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종전선언과 관련해, 관계 변화에 대한 신호가 있다면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고려할 가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제재 완화 등 북한이 악용할 가능성에 대한 위험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20일 “어느 정도의 위험성을 감수하더라도 한반도 종전선언은 고려할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 브룩스 전 사령관]  “Now not all agree with this. I acknowledge that this is not widely accepted but I do believe that it is worthy of consideration and worthy of taking some degree of risk. If it does indeed signal a change of relationship, it allows South Korea to approach North Korea in a certain way. It allows changes in the military posture in both places, including the commitment of US forces. It allows North Korea to speak internally to its own population…” 

브룩스 전 사령관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한미연구소(ICAS)의  정례 가을총회에 대담자로 초청돼 미국 내 저명한 한반도 전문가들과 다양한 주제를 논의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 “관계변화 신호 있다면, 종전선언 고려 가치 있어” 

브룩스 전 사령관은 한국정부가 추진하는 종전선언이 현실화 될 경우 유엔군사령부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타라 오 동아시아연구센터 회장의 질문에, “널리 받아들여지는 생각은 아니고 어려운 문제지만, 고려할 가치는 있다고 본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종전선언이 실질적으로 관계 변화에 대한 신호라면 한국이 북한에 특정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평택 캠프 험프리스 내 유엔군 겸 주한미군 사령부 본부.

또 주한미군의 공약 등 남북 양측의 군사 태세에 변화를 야기할 것이며, 북한으로서도 대내적으로 주민들에게  홍보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북한은 대내적으로는 종전선언을 승리로 치장해 선전선동을 하겠지만, 한편으로 대화의 문을 다시 열어 유해발굴 재개, 9.19 남북군사합의 이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미국 정부, 종전선언에 따른 대북제재 방해 가능성 유념” 

“종전선언 현실화 돼도 유엔군 사령부 유지 필요” 

다만 미국 정부와 서방세계는 종전선언이 효과적인 대북제재를 방해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 유념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브룩스 전 사령관]  “This is certainly a concern of the United States and the West, as I understand it,  not being in government now that that can also be the first way to slip loose the knot of effective sanctions and the essential ingredient of a pressure and engagement campaign. Too much engagement, not enough pressure can be where we end up. I would submit to you that right now, we're on pause because we have too much pressure and not enough engagement. But as we go in opposite direction with something like the end of war declaration, it is possible that it goes too far and the North Korea simply pockets it as has been the case in the past.” 

브룩스 전 사령관은 현재 남북 또는 미북 대화 중단은 지나친 압박과 불충분한 관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종전선언과 같은 일은 과거의 수많은 실패 사례처럼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며, 미국 정부가 우려하고 있는 점도 지나친 관여와 불충분한 압박에 따른 북한의 악용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유엔군사령부는 국제적 노력의 본거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며, 종전협정이 발효되더라도 당분간 계속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월 백악관 각료회의 도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친서를 공개했다.

지크프리드 해커 전 로스 알라모스 미 핵연구소장은 이날 대담에서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장이 신간 ‘격노’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하노이 회담 직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북한의 핵무기 연구소를 폐기 대상으로 제안한 내용을 언급했습니다. 

해커 박사 “북 핵무기 연구소 폐기 제안 거부…사실이라면 큰 실수” 

북한 영변 핵시설을 4차례 방문한 해커 전 소장은 이 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미국이 북한의 제안을 거부한 것이 큰 실수였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해커 박사] “If that was true. If the US did not follow up that potential offer that was an incredible, incredible error because I would think their Nuclear Weapons Institute is like my alma mater at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A design place you know for the nuclear weapons. And so, were you aware of that and what do you think of that offer? 

해커 전 소장은 김 위원장이 제안한 북한의 핵무기 연구소는 로스알라모스 국립연구소와 유사한 핵무기 설계 연구소로 알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내용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는지, 또는 관련 평가를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브룩스 전 사령관은 알려진 제안 시점이 자신이 퇴임한 이후이며, 친서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 여부를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만일 사실이라면, 북한이 제안한 것은 실질적인 북한판 로스알라모스 연구소가 아닌 상징물이거나 실질적으로 폐기 가치가 없는 가짜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브룩스 전 사령관] “If it's a sham Los Alamos and it's being given up for symbolic purposes, not for effective purposes, then it would not be an acceptable offer and wouldn't be deemed as serious, I don't know, Sieg. Honestly, I wasn't there so I can't say, but I have to believe that there's something that caused that to be viewed as not good enough.”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지만 미국 정부가 거부한 데는 이유가 있다고 믿으며, 분명 그와 같은 제안이 충분히 좋은 거래라고 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 “중국과 균형외교 취해도 동맹유지 가능”

브렌든 멀바니 미 국방대학 산하 중국항공우주연구소장은 최근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참여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평가를 물었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한국은 이미 1950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했고, 1953년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했을 때 다시 선택을 했다며, 미국과 동맹이 되는 것을 이미 오래 전에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양자택일을 요구하는 시각은 매우 얕다고 본다며, 미국 정부도 이를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한국이 중국과의 균형된 관계를 유지한다고 해서 동맹의 성격이 종식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하지만 한국 정부 내 지인들로부터 미국이 양자택일을 압박하고 있다는 의견을 많이 듣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이날 앞서 에스퍼 국방장관이 대중 공조에서의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쿼드 외 역내 핵심 협력국으로 10개 나라를 거론한 가운데 한국을 언급하지 않는 점이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20일 워싱턴 민간단체 애틀랜틱카운슬이 주최한 '미국 안보와 동맹의 역할'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에스퍼 장관 "동맹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 계속 압박"
미 국방장관이 중국과 러시아에 대처하기 위해 동맹국들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동맹국들이 미국과 같은 목표를 공유하는지 추적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한국의 거리두기에 대한 미국 정부의 일종의 응답차원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