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강원도 철원 중부전선에서 군인들이 철조망을 따라 걷고 있다. (FILES) This file photo taken on April 23, 2020 shows South Korean soldiers patrolling along a barbed wire fence Demilitarized…
지난 4월 한국 강원도 철원 중부전선 비무장지대 군인들이 순찰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의 제재 대상인 북한 내각의 원유공업성이 원유공업국으로 조직이 축소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제사회 제재 강화로 원유 수입이 크게 줄어든 데 따른 조치라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31일 강원도 철원군 수해지역 지원 소식을 전하며 ‘원유공업국 여단’이 주택 건설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해당 기사에서 밝힌 원유공업국은 북한의 원유 수입 등을 담당한 내각 산하 원유공업성이 기구를 축소하면서 국으로 명칭을 바꾼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3월 11일 이후로 원유공업성이라는 기구 명칭을 언급한 적이 없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4년 원유공업총국에서 원유공업성으로 조직을 격상시킨 바 있습니다. 하지만 16년만에 다시 국으로 조직을 줄인 겁니다.

이 같은 조치는 대북 제재로 인한 원유 수입 급감 때문이라는 관측입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는 2017년 결의 2397호를 통해 1년간 북한에 공급할 수 있는 정제유를 총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회원국이 북한에 제공한 정제유 양과 금액을 보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018년 북한의 원유 관리 부처로 원유공업성을 지목해 특별지정제재대상 명단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또 해상에서의 선박간 환적을 통해 은밀하게 북한으로 넘겨지는 원유 유통 수법에 대한 국제사회의 감시망도 지난해부터 한층 촘촘해지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최근 북한의 지난 1월에서 7월까지 정제유 수입량이 14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4만t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탈북민 출신인 김영희 KDB미래전략연구소 한반도신경제센터 선임 연구위원은 김일성 시대부터 원유 담당 내각 기구에서 원유 수입은 물론이고 북한의 서안만과 동안만 일대 유전 개발을 추진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김영희 선임연구위원] “원유 수입이 축소되고 그 다음에 원유 개발에서 큰 성과를 못 봤어요. 그러니까 김정은 정권 들어선 실리, 실리, 잘 안 되는 것은 과감히 버리고 잘 되는 것은 과감히 확대를 하고 이런 정책이잖아요. 그러니까 실리적으로 접근한 게 아닌가 그래서 국으로 하향시킨 게 아닌가 싶어요.”

북한은 석유공급로가 막히다시피 하면서 석탄을 원료로 하는 탄소하나화학공업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원유 생산량이 전무한데다 대북 제재 강화로 외국으로부터의 수입도

여의치 않은 북한에서 김정은 시대 들어 석유를 대체한 석탄화학공업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탄소하나화학공업은 김일성 정권 때부터 시도해오던 일입니다. 그러나 이는 역대 김일성 김정일 정권에서 모두 실패했고요. 김정은 정권에서도 초기부터 탄소하나화학공업을 강조했는데 지금 그 어디에서도 이 기술이 완성됐다는 보도가 나온 게 단 한 건도 없어요. 그리고 세계적으로도 이론적으로는 증명이 됐는데 경제성을 확보한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거든요.”

북한은 원유공업성 이외 다른 내각 기구들에 대해서도 일부 구조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999년부터 자리를 지켜오던 전자공업성도 국 규모로 축소됐습니다.

전자공업성 명칭은 지난 3월 7일 ‘노동신문’에서 언급된 게 마지막이었고 4월부터는 ‘조선중앙방송’에서 전자공업국이 등장하면서 기구가 축소됐음을 확인했습니다.

내각의 일용품공업성과 지방공업성 역시 통·폐합됐거나 명칭을 바뀌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일용품공업성과 지방공업성은 지난 2018년 식료일용공업성에서 두 부처로 분리 개편됐습니다.

이들 기구는 주민생활과 밀접해 그간 한 달에도 수 차례 소개됐지만, 3월부터는 모든 매체에서 관련 보도가 종적을 감췄습니다.

조한범 박사는 제재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북한이 이에 대응해 내각 기구를 일부 재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