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 전문가들 "바이든 행정부, 트럼프 대북정책 중 취할 건 취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9일 델라웨어 윌밍턴 퀸스극장 대통령직 인수위 본부에서 연설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9일 델라웨어 윌밍턴 퀸스극장 대통령직 인수위 본부에서 연설하고 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다음달 취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최대한 빠른 시기에 대북정책 검토에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 중 취할 수 있는 건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석좌는 최근 군사전문 매체 ‘워 온 더 록’ 기고문에서 “북한은 결코 무시돼서는 안 되는 문제”라며 다음달 들어설 바이든 행정부는 다양한 대북 접근방식을 숙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차 석좌는 ‘북한의 비핵화: 바이든에게 주어진 6가지 선택’이라는 제목의 이 기고문에서 과거 미국이 북한과 관련해 취하거나 고려했던 방식들을 소개했습니다.

여기에는 ‘행동 대 행동’, ‘리비아 모델’, ‘통합적 위협’, ‘트럼프 모델’, ‘정치 개혁,’ 그리고 ‘군비 감축’이 포함됐습니다.

차 석좌는 이 6가지는 모두 북한 정권이 북한 내부의 정치 상황 만으로는 움직이지 않고 외부의 자극에 반응할 것이라는 전제조건이 있다면서, 특히 밑바탕에는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가 깔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차 석좌는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가 했던 것만 빼고 모두’라는 식으로 대북정책을 취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과거 미 행정부들은 전임자의 대북정책을 모두 거부하고, 나중에야 기존의 정책과 똑같은 정책을 취하는 등 시간을 허비하는(reinvent the wheel) 경우가 많았다는 겁니다.

따라서 바이든 당선인은 과거의 대북 접근방식에서 최선을 취하고 최악은 버리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가령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비핵화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약속한 합의 내용은 바이든 당선인이 포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대북정책 추진과 관련해 동맹과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며, 동맹이 모르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북정책의 성공에 대한 욕구가 극단적이 되면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과 상의 없이 연합훈련과 같은 동맹 자산을 협상에서 써버린 것과 같은 일이 생긴다고 주장했습니다.

차 석좌는 또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하는데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맞지만, 중국이 미국의 온전한 파트너는 아니라는 것을 바이든 당선인이 이해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서 중국과 미국의 이익이나 목적이 겹치는 부분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은 핵이 없고 궁극적으로 민주주의체제로 통일된 한반도를 원하는 반면 중국은 한반도의 민주화를 원하지 않으며, 현 상태가 유지되는 한 북한의 비핵화에 못 미치는 것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존 델러리 한국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 기고문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최대한 빨리 한반도 정책 검토에 들어갈 계획을 발표할 것을 조언했습니다.

이는 지루한 일이 될 수 있지만, 미국이 이 과정에서 무엇을 취해 어떤 정책을 세워나갈 지에 있어 결정적으로 필요한 작업이라는 겁니다.

델러리 교수는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북한이 외교에서 우선순위가 낮음에 따라 대북정책 검토를 전혀 진행하지 않았다며, 이는 잘못된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오바마 전 대통령은 2기 임기 마지막에 당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의 만남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 안보의 최우선 과제임을 인정했다는 겁니다.

미국 스탠포드대학 산하 후버연구소 마이클 오슬린 연구원은 안보전문 매체 '내셔널 인터레스트’ 기고문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북한에 대해 어떤 정책을 취하든, 임기 초에 북한의 도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오슬린 연구원은 또 한국과 일본과 긴밀한 상의와 협력을 추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바이든 당선인은 북한의 도발에 미국이 믿을만한 대응을 하도록 함과 동시에, 한국과 일본 정부가 이런 어려움에 맞서 서로 협력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북한에 대해 우유부단하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세계에서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지역에서 불안정한 움직임을 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