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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비료 수입 지난해 10분의 1 수준…“식량난 우려”


북한에서 극심한 가뭄이 발생한 지난 2012년 6월 황주군 고현리에서 여군들이 옥수수 밭에 물을 대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에서 극심한 가뭄이 발생한 지난 2012년 6월 황주군 고현리에서 여군들이 옥수수 밭에 물을 대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의 비료 수입이 지난해의 약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서 전문가들은 비료 부족을 이유로 북한의 올해 작황 상황에 대해 암울한 전망을 내놨었는데, 실제 비료 수입 감소가 수치로 확인된 겁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해관총서의 북-중 무역자료에 나타난 올해 상반기 북한의 대중 비료 수입액은 약 413만 달러입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수입액 3천974만 달러의 약 10% 수준으로, 북한의 대중 비료 수입이 크게 줄었음을 보여줍니다.

종류별로는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가 원료인 질소비료(Urea)가 260만 달러 수입액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인산이암모늄 계열 비료 113만 달러와 인산일암모늄 비료 23만 달러, 질소 등을 포함한 화학비료 17만 달러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이들 비료를 양으로 따져도 수입량이 크게 줄어든 것이 확인됩니다.

올해 비료 총 수입량은 약 1만4천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만1천593t의 약 8분의 1에 불과했습니다.

앞서 국제기구와 전문가들은 올해 북한이 식량난에 처할 가능성을 예상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봄철에 필요한 비료 수급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최대 무역국인 중국으로부터 들여온 비료의 양이 전년도 대비 10분의 1수준에 불과한 것이 확인되면서, 실제 식량난으로 이어질지 여부가 주목됩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비료 부족으로 인한 올해 식량난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녹취: 뱁슨 전 고문] “I am absolutely certain that the lack of fertilizer…

비료 부족 현상은 올해 북한의 농업생산량에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으며, 국제 식량 전문가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은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인비료공장’ 준공식을 여는 등 자체 비료 생산 능력을 높이려는 시도가 관측됐었습니다.

뱁슨 전 고문은 새로운 비료공장 준공이 대중국 비료 수입량 감소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에 대해, 올해 농사에 필요한 양을 생산해 내기엔 공장 준공이 너무 늦게 이뤄졌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뱁슨 전 고문] “They haven’t really even start this…”

중국으로부터 들여오던 비료 수입량과 한 때 한국으로부터 지원받던 매년 20만t의 비료를 대체할 만한 역량을 아직 갖추지 못한 것은 물론, 당분간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북한의 비료 수입은 국가 차원에서 이뤄진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북한 정권이 비료 수입을 줄이기로 결정한 배경에 대해 몇 가지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For some reason North Korean government has decided to import…”

브라운 교수는 우선 북한이 올해 농사에 지난해 만큼의 비료가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다른 가능성으로는 북한의 외화난을 지목했습니다. 제재 등으로 인해 외화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 당국이 비료 수입에 대한 중요도를 낮췄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밖에 브라운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비료를 운송하는 수단이 여의치 않았을 수 있다며, 그렇다 해도 북한 정권이 다른 품목보다 비료를 덜 중요한 품목으로 인식했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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