박에서 벗어나 집권 2기를 시작하면 업적 쌓기용으로 북 핵 관련 일괄타결 방안 등을 모색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동결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완화를 자제한 점, 대북 강경파인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해임했지만, 대북 강경책을 선호하는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유임한 것, 아울러 김 위원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여가 북한이 기대하는 본질적인 것보다 스타일로 특정지을 수 있다는 점 등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마냥 북한에 유리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9일 펜실베이니아주 던모어에서 연설했다.

‘피치 솔루션스’ 보고서는 예측하기 힘든 트럼프 대통령의 기질도 북한을 불안하게 할 수 있다며, 그러나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을 훨씬 더 부정적으로 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보고서] “Fitch Solutions Overall though, North Korea is likely to view Joe Biden much more negatively than Trump. Firstly, Biden has criticised Trump’s summitry with Kim Jong Un, and stated in February 2020 that he would not meet Kim unconditionally.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미-북 정상회담을 비판해 왔고, 아무 조건 없이 김정은 위원장을 무조건 만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설사 만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처럼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란 겁니다.

아울러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체로 무시했던 북한의 인권 침해에 매우 비판적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피치 솔루션스’는 북한이 미 대선을 앞두고 10월 당 창건 기념일 전후에 대미 압박 차원에서 신형 미사일을 발사해 주위를 놀라게 하는 것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신형 무기 시험은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을 곤란하게 만들 수 있고,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선호하는 듯한 모습을 감안하면 신형 무기 시험을 자제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습니다.

‘피치 솔루션스’는 또 북한 정권은 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든 핵무기를 유지한 채 아태 지역에서 지정학적 경쟁을 심화시키면서 중국으로부터 더 큰 물밑 지원이나 지지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