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평도에서 바라본 북한 옹진군 해안.  (자료사진)
한국 연평도에서 바라본 북한 옹진군 해안. (자료사진)

북한이 한국 해양수산부 소속 이모 씨를 사살하고 “정당한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 국방부 전 고위 당국자는 한국 정부가 단호히 대응하지 않으면 “끔찍한 소행”이 반복될 것이라고 했고, 유족에 대한 북한의 직접적인 사과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군이 한국 공무원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미 언론과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 사건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 전 국방부 당국자들은 ‘시신 훼손’ 여부 등에 주목하며, 북한이 한국 민간인을 상대로 충격적인 만행을 저질렀다고 비판했습니다.

로렌스 코브 전 국방부 차관보는 북한의 소행을 “끔찍하고 끔찍하다(horrible, horrible thing)”고 묘사했습니다

[녹취: 로렌스 코브 전 국방부 차관보] “I think it shows exactly the morality of the people in North Korea, that they will do this and, just dismember the body...No humanity at all. It just is a horrible horrible thing to do.”

코브 전 차관보는 28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의 도덕성을 정확히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시신마저 훼손했다면 너무나 끔찍한 행동”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전임자들보다 북한과의 관여에 적극적이지만, 북한이 참혹한(horrendous) 행동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유족들에게 사죄하지 않는 한 북한과의 대화나 협조 노력을 계속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로렌스 코브 전 국방부 차관보] “President of South Korea has been pretty forthcoming about dealing with North Korea compared to a lot of his predecessors, just make it clear that there’s just no way that we can talk or work areas that are beneficial...just make it clear that this is just a horrendous thing and unless they get some sort of apology to the family or acknowledgement that they're just not going to work in a lot of other areas.”

코브 전 차관보는 “정부는 자국민을 보호하고 자국민의 안녕을 보장할 책임이 있다”며 “그것이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즉각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가까운 미래에 북한이 같은 일을 저지르는 것을 미리 막을 수 없게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녹취: 로렌스 코브 전 국방부 차관보] “I think their responsibility is to protect their citizens I mean that's why we have a government to protect our citizens and assure for their well being. And if they don't do anything now what's to prevent this from happening again in the near future?”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북한이 25일 보내온 통지문에 담긴 김 위원장의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문구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이번 사건을 심각하고 무겁게 여기고 있으며 남북관계가 파탄으로 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이 사건에 대해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22일 피살 사건 발생 엿새 만입니다.
 

북한 해역에서 사살된 한국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이날 VOA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사랑하는 이를 잃은 유족과 해양수산부 동료들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My first thought is condolences to the family who lost their loved one, and to his colleagues at the Ministry of Oceans and Fisheries.”

브룩스 전 사령관은 “김정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가 보여줬듯이, 이 비극적인 사건은 남북한 모두에 분명히 난처한 일“이라면서 양측이 향후 대화의 문을 여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고, 그런 희망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This tragic incident is evidently embarrassing to both countries (ROK, DPRK) as demonstrated by the apologies issued by Chairman Kim Jong Un and President Moon Jae In. Together they set a tone that may help to open the door to further dialogue. I hold out hope that this may occur.”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김 위원장의 사과에 의미를 부여하며 남북대화 재개 필요성을 강조한 것과 관련해, 북한 소행의 심각성을 축소한 채 남북관계를 관리하는 데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랠프 코사 태평양포럼 명예회장은 “문재인 행정부가 남북한 대화 재개를 위한 희망이 궤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사건을 경시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랠프 코사 태평양포럼 명예회장] “Seems like the Moon administration is trying to downplay the event so as not to derail any hopes for a resumed N-S dialogue.”

이어 “김정은의 소위 ‘사과’는 대화 재개의 서곡이나 신호일 수도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한국) 보수층의 비난을 약화시키기 위한 시도일 수도 있다는 점이 가장 흥미로운 측면”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랠프 코사 태평양포럼 명예회장] “Most interesting aspect is KJU reported “apology” which could be an overture and signal that talks may indeed resume but also could just be an attempt to dampen conservative criticism of Moon. Only time will tell. US response has been muted since Trump administration would rather not remind anyone of North Korea right now.”

코사 명예회장은 또한 “미국 정부가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당장은 북한 문제를 상기시키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입니다.