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VOA가 세네갈 현지인으로 부터 입수한 공사현장 동영상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마스크로 입을 가린 채 일하고 있다.
최근 VOA가 세네갈 현지인으로 부터 입수한 공사현장 동영상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마스크로 입을 가린 채 일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가 정한 전 세계 북한 노동자 송환 시한이 6개월이 지났지만 각국의 이행보고서 제출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 나라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낀 북한 노동자들이 작업에 몰두하는 장면도 촬영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채택한 결의 2397호를 통해 전 세계 모든 북한 노동자들이 지난해 12월까지 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이어 각 유엔 회원국들에게 송환 시한일로부터 3개월이 지난 시점까지 자국 내 북한 노동자 현황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습니다.

북한 노동자 송환 시한일로부터 약 6개월이 지나고, 각국의 보고서 제출 시한이 약 3개월이 지난 2일 현재 안보리에 노동자 상황을 알린 나라는 모두 37개국입니다.

이들 37개국 중에는 한때 북한 노동자들이 활동했던 베트남과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와 같은 나라도 있지만, 대부분 미국과 캐나다, 영국처럼 북한 노동자가 사실상 전무했던 나라들입니다.

북한 노동자 현황이 제대로 집계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2018년 발표한 북한 관련 주의보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있는 41개 나라를 지목한 바 있는데, 이 중 올해 안보리 보고서 제출 목록에 이름을 올린 나라는 12개국에 불과합니다.

지난해 9월 아프리카 세네갈의 식품회사 '파티센' 공장 건설 현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프리카를 비롯한 일부 나라들은 보고서 제출을 지난 몇 년 간 전혀 하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북한 노동자들이 여전히 활동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져 주목됩니다.

특히 지난해 VOA가 북한 만수대 소속 북한 노동자 수 십여 명이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고 고발한 세네갈에선 북한 노동자들의 활동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근 VOA가 확보한 영상 자료에는 만수대의 위장회사 격인 코르만 컨스트럭션 소속 북한 노동자들이 한 주택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장면이 나타나 있습니다.

[녹취: 현장음]

이들 북한 노동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을 목적으로 한 듯 대부분 마스크를 낀 채 작업에 몰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또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 상황을 잘 아는 복수의 소식통은 최근 VOA에, 과거 3~4만 명으로 추산되던 북한 노동자 중 약 30% 정도가 러시아에 계속 남아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 5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북한 노동자 1천여 명이 계속 남아있다고 밝혔는데, 이보다 더 많은 북한 노동자가 아직 체류 중이라는 겁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발표한 ‘2020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북한을 최하위인 3등급(Tier 3)으로 분류하면서,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일부 국가에 여전히 북한 노동자들이 남아 있거나 새로 추가되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엔에 보고서를 내는 나라의 숫자가 적고, 또 일부 나라들에서 북한 노동자의 외화벌이가 계속되고 있지만, 전체적인 해외 노동자 규모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었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어 보입니다.

VOA는 지난해까지 유엔 등에 제출된 보고서를 종합해 북한으로 돌아간 노동자가 2만 명이 넘을 것이라고 추산한 바 있습니다.

또 올해 유엔에 보고서를 제출한 나라들도 대부분 더 이상 북한 노동자가 남아있지 않다는 내용을 보고서에 담는 등 북한 노동자에 대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아울러 일부 북한 국적자가 남아 있다고 밝힌 나라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국경 봉쇄 등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북한 노동자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의 북한 식당인 '고려식당'에서 북한인 종업원들이 일하고 있다.

한때 북한 노동자들이 건설 현장에 투입됐던 것으로 알려진 쿠웨이트의 경우 2018년 이후 총 904명의 북한 국적자를 송환했다면서, 송환 대상자 중 절반이 쿠웨이트에서 돈을 벌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중동국가인 아랍에미리트도 송환 시한일 이전에 북한 노동자들의 거주허가증을 모두 취소해 더 이상 북한 노동자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북한의 우호국인 베트남은 지난해까지 94명의 북한 노동자가 체류했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돌아가지 못한 31명 만이 남아 있고, 이들은 더 이상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