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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스라엘 전직 당국자들 “중동 지역 북한 불법활동 저지 어려워…북-이란 핵 협력 주시해야”


시리아가 북한의 협력을 받아 건설한 것으로 알려진 알키바의 원자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됐다.
시리아가 북한의 협력을 받아 건설한 것으로 알려진 알키바의 원자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됐다.

중동 지역에서 비밀리에 이뤄지는 북한의 무기 판매와 대량살상무기 기술 이전은 감지와 저지가 어렵다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직 고위 당국자들이 밝혔습니다. 따라서 현재 확증이 없어도 북한과 이란의 핵 협력 여부를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보는 20일,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 북한의 무기 판매와 군사 기술 이전을 막기 위해 4가지 정책 수단을 약 30년 간 사용해 왔지만, 목표를 달성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인혼 전 특보는 이날 워싱턴의 브루킹스연구소와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 공동 주최로 열린 ‘중동에서의 북한의 역할’에 관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중동 국가들에 북한의 군사장비 구입을 포기하도록 권장하거나 압박하는 접근법을 미국의 정책 도구 중 하나로 꼽으면서 이같이 전망했습니다.

아인혼 전 특보는 중동 지역 내 북한의 최고 고객 일부가 미국이 거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나라들이란 점에서 미국의 정책은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인혼 전 특보는 또 북한의 무기 확산 활동에 개입한 개인과 단체를 경제적으로 제재하는 접근법은, 북한이 직접적으로 국제금융체제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인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무기 수송∙이동 차단 (interdiction)은 보통 획득이 불가능한 ‘정확하고 실행 가능한 첩보’에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며 한계를 지적했고, 마지막 접근법인 미-북 협상은 현재 ‘난관에 부딪혔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아인혼 전 특보] “Taken together, these various policy tools may, to some extent, impede North Korea's missile proliferation activities in the Middle East. But stopping those activities, especially given North Korea's extensive and highly sophisticated illicit proliferation network, is very unlikely.”

아인혼 전 특보는 “미국의 정책 수단들은 중동 지역 내 북한의 미사일 확산 활동을 어느 정도 저지할 수 있지만, 북한의 광범위하고도 고도로 정교한 불법 확산 네트워크를 고려할 때 중단시키기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무기는 중동에서 선호도가 매우 높고, 다른 나라 제품만큼 정교하지는 않아도 상대적으로 값싸고 신뢰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아인혼 전 특보] “So the North has been a supermarket of a military assistance with products ranging from training to military advisors, to tunnel construction, to small arms and light weapons, to rockets and missiles of various ranges, to equipment and technology for producing rockets and ballistic missiles. And assistance was not confined to the conventional domain.”

아인혼 전 특보는 북한이 중동에서 군사훈련, 갱도 건설, 소형 무기와 로켓, 다양한 사거리의 탄도미사일 판매, 탄도미사일 생산을 위한 장비와 기술 이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군사 원조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의 원조는 재래식 무기에 국한되지 않으며, 핵과 화학무기 개발로까지 확장됐다고 말했습니다.

아모스 야들린 전 이스라엘군 정보국장도 이날 세미나에서 중동에서 북한의 “확산 활동에는 제한이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야들린 전 국장은 중동 지역에서 ‘매우 은밀하고 은폐적 방식’으로 이뤄지는 북한의 활동 중 많은 부분이 알려지지 않았다며, 이 지역에서 북한의 불법 활동을 적발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녹취: 야들린 전 정보국장] “The most interesting issue about it (North Korea’s role in Middle East) that we don't know everything. A lot is still under the cover of the ways of North Korea is behaving and operating in a very secret, concealing way.”

이스라엘과 미국 정보 당국은 과거 시리아가 북한의 도움으로 핵무기 획득을 위한 알키바 원자로를 건설하고 있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던 사례가 있고, 이를 통해 교훈을 얻었다는 겁니다.

야들린 전 국장은 시리아는 이스라엘과 가깝고 영토가 크지 않은데도 북한과 공조해 핵무기를 획득하려 한다는 정황을 알아채지 못했다며, 영토가 크고 지리적으로 먼 이란과 북한의 핵 협력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보 당국은 관례적으로 북한과 이란의 핵 협력이 없다고 보지만, 실제로는 그 정황을 발견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야들린 전 정보국장] “It is a must to continue (to) look for cooperation between Iran and North Korea because it is so natural politically and geopolitically. North Korea, in a way, is a model of Iran on how to achieve deterrence against the U.S. (and) how to behave all the rogue behaviors without being punished.”

시마 샤인 전 이스라엘 전략부 부국장은 이란이 핵 개발에 필요한 물질을 북한으로부터 ‘밀반입’할 수 있다면, 이를 시행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밀반입과 같은 은폐 방식이 아니라면 평화적인 핵 이용을 주장하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과의 협력을 주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북한과의 핵 협력이 이란에 상당한 해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샤인 전 부국장은 이어 “이란이 과거 보다 북한 사례에 훨씬 더 가까워지고 있다”며, 올해 초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 (NPT) 탈퇴를 거론한 점을 지적했습니다.

[녹취: 샤인 전 부국장] “So this is an example of one which should take into account that Iran can imitate the North Korean example.”

샤인 전 부국장은 이란이 지난 2003년 NPT 탈퇴를 선언한 북한의 선례를 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지다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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